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화



그렇게 한창동안 셋이서 얘기를 하는데 제하는 별하의 칵테일에 얼음만 남아있다는 것을 알아채곤 경악을 한다. 왜냐하면 셋이서 얘기할 때 별하의 얼굴과 목소리에서 전혀 변화를 찾아 볼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별하가 주량이 세다는 것은 진짜였나보다. 제하는 점점 그녀가 맘에 들어 그녀를 붙잡고 싶어진다. 어떻게 방법이 없나 생각하던 제하는 좋은 방법이 떠올랐는지 표정이 밝아지더니 별하의 손을 붙잡곤 크게 외쳤다.

“별하씨! 저희 바에 직원이 되지 않으실래요!! 제가 잘해줄게요!”

별하는 뜬금없이 제안하는 제하를 보곤 당황하여 되물었다.

“........네?”

“월급 500에 근무시간 별하씨가 정하셔도 돼요. 단 일주일에 5번 이상은 나와 주셔야 하고요. 아, 성희롱 같은거 당할까봐 못 하시는 거면 괜찮아요. 보다시피 게이바라서 여자 볼 시간에 남자 한 명 더 보는 손님이 대부분이라 걱정 안하셔도 됩니다. 물론 저희는 직원을 존중하고 있고요. 누가 당신보고 갑질이라도 하면 저희 쪽에서 바로 처리하는 터라 진상손님도 거의 없고요. 제발 직원이 되어주세요..”

랩하듯 말하는 제하를 멍하니 보고 있던 별하는 정신차리곤 제하에게 사무직에서 일하는 직원처럼 아주 똑바로 얘기했다.

“근무일은 평일에, 만약 주말에 나올 시 보너스 추가. 그리고 시간은 오후 6시부터 새벽 2시까지. 오늘은 목요일이니 근무는 내일부터. 이의없죠?”

“그럼요.”

별하와 제하는 서로를 보며 씨익 웃더니 하이파이브를 했다. 서로 눈빛이 타오르는 것 같았다. 그러자 이 광경을 지켜보던 현은 질투가 난것인지 대뜸 제하에게 말했다.

“이봐, 나도 직원이 되고싶다.”

현이 그렇게 말하자 제하는 의외인듯 현에게 말했다.

“갑자기 왜요? 제가 알기론 그쪽 꽤 유명한 그룹의 회장아ㄷ....”

“그!...그냥! 재미있어 보여서! 해보고 싶은거다! 흠!!”

현은 재빠르게 제하의 말을 잘랐다. 마치 뒷말을 감추려고 하듯이. 물론 별하는 다 알아들었지만 현이 싫어할 것 같으니 적당히 속아주었다.

“뭐? 그룹의 뭐?”

“아니! 아무것도 아니다! 그냥 내 조카가 그 그룹의 직원이 된것 뿐이다!”

“흠?..그래? 그거 잘됐네.”

별하가 못 알아들은 것을 알곤 안심하듯 한숨을 쉬고 제하에게 다시 본론을 꺼냈다.

“아무튼, 다시 본론으로 들어가자면 나도 고용해라.”

그렇게 말하는 현을 본 제하는 맘에 안들듯 현의 제안을 튕겼다.

“제가 왜요? 이미 별하씨가 들어와서 충분한데.굳이 그쪽을 고용할 필요가 없죠. 그리고 딱히 뭐 할 줄 아는게 없는 것같고..”

제하는 현의 모습을 위아래로 눈을 돌리며 봤고 현은 그런 시선에 얼굴이 빨개지더니 굴욕을 당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읏..그..그럼 청소라도 하겠다!..뭐..뭐든 시켜라!”

“호오~ 그쪽이 그 일을 할 수 있겠어요? 진짜? 한 번도 그런 일 안 해본것 같은데~? ”

“하..할 수 있다..!”

현이 포기하려 들지 않자 결국 제하는 백기를 드는 것처럼 포기하며 말했다.

“에효..네~네~ 알겠습니다~ 아 대신 월급은 400이예요. 청소만 할 줄 아시니깐. 불만 없는 걸로 알고 시간은 별하씨와 같은 시간으로 할게요. 그쪽도 일주일에 5일이상 나오시고요. 알겠죠?”

“그..그래. 그럼 나도 내일부터 나오면 되나?”

“네~그러시든가요~”

현은 제하의 말투가 짜증이 난듯 이마에 빠직마크가 생겨있다. 그렇게 투닥투닥거리는 두 남자를 보고 있던 별하는 곰곰히 생각하고는 제하에게 물어봤다.

“근데요. 제가 뭐 경력이라던가 자격증이라던가 말한 적이 있나요? 제가 뭔 능력이 있다는 듯이 확신하고 말을 하네요.”

“아...그냥 별하씨는 무슨 특별한 능력이 있을 것 같았어요. 저, 사람보는 눈이 좋거든요.”

제하는 자신의 오른쪽 검지로 눈밑을 툭툭 치며 말했다. 그러자 별하는 얕게 웃으며 말했다.

“진짜 좋은가 보네요. 저 경력은 5년에 조주기능사 자격증도 쉽게 땄거든요. 저도 의외로 알아봐주던 바텐더였어요.”

별하가 그렇게 대답해주자 제하는 매우 놀랐단 표정을 하더니 이내 이득봤다는 표정으로 바뀌었다. 듣고 있던 현도 놀라 그녀를 멍하니 쳐다봤다.

“아 그래요? 와 엄청 이득 봤네요.ㅎㅎ 근데 제가 그래도 바텐더다 보니 꽤 유명한 바텐더들의 이름을 알고 있는데요 제 기억 속엔 별하라는 이름의 바텐더는 없어요.”

“아 그거 제가 가명을 쓰고 있었거든요. 남에게 이름 밝혀지는게 싫어서. 저의 바텐더 가명은 바로 '신시아' 였어요.”

별하가 그렇게 답하자 제하는 물론이고 현, 바텐더에 대해 조금이라도 알고 있는 남자들은 경악을 했다.

왜냐하면 '신시아'는 세상에 있는 모든 바텐더들에게 우상이자 접할 수 조차 없는 그런 경지의 솜씨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어느날 갑자기 사라졌다는 말에 전세계가 놀랐고 어떻게든 찾아내려 했지만 결국 찾지 못 하여 모두가 아쉬워했다. 더구나 그녀가 바텐더로 일한 기간은 5년 밖에 안되 모두가 천재가 나타났다며 엄청 논란이 되기도 했던 시기도 있었다.

그런데 그 '신시아'가 바로 눈 앞에 있는 이 여자라는 말을 듣곤 누가 놀라지 않을 수 있겠는가.

모두가 언듯 가만히 별하만 보고있었지만 별하는 그럴수도 있지 하며 그들이 움직일 때까지 기다려줬다. 그리고 몇 초가 지났을 까 제하는 더듬거리며 그녀에게 물었다.

“벼..별하씨가..그..그 유명한 신시아라고요??”

“네.”

담백한 별하의 말에 제하는 할 말을 잃고는 다시 그녀의 손을 붙잡곤 고백하듯 말했다.

“싸!...싸인 해주세요!!”

다음 화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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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8-09-16 21:28 | 조회 : 2,263 목록
작가의 말
Lucia 루시아

내일은 등장인물 소개가 먼저 올라오고 그 다음화가 올라올 것입니다!(내일은 너무 바빠서 못 올릴 수도 있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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