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후

10년 후

딱-!
둔탁한 소리와 함께 한 쪽의 목검이 튀어 올랐다. 빠르게 회전하며 솟아오른 목검은 완만한 포물선을 그리며 뒤로 날아가 모래사장에 박혔다.

“휴, 건무 너만은 못 이기겠구나.”

“하하, 잘 하는 것이 검술밖에 없는 무식쟁이와 태자 형님을 어찌 견주겠습니까.”

건무가 목검을 허리춤에 꽂으며 말했다. 태자 고대원은 그 말을 듣고 미소를 지었고 떨어진 목검을 주어온 시동에게서 목검을 받아들었다. 그때 뒤에서 낯익은 웃음소리가 귀를 간질였다.

“헤헤헤, 드디어 자기가 무식하다고 인정하시네요, 건무 오라버니.”

건무가 깜짝 놀라 뒤를 바라보자 갑자기 나타난 평강이 나무그늘 아래 서 있었다. 평강이 건무를 실눈으로 바라보며 한쪽 입 꼬리를 기왓장 곡선마냥 올리고 있었다.

“야! 그건 그거고, 난 하나도 안 무식하거든? 아니, 그보다 너 여기 언제 왔어?”

꼿꼿한 빛을 직선으로 내다꽂는 태양 아래서, 건무와 태자 고대원은 둘 다 열기를 이기지 못하고 윗옷을 벗고 있었다. 그것을 알아차린 건무가 허리에 묶어놓았던 옷으로 서둘러 상체를 대충 가렸다.

“그럼 좀 전에 태자 오라버니께 하신 말씀은 거짓이군요? 일국의 왕자가 거짓말을 하면 아니 되죠. 게다가 오라버니 볼 것도 없으면서 뭘 가려요?”

평강은 광대가 부리는 잔나비(원숭이)마냥 깐죽대며 말했다.

“핫하하, 네 말이 맞구나. 건무는 정말 볼 것이 없지. 비록 내가 검술에서 건무에게 졌지만 볼 것은 건무보다 많지 않느냐?”

대원은 호탕하게 웃으며 시종이 주워온 자신의 목검을 받아 멋진 자세를 취해 보였다.

“우와, 역시 대원 오라버니가 건무 오라버니보다 백배, 천배는 멋있으셔요!”

“야, 어디서 태자형님 존함을 함부로 불러?”

건무는 평강이 대원에게 눈길을 돌린 사이 얼른 윗옷을 다 입고 말했다.

“하하하, 건무야, 난 괜찮다. 그나저나 여긴 어인 일 이느냐?”

대원이 윗옷을 입으며 평강에게 물었다. 평강은 당황하여 굳더니 잠깐 눈을 감고 심호흡을 하였다. 그리고 눈을 뜬 평강은 얼굴에 웃음기를 걷고 걸어오기 시작했다. 항상 입던 치마 대신 바지를 입고, 펄럭거리는 긴 소매 위에 토시를 씌워 고정하고, 늘 찰랑거리던 긴 머리카락을 하나로 묶어 늘어뜨린 평강의 걸음은 유난히 힘이 들어가 있었다. 평강은 허리춤에 두른 띠에서 보이지 않도록 등 쪽에 꽂아 둔 목검을 꺼냈다.

“건무 오라버니, 저와 대련해 주십시오.”

먹잇감을 노리기 직전의 늑대처럼 결연한 모습인 평강을 본 그의 두 오빠는 입을 약간 벌리고 멍하니 평강을 바라보았다.

“너, 검을 잡는 방법은 알아?”

멍 때리기의 그물에서 더 빨리 벗어난 건무가 머리를 긁적이며 말하자 평강은 기분이 나쁜지 인상을 쓰더니 재빨리 검을 다잡아 건무의 배를 찔렀다.

“!”

건무가 재빨리 뒤로 물러났다. 무색하게 허공을 찌른 목검의 끝에서 약한 바람이 일었다.

“호오, 할 수 있다고?”

