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황제공 × 노예수 (4)

* 집착광공 × 짝사랑수

* 해피엔딩

* 공 시점 & 작가 시점

별것아닌 산책이였다. 계속해서 머릿속을 뒤엎는 이제는 한낮 노예에 불과한 그에 걸음을 내딫은것인데 어느새 여기까지 와버렸다. 처음에는 산책을하다 검투장을 갈 생각이였는데 발걸음은 노예관 근처로 움직이고 있었다.

' 한번만… '

그래, 한번이라면 괜찮지 않을까. 작은 욕망이 몸집을 키워 더는통제가 어려워 그저 움직일 수 밖에 없었다. 그를 볼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마음이 어지러웠다. 그냥 다시 데려올까하며 오랜만에 볼 그의 얼굴에 심장이 고장난것처럼 뛰었다.

" 으흑, 윽… "

노예관 안쪽 길로 가던 중 마굿간 쪽에서 작은 소리가 들렸다. 누군지 모를 남자의 낮은 신음소리, 그리고 그를 비웃는 남자들의 소리. 여기까지 듣고도 알아차리지 못할만큼 무지하지 않았기에 그저 무시하고 그곳을 지나치려했다.

" 흐윽-! 싫어, 하지마… "

낯설지 않은 목소리였다. 매일 밤 되새기던 작은 새같은 높고 가는 신음소리는 분명 황제가 아는 한 단 한 사람 뿐이였다.

마구간 안으로 미친듯이 발걸음을 돌렸다.

' 아니야, 아니겠지. 그 아이일리 없어. '

아닌것만 확인하면 된다. 그저 그 아이가 아닌것만.

" 폐하, 폐하… "

너무도 그리웠던 나의 아이는 더러운 남자들의 손에 눌려 더렵혀지고 있었다. 마른 다리가 들썩이며 남자들의 손을 피하려해도 어김없이 그 위로 빨간 손자국만이 남아 애처롭게 나를 불렀다.

한 순간, 이성이 끊긴 그 광경 속에서 나를 부르던 목소리만이 똑똑히 들려왔다.

* * *

" 생명에 지장은 없으나 몸에 기력이 약하고 내상이 있으니 한동안은 안정을 취하셔야 합니다. "

아이를 안아 침실로 뛰어든 즉시 어의를 불러 괜찮다는 확답을 듣고나서도 끊어질듯 색색대는 숨소리에 초조해졌다. 안절부절 못하는것처럼 아이의 얼굴 위 땀을 딱아주다 머리를 쓰다듬고, 작고 둥그런 이마에 키스를 남기기를 반복하기를 마침내 꼬박 날밤을 다 새어 다음날 아침 아이의 눈이 뜨였다.

" 폐하… "

아이의 희미하게 뜨여진 초점없는 눈동자와 작게 벌려진 입술 사이로 흘러나오는 목소리가 쓰러질듯 위태로웠다. 업무도 채 보지 못한채 아이의 옆을 지키기를 좀 전, 잠시 옷을 갈아입으려 나갔던 찰나 아이는 침대에서 일어나 가만히 서서 나를 불렀다.

" 가만히, 가만히 있어라… "

혹시나 떨리는 다리를 주체하지 못하고 쓰러질까 아이에게 신신당부를 함과 동시에 그를 향해 뛰듯 다가갔다.

" ……주세, 요. "

아이를 품에 안아주기까지 얼마나 긴 시간이 지났는지 느껴졌다. 말랑하고 희던 몸이 앙상하고 말라질때까지, 희고 부드럽던 손이 거칠고 생채기가 날때까지 자신은 그저 자존심만 세우기 바빴을 뿐이었다.

" …뭐? "

세게 안으면 부서질까 아이를 조심스레 안아올리던 차 아이가 내 옷자락을 두 손이 핏줄이 보이도록 꼭 쥐더니 작게 웅얼거렸다. 잘들리지 않아 되묻기를 몇번 아이가 더 크게 입을 열었다.

" 버, 버리지 말아주세요… "

두 손이 으스러질듯 힘을 주고는 아이가 벌건 눈가로 눈물을 뚝뚝 떨어뜨렸다. 그 조그마한 말에 몸이 굳은듯 아무 말도 아무 행동도 할 수가 없어졌다.

" …… "

아이가 반응없는 침묵을 부정의 뜻으로 받아들인건지 두 손으로 자신의 얼굴을 가린 채 울음섞인 말들을 내뱉었다.

" 거기는 싫어요, 가기 싫어요. 제발, 제발요… "

아이가 괴로운듯 몸을 비틀었다. 트라우마로 자리잡은 그 일이 떠올랐는지 아이의 몸이 공포로 떨려왔다. 달달 떨리는 작은 몸이 안쓰러워 등을 조심스레 쓰다듬어 주자 점차 진정되가는게 느껴졌다.

" …괜찮아, 보내지 않으마. "

아이의 하얀 뺨위로 난 눈물자국을 손가락으로 슬며시 훔치며 아이를 달래기 시작했다. 잔뜩 일그러진 얼굴을 억지로 펴며 아이의 머리부터 등까지 쓸어내렸다. 괴로움에 고개를 흔드는 아이를 볼수록 미칠듯이 후회가 되었다.

" 미안해, 내가 미안하다. "

아이의 연약하게만 보이는 몸을 도저히 내려놓을 수가 없어 한잠을 계속 아이를 안고 같은 말을 반복했다. 말을 할 수록 아이가 더 서럽게 울음을 터트렸다. 들썩이는 어깨 위에 작게 입을 맞추고 쇄골을 따라 뺨, 코, 눈두덩위를 차례로 지나쳤다.

