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1화 _ 서로의 꿈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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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임소설이여도 레이첼과 소피아의 설정과 성격이 원작(게임)과 다를 수 있음을 사전에 미리 알려드리는 바입니다.
* 소설 속에서의 레이첼(이름)은 황실의 선택 이벤트에 나와있는 <황실의 품격> 세트, 여캐릭터의 이름이 없는 상태에서 제 맘대로 지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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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e. soyee소이

제 11화 _ 서로의 꿈 (3)


정원에서 즐거운 시간을 만끽하고 나서 둘은 헤어졌다. 각자의 방으로 돌아갔다. 서로에겐 잠시 휴식을 취할 필요가 있었다.


레이첼은 방으로 들어가 침대에 앉았다. 생각을 정리하기 위한 시간을 가지다가 작게 중얼거렸다.


"소피가 릴리스왕국으로 가고 싶다 그랬지?"


아…. 하며 생각을 정리하던 것을 멈추었다. 아까전에 곤란했었던 상황보다 소피를 신경쓰고 있었다.
이전부터 계속 신경쓰고 있었다지만, 지금은 그 이전보다 더 신경쓰이는 것이 틀림없었다.


그만큼 소피아의 존재는 마음 속 한 켠에 자리잡고 있었다. 아주 커다랗게, 부풀어진 풍선처럼.


갑작스럽게 나타나 어느샌가 싹을 피우고 있었다.
크기를 조절할 수도, 싹을 잘라낼 수도 없는 노릇이였다.


그렇다 보니, 우두커니 있었다. 다른 것은 신경쓰지 말고 자신만 신경쓰란 듯이.
어쩌면 페이스에 말려든 것은 소피아가 아니라, 자신이지 않았을까?


레이첼은 피식, 웃었다. 하지만 순순히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아마 이는 자존심이 문제이니라.
자존심은 허용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벽을 허물 때쯤에는 인정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소피아는 인정할까? 자신의 감정을. 그녀도 인정하지 않는다면, 인정할 때까지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먼저 진다는 것을 믿고 싶지 않기에. 솔직한 감정을 알아차렸다는 걸 알리고 싶지 않기에.


원래 이런 것은 먼저 알아차리고 받아들이는 쪽이 지는 거랬다.
그러니 뻔뻔하게 감출 것이다. 알아맞추라는 것처럼.


그 편이 더 재밌지 않을까? 소피아의 가면을 벗겼을 때 느꼈던 충격처럼.
간질거리는 감정이 우리를 새로이 맞이할 것이 분명했다.


"아…."


또 생각을 하고 말았다. 원래 이 말을 하고 나서 전화를 하려고 했었다.
릴리스왕국으로 가기 위해선 허락을 받아야 한다. 그러고보니, 지금 릴리스왕국의 총 책임자는 루이스 왕자였지.


가벼워보여도 좋은 성격이니까 얘기하자마자 오케이를 해 주지 않을까 싶다.
전화기에서 릴리스왕국 전화번호를 입력 후, 잠시 기다렸다. 신호음이 들렸다가 누군가 받는 소리가 들렸다.


"루이스니?"
"지금은 주인님께서 잠시 자리를 비우셨습니다."


당황했다. 루이스가 자리를 비우는 일이 없다고 할 수는 없었다. 그는 워낙에 자유분방한 사람이였으니.
하지만 이렇게 여집사가 있다는 소식은 전혀 듣지 못 했는지라 깜짝 놀랐다. 진작에 얘기를 해 주었다면 놀랄 일도 없었을 텐데….


"아, 루이스에게 릴리스왕국으로 놀러가기 위한 허가를 받고 싶어서 전화를 드렸는데요."
"허가를 받고 싶으시다고 하셨죠? 며칠 간 릴리스왕국에서 머무르실 겁니까?"
"2~3일이면 충분할 것 같아요."
"네. 그럼 그리 말씀드릴 테니,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여성의 목소리는 고양이처럼 날카로웠다. 여집사가 먼저 전화를 끊었다. 많이 바빠서 그런가 보다, 하고 신경쓰지 않고 넘어갔다. 그 편이 나을 듯 싶어서.