건무가 허리춤에 꽂았던 목검을 뽑아 자세를 잡고 평강을 겨누었다. 평강은 마른침을 삼켰다.

“오라버니, 잘 부탁드립니다.”

평강이 말을 마치는 순간 건무가 평강을 향해 목검을 휘둘렀다. 당황한 평강이 목검으로 건무의 목검을 막자 ‘탁’ 하는 둔탁한 소리와 함께 엄청난 충격이 평강의 손으로 전해졌다.

“큭!”

“너와 나는 힘 차이가 압도적으로 나기 때문에,”

건무가 곧바로 평강의 뒤로 이동했다.

“서로 검을 맞대면 안 돼.”

평강은 어깨를 때리려는 건무의 목검을 피해 반 바퀴를 돌고 목검을 다시 잡아 건무의 목을 향해 있는 힘껏 찔렀다.

“그리고,”

건무는 목을 약간 기울이는 것으로 바로 검을 피했다.

“대련은 검만 쓰는 것이 아니야.”

이 말과 동시에 건무가 평강의 발뒤꿈치를 밀자 평강이 미끄러져 엉덩방아를 찧었다. 그 틈을 노리고 건무의 목검이 날아들었지만 평강은 재빨리 땅을 굴러 일어섰다.

“오, 꽤 하네?”

“이야아앗!”

평강이 목검을 잡고 다시 달려들자 건무가 이번에는 목검으로 맞부딪혀 응수했다. 평강의 손-손목-팔꿈치에 엄청난 충격이 느껴지며 팔이 건무가 친 방향으로 힘없이 튕겨졌다.

“달려드는 동작이 너무 커.”

건무가 다시 평강의 뒤로 이동하며 말했다. 평강은 저리는 팔로 떨어질 뻔한 목검을 붙잡고 뒤로 돌아 다시 건무를 노리려는데, 건무가 더 빨랐다. 건무의 목검 끝은 어느 새 평강의 목을 향하고 있었다.

“내가 이겼지?”

건무가 실실 웃으며 아까 평강의 깐죽대던 웃음을 흉내 냈다. 평강의 입을 비죽 내밀었다.

“칫, 소랑이네 집에서 열심히 연습했는데.”

평강은 목검을 다시 허리춤에 꽂았다.

“소랑? 국상 어른 둘째 아드님?”

훈훈한 미소를 지으며 둘의 대련을 구경하던 대원이 깜짝 놀라 말하였고 동시에 건무의 미간에 살짝 주름이 졌다.

“예. 언니랑 오라버니랑 전부 혼례로 분가하시고, 궁에 계시는 태자 오라버니께선 바쁘시니 소랑이랑 놀죠, 뭐. 소랑이네 집에서 검술 연습도 같이 하고, 왕래하면서 바깥 구경도 할 겸…….”

평강이 진 것에 대한 허탈감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사실은 바깥 구경이 주 목적이고 소랑이랑 노는 것이 부수적이지만, 이것으로는 제대로 궁 밖을 볼 수도 없고…….’

평강은 나름 합법적으로 찾은 바깥 외출이 전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소랑의 집에 갈 때마다 소란스럽게 행차를 하는데, 흔들리는 가마에서 거리를 보면 잘 보이지 않기도 하고, 백성은 전부 머리를 조아리고 있어서 보고 싶은 것을 제대로 볼 수도 없었다. 그래서 혼자 나가게 해 달라고 평원왕을 졸랐더니 평원왕은 검술 실력이 건무를 이길 만큼 좋아져서 스스로 지킬 수 있을 만큼 강해지면 나가게 해 주겠다고 했다. 그래서 신나게 소랑과 연습을 했는데,

‘오늘 겨루어 보니 알겠다. 그냥 나가지 말라는 말씀이셨구나.’

평강은 또 한숨을 쉬었다.

“너 혹시 그 소랑이라는 아이와 친하느냐?”

대원이 갑자기 심각한 표정으로 물었다.

“예. 예전에 궁에서 만난 후로 친해졌습니다.”

평강은 의아해하며 대원과 건무가 서로를 바라보다 한숨 쉬는 것을 바라보았다.

