그저 평범하게 살고 싶었다.
그리고 그 바람은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2010년 3월 2일, 초등학교에 처음 들어가던 날, 나는 처음으로, 타인의 미래를 보았다.
내 눈 앞에서 생생하게, 현실보다도 더 현실같게. 내게 깃든 저주는, 이날 처음 시작되었다.
내가 처음 본 미래는, 내 첫 짝의 미래였다.
학교라는 곳에 처음 와서, 마냥 들떠있던 그 날.
갑자기 머리가 아파왔던 것 같다.
머리가 깨질듯이 아팠다. 그때, 갑자기 내 눈앞에 어느 장면이 재생되었다.
내 첫 짝이었던 그 아이가, 침대 위에 하얀 옷을 입고 잠이 들어서, 위에 얇은 이불 같은걸 덮고서는 어디론가 옮겨지는 모습.
이 장면이 멈추고는 다시 현실로 돌아왔을 때 내 눈앞에 나타난 것은, 내 옆에서 나를 어리둥절한 눈으로 쳐다보는 내 짝의 얼굴이었다.
"왜 울어?"
"아니야아..잠깐 머리가 아파서어.."
왜 내가 본 하얀 옷을 입은 아이랑, 내 눈앞에 있는 아이가 똑같이 생겼는지 따위는 중요하지 않았었다.
단지, 머리가 아프지 않기를 바랬을 뿐.
바로 다음 주 월요일이었다. 학교에 갔더니, 내 옆자리는 비어있었다.
하루, 이틀, 일주일. 무언가 이상해서, 나는 선생님께 물었다.
"연진이는 왜 안와여?"
"연진이는, 죽었..... 아. 내가 애한테 무슨 말을"
선생님이 자신의 볼을 두번 세게 치길래, 나는 어리둥절 했었다.
이때의 담임선생님은, 매우 어려보였던 걸로 기억한다.
아마 처음 선생이 된 해였겠지.
그날, 집으로 가서 엄마한테 물었었다.
"엄마, 죽는게 뭐야?"
"음...아들. 그런건 어디서 들었니?"
"우움...내 짝이 일주일동안 안와서 선생님한테 물어봤는데, 죽었다고 그랬어!"
"그 친구는, 아주아주 깊은 잠에 빠진거란다. 앞으로는 볼 수 없을거야."
"뭐어? 다시는 못보는거야?"
"그래..."
이것이, 내 첫 이별이었다.
그리고 수 년이 지났다.
중학교 3학년이 된 지금, 나는 그날 머리가 아프며 보였던 것이 미래를 보는 것임을 알게 되었다.
오늘 나는, 또 한명의 미래를 보았다.
친구의 죽음의 이유를 알고 있음에도,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믿지도 않을거고, 한 번 살리려 해본 결과 다음 날 죽어버렸다.
나는, 오늘도 이렇게 또 한명의 친구를 잃겠지.
"망할 능력 같으니라고.......제발, 나한테서 사라졌으면."
나는, 이 미래를 보는 능력을, 평생토록 저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