이제 소피아한테로 가서 릴리스마을에 갈 준비를 하면 된다. 침대에서 일어나 방에서 나왔다. 바로 소피아가 있는 방으로 걸어가 문을 열었다. 그녀는 갑작스럽게 문을 연 자신의 행동에 조금 당황한 것처럼 보였다.


그녀의 표정을 읽은 레이첼은 머쓱해졌는지 손으로 머리를 긁적이며 말을 건넸다.


"당황했어, 소피?"
"당연하지. 노크도 안 하고 문을 막 열면 어떡해? 내가 침대에 앉아있어서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소피아는 위험할 뻔 했잖아, 라고 말하려고 했다가 레이첼이 성큼성큼 자신에게 다가오는 바람에 할 말을 놓쳤다.
그녀의 표정은 당당하면서도 활기가 넘쳤다. 분명 좋은 일이 있음이 틀림없었다. 무슨 좋은 일이 있는지 궁금하여 물어보았다.


"기분이 좋아 보이네, 레이첼은."
"응, 지금 기분 좋아. 릴리스왕국으로 갈 준비를 하면 되거든."


그 말 한마디에 소피아는 눈을 깜박거렸다. 뭐, 정말? 이라는 말도 나오지 않을 만큼의 놀람이였다.
소피아는 말 대신 표정으로 자신의 감정을 나타내고 있었다. 그것이 귀여워 레이첼은 그녀의 앞에서 웃었다.


"릴리스마을에 어울리는 스타일을 하고 차에 타자. 릴리스마을은… 귀여운 스타일링을 하고 있지?"


그렇다. 릴리스마을은 귀여운 코디를 한다. 나라에 맞게, 귀여운 코디 속성에 맞게끔. 허나 자신에게는 어울리지 않다.
원래 소속된 왕국도 릴리스가 아닐 뿐더러 직업상 극장에 연극을 해야 되서 머무르고 있었던 것 뿐.


…물론 지금은 극장에 소속된 배우도 아니긴 하지만.
어울리지 않은 걸 꾸밀 바에야 안 하는 것이 나을 듯 싶었다.


"…난 됐어. 레이첼이나 꾸밀래?"
"아니, 소피도 같이 해! 난 같이 하고 싶은 거지, 혼자서 하고 싶은 게 아냐!"


레이첼의 손에 이끌려 같이 드레스룸에 들어가 입고 갈 옷을 고르기에 바빴다.
그 중에서 자신의 머릿카락색과 똑같은 분홍색 원피스를 꺼내서 잘 어울리는지 갖다대었다.


"아. 거울이 있는 데서 볼래?"
"…아니. 이런 옷은 부담스러워."


드레스룸에 같이 있는 거울쪽으로 가면 이 옷과 자신의 모습이 빤히 비춰질 게 뻔하니, 보지 않는 것이 나을 것이다.
레이첼은 시무룩한 표정을 띄우며 그 옷을 치우고 다른 것을 꺼내서 보여주었다.


"그럼, 이 옷은?"


다시 꺼낸 것은 보라색과 분홍색이 적절하게 섞인 원피스였다. 원피스 하단에는 부담스럽지 않을 정도의 레이스가 달려있었다.
이것은 괜찮은 것 같았다. 고개를 끄덕이곤 피팅룸에 들어가서 옷을 갈아입고 나왔다.


그녀의 표정이 해맑게 바뀌었다. 마치 아이에게 예쁜 옷을 입힌 엄마 같았다.


"와~ 예쁘다! 귀여우면서 우아함이 겸비되어 있는 느낌이야! 내가 잘 골랐네~ 이제 소피가 내 옷도 골라주지 않을래?"