“왜 그러셔요? 뭔가 잘못…….”

“이야, 너 나보다 잘 싸우는 구나.”

평강의 뒤에서 누군가 갑자기 불쑥 튀어나왔다.

“으악! 대, 대양 오라버니! 언제 오셨어요?”

“언제 왔냐고? 난 처음부터 있었는데.”

고대양이 부스스한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한참 전에는 땀이 났겠지만 지금은 전부 뽀송뽀송하게 마른 얼굴, 반쯤 감은 약간 처진 눈, 허리를 구부정하게 세운 대양은 하품을 하며 말했다.

“난 건무랑 대련하고 일찌감치 져서 저기 그늘에 누워있었지.”

“그래요? 하하…….”

평강은 누군가 억새로 코를 간질이는 느낌을 받으며 말끝을 얼버무렸다. 갑자기 발이 간지럽기 시작했다. 억지로 웃고 있지만 누가 보아도 어색한 느낌으로 평강은 대양의 반쯤 가린 눈동자와 마주보았다.

“자, 그럼 이제 넌 가 보거라. 너도 할 일이 있을 것 아니냐. 우리도 훈련을 계속해야겠구나.”

분위기가 어색함으로 찐득거리는 것을 눈치 챈 대원이 말하자 평강이 재빨리 말했다.

“예! 전 그럼 가 보겠습니다. 오라버니들 대련 열심히 하셔요!”

평강은 다리를 재게 놀려 잽싸게 훈련장 밖으로 나왔다.

“으휴…….”

평강의 입에서 저절로 안도의 한숨이 나왔다. 평강은 대양을 볼 때마다 매양 움츠러들곤 했다.

‘아, 나 왜 이러지?’

이런 생각을 하며 멀뚱거니 서 있는 평강에게 옥주가 달려들었다.

“아이고, 공주님, 이게 무슨 일입니까. 넘어지셨어요? 어디 다친 곳은 없어요?”

갑자기 달려와 우는 소리를 하는 옥주를 보고 깜짝 놀란 평강은 아까 자신이 옥주에게 훈련장에 같이 들어가지 말고 기다리라고 했던 것을 기억했다.

“아니야, 옥주. 괜찮아. 오라버니랑 대련하다가 땅에서 굴렀을 뿐이니까 호들갑 떨지 마.”

평강이 말했지만 옥주는 흙투성이인 평강의 옷을 터느라 정신이 없었다.

“공주님, 더러워지실 것 뻔한데 왜 자꾸 검술 연습을 하세요? 저번에도 소랑 도련님께 검술 배운다고 흙투성이가 되셨는데! 그러다 진짜 다치면 어쩌시려고요?”

“옥주, 괜찮다니까. 아무튼, 소랑이네에 다시 가야겠어. 훈련을 더 해야지. 이래선 건무 오라버니를 이길 수가 없겠어!”

“예? 건무 왕자님을 이긴다고요? 그건 불가능할 텐데요.”

옥주가 평강의 옷을 털다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쳐다보았다. 그러자 평강이 옥주에게 잡혀있는 팔을 빼내며 말했다.

“어찌 되었든, 난 갈 거야. 아버님께 간다고 말씀 드려야 하는데 어디 계셔?”

“폐하께선 지금 평안 장안성 궁궐 짓는 공사현장에 가셨습니다. 저녁 즈음 돌아오실 겁니다.”

소랑과 무엇을 더 연습해야 할지 생각하던 평강이 놀라 옥주에게 물었다.

“저녁에 돌아오신다고?”

“예. 그 전에 공주님 좀 씻으셔야겠어요. 폐하께옵서 보시면 놀라실 거예요.”

허나 이미 생각에 잠겨버린 평강에게 뒷말을 하나도 들리지 않았다.

“옥주.”

“예?”

평강은 옥주를 뚫어져라 바라보다 입을 열었다.

“내가 편지를 써 줄 터이니 소랑에게 가서 답장을 받아 오게.”

“아……예.”

