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logue _ 익숙한 괴도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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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임소설이여도 레이첼과 소피아의 설정과 성격이 원작(게임)과 다를 수 있음을 사전에 미리 알려드리는 바입니다.
* 소설 속에서의 레이첼(이름)은 황실의 선택 이벤트에 나와있는 <황실의 품격> 세트, 여캐릭터의 이름이 없는 상태에서 제 맘대로 지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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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e. soyee소이

Prologue _ 익숙한 괴도 (2)


레이첼은 가방 손잡이를 잡고 유유히 옥상을 빠져나갔다. 바람이 계속 불어오는 그 곳에는 고요히 잠든 소피아와 계속 모터소리가 들려오는 헬리콥터만 있었다.


집사인 아돌프는 지금이 위기임을 느끼며 긴급하게 마님께 연락을 시도했다.
이윽고 연결음이 들리고 여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잘 해결된 모양이로군요. 어서 저택으로 오시지요. 새벽에 기다리려고 하니 잠이 와서 힘들군요."
"……아뇨, 마님. 오히려 그 반대라 연락드린 겁니다."
"반대라니요? 그게 무슨 말이죠, 아돌프?"


마님의 목소리에는 당황스러움과 분노가 섞여있었다.


"마님께서 알려드린 정보 외에 다른 정보가 있어서 빠져나오다가 공주님이 그만 당하고 말았습니다."
"허…… 소피아가 당했다니……."


통화 너머로 깊은 한숨소리와 손으로 이마를 짚는 소리가 아돌프에게까지 들렸다.
이를 어떻게 넘어가야 할지를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단 생각에 그는 그녀에게서 다음 말이 나오기를 숨죽이고 기다렸다.


"소피아는 냅두고 후퇴하세요."
"네?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요?"


그는 당황해서 목소리 톤을 높였다. 이에 마님은 손가락으로 미간을 짚었다.


"목소리를 낮추시죠. 머리가 아프네요. 제 말을 똑바로 못 들으셨나요?"
"아뇨, 제대로 듣긴 했습니다만…… 어떻게 공주님을 놔두고 오시라는 겁니까."
"제가 그 정도 해결책도 못 만들 거라 생각하는 건가요, 아돌프? 저는 당신에게 명령을 내리는 고용인인데…… 신뢰도가 없나 보군요."


집사는 그녀의 말이 무슨 의미가 담겨있는지를 알고 있었다.
이 말은 즉, 그녀가 그에게 신뢰가 없거나, 떨어지고 있음을 말하고 있는 거였다.


항상 자기 자신이 우위에 있음을 알고, 휘두르고 있는 것이였다.
그리고 이 말은 곧 명령에 따르고 자신을 복종하라는 의미도 내포되어 있기에 이에 대한 대답도 정해져 있었다.


"아닙니다. 마님 명령을 듣고 후퇴하겠습니다."
"좋아요. 한시라도 빨리 오세요."


그녀가 먼저 통화를 끊었다. 아돌프는 아래로 내려진 로프를 회수하고, 조종사에게 저택으로 가라고 지시를 내렸다. 헬리곱터의 문이 굳게 닫혔다.


''''''''후…… 이 다음은 어떻게 되는 거지. 마님의 계획에 흠은 없었는데.''''''''


새하얀 장갑으로 이마에서 흘러내리는 땀을 닦았다.
헬리콥터의 모터 소리가 황실에서 멀어지고 있었다.


그 시각, 소피아는 아직도 단꿈에 빠져들었다.
꿈 속에서 그녀는 화려한 무대에서 연극을 진행 중이였다.


스프트라이트가 모두 그녀에게 비춰지고 관객들도 박수를 쳤다.
어떤 관객은 브라보를 외치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소피아의 연극은 대성공이였다.


이 정도까지 성공한 배우는 기뻐야 하는 게 정상이지만, 그녀는 전혀 기쁠 수 없었다.
그저 표정으로만 기쁜 척을 나타내야만 했다.


눈과 입은 웃고 있는 채로 저멀리 보이는 관객석에 가볍게 손을 흔들었다.
무대의 막이 내려지고 연극이 완전히 끝났음을 알릴 때, 갑자기 정전이 되었다.