같이 하고 싶다는 말의 의미가 옷을 고르는 것이지만, 서로의 옷을 골라주자는 의미도 내포되어 있을 줄이야….
이번에도 레이첼의 페이스에 말려든 것 같았다. 역시, 예전이나 지금이나 똑같구나.


"음… 어떤 옷을 입고 싶어?"
"어… 해바라기 같은 옷?"
"응!"


그녀의 말에 당황했다. 당황한 기색이 얼굴로 드러나 버렸다.
해바라기 같은 옷이면 노란색 옷을 말하는 건가?


하지만 그너에게 어울리지 않다고 느꼈다. 안 그래도 연금발에 초록색 눈동자로 이미 해바라기 같은 인상이다.
옷마저 노란색이면 별로일 것이 틀림없었다. 차라리 늘 해를 바라보는 꽃이 처음으로 햇빛을 피해 하얀 천을 두른다면 어떨까?


생각을 끝내자마자 바로 순수함과 깨끗함이 가미된 듯한 옷을 찾기에 급했다. 그녀에게 어울리는 옷을 반드시 찾아내겠다는 열정이 아까전의 자리잡고 있었던 마음을 꾹꾹 누른다.


드레스룸 아래와 윗쪽을 훑어보면서 자신이 찾고자 하는 것이 있나 세세하게 살폈다.
계속 보는 것을 멈추지 않고 끊임없이 하고 있을 때, 마음에 드는 것을 발견해서 꺼냈다.


이 원피스는 하얀색인데, 원피스 전체가 레이스가 주름지게 잡혀있다. 그냥 보기만 하면 심플하기만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건 심플을 넘어서 우아미도 있는 듯 했다. 레이첼이 입는다면 엄청 순수하고 청순함이 묻어나 있을 것이다.


"이거 괜찮아? 너랑 닮은 옷을 꺼내 봤거든."


레이첼은 그 원피스를 보고 나서 잠시 생각에 잠겼다. 이 원피스는 어릴 적에 자주 입었던 것이다.
몸과 마음이 점점 성장할 수록 백색과 거리가 멀어지는 색만 골라 입었다. 지금 입고 있는 옷의 색도 마찬가지였다. 우아함과 고귀함의 상징인 보라색이였다.


"……레이?"


아무런 말도 하지 않자 혹여나 마음에 들지 않아서 그런 건지 조마조마했다. 늘 누가 추천해 주는 옷만 입고 살아서 자신이 추천해 주는 것은 낯설기 때문에.


속으로 우왕좌왕했다가 마음에 들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받아들였다. 그녀처럼 옷을 여러 번 골라봤거나, 누구에게 옷을 추천해 준 일이 없었기에 잘 못 고르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거니까.


이리 생각하니 마음속에 있었던 시커먼 안개가 서서히 걷히는 느낌이였다. 꽉 막혀있는 곳이 풀어진 것만 같다. 이것은 스스로 인정해 버린 것 때문일까, 이리 생각하는 게 안도감이 들어서 그럴까.


자조적인 웃음을 띄우며 손을 레이첼의 얼굴이 있는 쪽으로 여러 번씩이나 흔들었다. 그제서야 정신을 번뜩 뜬 그녀.


"아…. 이 옷 마음에 들어! 소피도 나처럼 안목이 있구나? 대단한데! 얼른 갈아입고 와야지~."


레이첼은 그리 말하며, 소피아가 쥐고 있던 옷을 가로채고 얼른 피팅룸에 들어가 옷을 가라입고 나왔다.
그녀의 모습은 마치 꽃에 앉은 나비와도 같았다. 그만큼 한 폭의 그림 같았다.


"레이도 예뻐. 이제껏 봐 온 것과는 다른 느낌이야. 청순한 어른 같아."
"이제껏 봐 온 것과는 다르다고? 그럼, 이전에는 어떻게 느낀 거야?"


레이첼은 삐진 표정이 되었다. 자신도 이런 느낌을 충분히 낼 수 있는데, 그걸 지금까지 못 느끼고 있었다니….
그런 말 말고 좀 더 다정한 말을 입 밖으로 내뱉어주면 좋았을 텐데….
내심 소피아에게 기대하고, 기대하면서도 서운해하고 있었다.