옥주는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말하는 평강을 멀뚱거니 바라보며 말했다.





“도련님, 공주께옵서 서한을 보내셨사옵니다.”

“공주께서?”

소랑은 약간 떨리는 손으로 옥주에게서 편지를 받아들고는 괜시리 마른침을 삼켰다. 편지를 펴지도 않고 새하얀 겉면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살짝 웃으며 얼굴이 빨개지기도 하고, 헛기침을 하고, 옥주를 힐끔 보고, 크게 숨을 들이쉬었다. 그리고 편지를 폈다.

?소랑, 서신을 보는 즉시 답장을 쓰십시오. 답장은 서신을 들고 온 시녀에게 주십시오. 최대한 늦장을 부려 시녀가 저에게 도착할 시간을 최대한 늦추어 주십시오. 그렇다고 시녀를 밖에 서 있게 하지 마시고, 행랑채에 들이어 냉수라도 건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잔득 기대를 품고 서한을 펼쳤던 소랑의 표정이 약간 일그러졌다. 그는 편지를 원래 모양대로 천천히 접은 뒤 기일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눈을 감았다.

“저, 도련님, 공주께서 답장을 받아오라 하시었사옵니다.”

소랑은 눈을 뜨고 옥주를 아니꼽게 바라보다 입을 열었다.

“알았다. 곧 써주마.”

소랑이 하인을 불러 종이를 가져오고 이 시녀를 행랑채에 대려다 주라 명했다. 곧이어 천천히 먹을 갈기 시작했다.






장터는 매우 시끌벅적했다.

‘으아, 정신없어.’

평강은 닭 수백 마리가 날뛰는 곳 한가운데에 서 있는 느낌을 받았다. 평생 느껴보지 못한 시끄러움과 어수선함에 평강은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이러다 길 잃으면 어쩌지?’

평강은 정신을 차리려고 자신의 뺨을 찰싹 때렸다. 꽤 큰 소리가 났다고 생각했지만 금방 장터의 소음에 묻혀 버렸고, 주변의 한 두 사람만 힐끗 쳐다볼 정도였다.

‘진짜 길 잃을 것 같은데 그냥 갈까? 아니야, 기왕에 옥주를 따돌리고 여기까지 왔으니 들어가 봐야지!’

평강은 마른침을 삼치고 심호흡을 깊게 했다. 그리고 앞을 똑바로 바라보고, 잔뜩 힘준 발을 한 발짝 내딛었다. 그 때 무언가 평강의 어깨를 강하게 치고 지나갔다.

“아얏!”

“썅, 제기랄, 이 머저리야! 빨랑빨랑 댕겨! 굼벵이를 쳐 묵었어?”

나무를 지고 가던 중년의 남자가 지게에서 쏟아진 나무를 주워 올리며 말했다. 평강은 처음에 귀를 의심했다. 자신이 욕설을 들은 것이 믿기지 않았다.

‘머저리? 머저리라고? 이 내가?’

평강은 충격에 휩싸여 머리가 띵했다. 그렇게 얼어붙은 듯 서 있는 사이 평강의 마음속에 점점 불이 올랐다.

“무어라? 머저리라고? 감히 누구에게!”

평강의 목에서 고함이 터져 나왔다. 그 우렁찬 목소리는 평강과 부딪힌 중년 남자, 주변의 행인, 장사치의 사이를 지나 하늘의 허공까지 울려 퍼졌다. 장내가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참내, 지가 먼저 가만히 서 있어놓고 ‘감히’라고? 이 머저리 같은 지집아(계집아이)야, 머저리보고 머저리라 하면 안돼간디?”

얕잡아보는 중년 남자의 말투, 깔보는 눈빛, 주변의 자신에게 집중된 수많은 눈동자 모두가 평강 마음의 불에 부채질을 했다. 그 불은 점점 커져서 평강의 마음속에서 활활 타올랐다.

“한번만 더 머저리라 해 보아라. 그럼 정말 죽을 줄 알아라!”