" 다시는 바라지 않을게요… "

" …무엇을? "

아이가 울음을 그치는가 싶더니 곧 어깨를 한껏 움츠렸다. 의미를 알 수 없는 아이의 말에 의아해지기도 잠시 뒤이어 흘러나온 대답에 머리를 한 대 세게 맞은듯 머리속이 엉망이 되었다.

" 폐하를 사랑하지 않을게요, 몸만 원하셔도 욕심부리지 않을게요. "

아이는 그가 내뱉은 말과는 다르게 무척이나 가슴아픈 표정을 하고있었다. 아이의 꼭 쥔 두손이 애처롭게 내 옷가지를 놓쳤다. 아니, 아이가 놓았다.

너는 그 말을 하는 지금 얼마나 아플까. 속을 굳이 들쳐보지 않아도 깊은 멍자국들이 빼곡히 그곳을 매우고 있을것같아 감히 이제와 사랑한다는 말조차 꺼내기 죄스러웠다.

짧게 숨을 들이켰다. 뜨거워진 눈가가 어느새 조금 축축해진것 같기도 하다. 곧 입을 열었다.

" 너를 사랑해 지금도, 아주 오래전 그때도. "

아마, 너보다 더욱 너를 사랑하고 있어.

나는 허울 뿐인 같잖은 자존심을 버린 순간이 되어서야 너에게 고백할수 있었다.

" ……거짓말. "

아이가 벌게진 눈에서 눈물 한방울을 툭 떨구며 웅엉거렸다. 그 작은 웅엉거림은 곧 커져 마치 비명같았다.

" 거짓말! 거짓말이야! "

" 거짓말이 아니야. "

아이의 버둥거리는 몸을 세게 끌어안고 아이를 달래듯 귓가에 속삭였다.

" 그럼 왜 그랬어! 왜 그랬어! "

" 미안해, 미안하다. 내가 다 잘못했어. "

차마 용서해달라곤 하지도 못하고 비난하는 아이에게 같은 사과만 반복했다. 무엇을 말하는지 다 알것만 같아서 어깨를 작은 주먹으로 치는 아이를 그대로 안고만있었다.

" 사랑하지 않을려고 했는데, 그랬는데… 나는 아직도 사랑하고 있어. "

아이는 말 그대로 아기처럼 울었다. 마치 울기밖에 할 줄 모르는 아기처럼 한참을 내 품안에서 울었다.

* * *

" 폐하, 하으! "

남자의 하얗고 매끈한 나신이 아름답게 근육이 잡힌 황제의 몸위에서 빠르게 흔들렸다. 이제는 성숙한 색기까지 흘러나오는 남자가 자지러질듯 교태어린 신음을 내뱉었다. 남자의 말랑해보이는 엉덩이를 한움큼 잡아쥔채 위아래로 허리를 쳐올리는 황제의 머리칼이 땀으로 젖어있었다.

" 하… 기분 좋아? "

" 흐응, 좋아요… 좋아, 앗! "

황제가 남자의 배를 따라 가슴께로 입술을 옮겨 그의 유두를 혀로 애무하며 장난스레 물었다. 남자가 허리를 활 처럼 튕기며 황제의 가슴 위에 상체를 쓰러뜨렸다. 황제가 남자를 사랑스러운 눈길로 지그시 보다 다시 허리를 쳐올렸다. 남자가 혹여나 아플까 천천히 움직이다 남자의 신음소리가 커질수록 허릿짓의 속도도 빨라졌다.

" 폐하, 흐앙! 아, 앙! "

남자의 긴 눈꼬리 끝에 눈물이 매달렸다. 뽀얀 몸 위로 빼곡히 새겨진 키스마크가 마치 각인처럼 보였다. 황제의 손이 남자의 페니스로 향했다.

" 하읏, 응… 키스해주세요. "

남자가 황제의 손길에 엉덩이를 흔들며 유혹하듯 졸라댔다.

" 미치게 자꾸 조르지마, 다 해줄테니까. "

황제가 작게 웃고는 남자의 입 위로 새가 쪼듯이 입을 맞추기 시작했다. 남자가 그런 황제의 입술이 목 뒤로 내려가자 간지러운지 꺄르르 웃으며 눈웃음을 쳤다.

황제가 곧 작게 욕지거리를 뱉으며 남자의 입술을 깊게 삼켜버릴듯 덮쳤다. 혀를 집어넣어 타액을 질척하게 섞었다. 빨개진 남자의 얼굴이 이젠 곧 터질듯 했다.

" 하으, 읍… 읏. "

황제가 남자의 아랫입술을 깨물자 작은 신음이 뒤따랐다. 아랫입술을 물고 빨아당기자 입술이 타액으로 번들거렸다. 곧 다시 남자의 입안으로 황제의 혀가 미끄럽게 침투했다.

" 사랑해. "

누가 먼저랄걸도 없이 긴 입맞춤 끝에 둘은 같은 말을 내뱉었다. 한 몸처럼 겹쳐져있던 몸이 다시 들썩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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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8-10-03 00:07 | 조회 : 20,528 목록
작가의 말
영영일

작가의 게으름으로 끝나나했지만 많은분들의 댓글에 힘입어 돌아올수 있었습니다! 감사하고 죄송해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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