그러나 소피아는 이에 당황해하지 않았다. 오히려 장난기가 가득하게 웃으면서도 예쁜 말을 해 주었다.


"다른 예쁨이 있었지. 하지만 이건 나보다 레이첼, 네가 더 잘 알고 있지 않을까?"


소피아는 레이첼의 정곡을 콕, 하고 찔렀다. 이에 아무 말도 입에 나오지 못 했다. 틀린 말이 아니라서. 맞는 말이라서.
그녀의 말이 맞다는 것을 증명해 주듯이 묵묵하게 서 있을 뿐이였다.


그래도 또 인정하고 싶지 않아서 일부러 부정했다. 인정했단 사실을 알리고 싶지도, 들키고 싶지도 않아서. 꼭꼭 숨길려고.


"흥, 아니거든? 1도 모르는데?"


말을 내뱉음과 동시에 자연스럽게 팔짱을 끼고 고개를 옆쪽으로 휙, 하고 돌리자,
소피아는 레이첼의 머리에 손을 올려 가만히 쓰다듬어주었다.


그러다가 레이첼은 아! 하고 큰 소리로 말하며 손을 입가에 갖다대었다.


"우리, 차에 타야 하는데… 지금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야! 늦겠어!"


곧바로 소피아의 손을 붙잡고 드레스룸에서 나오고 방에서도 나왔다. 나오자마자 뛰었다. 서둘러 로비를 벗어났다.


밖에는 차가 대기되어 있었다. 차 밖에는 여비서가 서 있다가 인기척에 고개를 들어 가만히 응시했다.


"왜 이제서야 오십니까? 약속 시간보다 늦으셨습니다만."
"…미안해, 옷 고른다고 늦었지 뭐야! 소피랑 얼른 탈 테니까 이번에만 좀 양해 부탁해! 응?"
"알겠습니다. 얼른 차에 타십시오."


이 둘은 빨리 차에 올라탔고, 그 모습을 확인한 여비서는 운전석에 앉아 차를 몰았다.
처음 보는 사람이였기에 소피아는 저 사람은 누구냐고 묻자, 레이첼은 우리 엄마의 비서라고 간단히 설명했다. 소피아는 이에 수긍하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소피, 차로 간다 해도 며칠 걸릴 거야."


며칠 걸린다면 그동안 잠을 청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 지그시 눈을 감고 잠들었다.
허나 꿈 속에서 불길한 꿈이 나왔다. 잊혀지지 않을 정도의 생생한 꿈이. 그래서 무서웠다. 당장이라도 일어날 것만 같았다.


오랫동안 유지하고 싶은 이 평화를 부술 것 같았다.


***


집사가 마님의 방으로 걸어갔다. 잠시 심호흡으로 숨을 고른 뒤, 똑똑, 하고 노크했다.


"마님, 차를 대기시켜 놓았습니다."
"그래, 알았어."


그녀는 그저 예약해 놓은 샵에 가는 것 뿐인데도 치장했다. 아마 무언가를 감추기 위해 그런 것은 아닐까 싶을 정도로 치장은 화려했다.


집사가 예약해 놓은 마사지샵에 들어가 예약 손님이라고 밝히자, 마사지사와 함께 자리를 이동했다.
누워서 마사지를 받는 도중에도 계속 느낄 수밖에 없었던, 그래서 잠도 제대로 잘 수 없었던 불안함은 지울 수가 없었다.
이 감정은 서서히 커져서 그런지 걷잡을 수 없어져 자꾸 커져만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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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 잃어버린 품격은 황실에서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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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9-08-16 13:50 | 조회 : 91 목록
작가의 말
soyee소이

아이러브니키 게임 팬픽입니다. 연재는 8월달만 주 1회 연재입니다. 8월 22일, 목요일에 다음편이 올라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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