평강이 중년 남자의 멱살을 잡고 이글이글 타오르는 눈으로 남자를 노려보았다. 다시 한 번 장터에 평강의 목소리가 퍼져나갔다. 허나 중년의 남자는 전혀 두려워하는 기색이 없었다.

“헹, 뭐 공주래두 된 것터럼 말허네. 이 머저리야, 쥑인다 허면 못 헐 줄 알디?”

중년 남자가 손에 들고 있던 나무토막으로 평강의 얼굴을 때렸다. 평강은 피했지만 나무토막의 끝이 평강의 뺨을 찢고 지나갔고, 평강의 뺨에서 피가 비죽 흘러나왔다. 평강의 머릿속이 새하얘졌다. 피가 흐르는 감촉이 전해지면서 그 하얀 공간에도 불이 타오르기 시작했다.

“네 이놈!”

평강이 주먹을 날렸고 주먹은 중년 남자의 뺨을 정통으로 때렸다. 남자가 뒤쪽으로 나가떨어졌다.

“무신 일이오?”

“싸우나벼.”

“누가 좀 말리게!”

둘에게서 두세 발짝 떨어진 곳의 구경꾼이 서로 속닥거렸으나 평강과 중년 남자에게 전혀 들리지 않았다.

“아나, 씨!”

중년 남자가 들고 있던 지게를 내려좋고 거기서 가장 긴 나무막대기를 빼냈다.

“너 오늘 뒤졌어.”

중년 남자가 평강에게 막대기를 휘둘렀다. 그 때, 구경꾼 사이에서 누군가 튀어나왔다.
딱-!
기다란 머리카락으로 얼굴을 전부 가린 그 누군가는 중년 남자가 휘두른 막대기에 머리에 제대로 맞고도 아무 소리도 내지 않고 가만히 서 있었다. 바람이 사람들 사이를 사알짝 훑고 지나가자 그 자는 갑자기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에헤애~ 애해야 디야~ 작년에 와~았던 각설이가, 뒤지지도 않고 또 와 뿌렸네에~”

그렇게 구성진 노래 한 가락을 길게 뽑고는 덩실덩실 춤까지 추며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밥한 덩이만 주쇼~ 고달픈 이내 몸이 어~찌 배고프지 아니허리이~”

기다란 팔다리를 이리저리 흐느적거리며 추는 춤에 마찬가지로 긴 머리카락도 함께 덩실덩실 춤을 추었다. 이내 구경꾼 사이에서 웃음이 퍼지기 시작했다.

“하하하, 진짜 저 녀석 사람 웃기는 대는 재주가 있어.”

“아하하하, 어찌 이런 기막힌 순간에 나타나나, 하하하”

평강의 고함소리가 울렸던 장터는 순식간에 웃음소리로 가득 찼다.

“풋, 푸하하!”

“아하하하하!”

결국 웃음소리에 휩싸인 두 사람도 웃을 수밖에 없었다.

“이야, 둏은 구경 혔네. 여보슈, 머저리라 하여 미안허이. 온달, 고맙다. 디금 밥이 읎어서 요 나무토막이래두 가져가라. 노래 값이다.”

순간 평강의 머릿속에 빛이 반짝였다.

‘온달? 혹시 바보 온달?’

온달은 아무 말 없이 나무토막을 받아 들고 중년 남자에게 연거푸 허리를 숙이더니 인파 속으로 사라졌다.

‘진짜? 바보 온달인가?’

중년 남자도 지게를 지고 사라지고, 모여 있던 구경꾼도 전부 흩어졌다. 다시 어수선한 장터 한가운데에 평강만 홀로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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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6-01-29 22:22 | 조회 : 1,102 목록
작가의 말
nic44603312

나무위키에서만 정보를 찾고 글을 쓰기 시작했는데 나중에 네이버에서 검색했을 때 나오는 정보가 있었습니다. 제가 상상으로 만든 것 중에 툴린 것이 있습니다. 건무랑 평강이랑 친남매가 아니랍니다. 평원왕이 즉위했을 즈음에 고대원(다음 영양왕)이 태어났답니다. 다음에 오타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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