어떤 이는 갑작스런 정전에 술렁이고, 또 어떤 이는 이것도 이벤트에 하나이지 않겠냐며 대수롭지 않은 반응을 내비쳤다.
하지만 이벤트 따위는 애시당초 준비되어 있지 않았었고, 이는 소피아가 괴도로서 해야 할 업무를 이행하기 위한 수단일 뿐이다.


이를 진작에 알고 있었기 때문에 마음 편히 기뻐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복장을 갈아입고 괴도 가면을 쓰고 디자인실에 몰래 침입했다.
무대 의상 중 가장 공들인 의상 하나를 들고 극장의 비상탈출구를 통해 빠져나왔다.


집사의 차가 소피아를 마중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었다.


"일은 다 마무리 되셨습니까."
"네, 들고 왔어요. 차에 올라탈게요."
"네. 그럼 차에 타시면 출발하도록 지시를 내리죠."


소피아가 의상을 차 트렁크에 집어넣고 문을 열어 차 내부로 들어갔다.
집사도 같이 타면서 운전 기사에게 출발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그리고 빨간색 버튼을 누르자마자 극장에 다시 불이 들어오고 있었다.
사람들은 어떻게 이런 일이 발생할 수 있냐는 반응과 이벤트치고는 시시하지 않았냐는 반응 사이에서 갈리는 가운데,
디자인실에서는 디자이너의 비명이 들려왔다.


대성공한 연극과 달리 이쪽은 소중한 것을 잃고 말았다.
그토록 믿고 있었던 배우에게서 배신을 당했다.


꿈을 꾸고 있었지만, 악몽과도 같아서 신음을 내뱉었다.
그러다가도 괜찮아진 것인지 새근새근 잘도 잤다.


날이 밝았다. 하지만 소피아가 있는 곳에는 햇빛이 들어오지 않았다. 창문이 없어서 빛이 들어오지 않는 곳이였기 때문에.


"여긴…… 어디지?"


자신은 분명히 옥상에서 가스를 마시고 잠들었는데…… 현재, 자신이 있는 곳은 전혀 다른 곳인데?
자신에게 놓인 상황을 인지하고 못 하고 있을 때, 레이첼이 소피아가 있는 곳으로 들어왔다.


"안녕? 잠은 잘 잤어?"


여유로운 모습이였다. 그 모습에 어이가 없으면서도 당황함을 느꼈다.


"난 옥상에 있었는데… 왜 이런 곳에 있는 거지?"
"워워~ 너무 날서게 말하지 마. 네 동료인 사람이 널 버리고 가서 인질로 데려온 거니까 말야."


레이첼의 대답에 적잖아 충격을 받은 소피아는 그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아돌프가 버리고 갔다고? 내가 그 당시에 당황하지만 않았어도…… 헬리콥터를 타고 출발했을 텐데. 홀로 떠나게 두지 않았을 텐데.


"날 인질로 쓴다고?"
"잘 모르나 본데 괴도씨에 대해서 입소문이 많아. 사람들이 너 하나 때문에 벌벌 떨 정도라고.
그쪽으로 인한 피해 보상은 받아야 하지 않겠어?"


피해 보상이라 하면, 뭘 말하는 거지?
목숨? 돈? 명예? 정확히 어떤 걸 원하는 건지 몰라서 그녀를 지그시 응시했다.


"뻔한 걸 요구하지 않아. 대단한 괴도씨가 잡힌 거니까…… 정체 정도면 충분하지 않을까?"


정체라니! 소피아에게는 치명적이였다.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배우가 사실은 괴도였다는 것이 밝혀지면 가문이든, 자신이든 큰일이였다.


"그것만은 안 돼!"
"언성이 높아질 정도면 더 궁금해지잖아."


그녀가 말하면서 소피아가 있는 방향으로 서서히 다가갔다.
입가에는 미소를 띄우며 얼굴에 씌워진 가면을 벗겼다.


"……!"


레이첼은 놀랄 수밖에 없었다. 너무 놀란 나머지 그 어떤 감탄사를 내뱉지 못 하고 손으로 입가를 가렸다.


"너……, 내가 아는 소피아야?"


소피아는 대답을 회피하듯이 고개를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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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8-11-08 22:38 | 조회 : 1,873 목록
작가의 말
soyee소이

아이러브니키 게임 팬픽입니다. 연재는 격주연재입니다. 비축분을 쌓기 위해 1달 간 텀을 가질 예정이기 때문에 12월 20일, 목요일에 다음편이 올라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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