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황제공 × 노예수 (3)

* 집착광공 × 짝사랑수

* 모브주의, ㄱ간주의

* 다수시점

황제가 눈앞에서 뒤도 돌아보지 않고 싸늘이 나가는것만을 멍하니 쳐다보았다. 이내 시종장도 그 뒤를 따라 나가자 드디어 혼자가 되었다.

뚝뚝, 방울진 눈물이 흘러내리자 눈앞이 뿌옇게 변했다. 황제가 나가고 한참동안을 홀로 남겨진 방안에서 울었다. 행복하기만 했던 첫사랑은 그렇게 비극을 맞았고, 결국은 그의 곁에서도 쫓겨났다.

이럴줄 알았으면 말하지말걸 그저 그에게 몸만인 관계라도 좋으니 곁에 있게 해 달라고 할걸. 이제는 아무 의미도 없어진 후회가 밀려와 심장이 찢어질듯 괴로웠다. 비록 사랑받지는 못해도 그에게 사랑한다고 한마디라도 해볼자고 결심했던게 그의 잔인한 말 한마디, 아니 어쩌면 사실인 말 한마디에 도저히 목에서 걸려 나오지가 않았다.

" 폐하, 폐하… "

사랑합니다. 사랑해요. 나의 폐하.

처음으로 눈부신 그에게 마음을 전부 줘버렸다. 다른 이가 본다면 미련스럽다고, 어리석다고 비난할지는 몰라도 나에겐 그만이 좁디좁은 세계의 전부였다.

" 버리지 말아주세요, 폐하… "

그렿게 내 전부인 세계가 무녀져 내리고 있었다.

" 일어나, 노예관으로 갈거다. "

한참을 울다 지쳐 쓰러지듯 잠이 들었는지 누군가가 어깨를 흔들며 깨우는 소리가 들렸다. 시종장이였다. 그가 황제의 명대로 나를 노예관으로 데려가기 위해 나를 이끌었다.

' 꿈이 아니었구나… '

몇번이고 빌었다. 그의 말이 모두 거짓이기를, 모두 꿈이기를. 언제그랬냐는듯 다시 나를 찾아와주길 바랬다.

" 들어가라. 저 남자가 시키는 일을 하면 될거다. "

시종장은 나를 노예관으로 데려다주고는 나를 한번 안쓰럽게 쳐다보았다. 하루아침에 총애받던 정부에서 일노예가 되버린 내 처지가 못내 그의 감성을 건드린듯하다.

" 네. "

어쩐지 울컥했지만 티를 내지않고 조용히 대답했다. 그저 원래의 자리로 돌아온것뿐이라고 속으로 끊임없이 되내었다. 자신은 미천한 노비일뿐인데 감히 제국의 태양과도 같은 황제를 넘보았다는게 지금에 와선 헛웃음이 나올정도로 바보같지 않은가.

" 새로온 노예냐? "

남자는 새로 관리로 온건지 나를 처음보는듯했다. 1년쯤 전만해도 자신또한 이곳에서 생활했었는데 다시오는 느낌이 오묘했다.

" 쟤 전부터 있던 앤데… "

시종장이 안내해주어서인지 내쪽에 쏠린 사람들 중 몇몇이 나를 알아보았다. 그들끼리 내쪽을 흘긋보며 뭐라 수근대는데 척 봐도 안좋은 말들인것 같았다.

" 남창짓은 하더니 결국은… "

한 남자가 작지만 다들리도록 이죽이며 나를 위아래로 쳐다보았다. 혐오와 경멸이 담겨있었지만 동시에 그는 내 몸을 핥듯이 보며 육욕에 찬 시선을 던졌다.

남자의 말에 주변에서 꺼리는 기색이 눈에 보였다. 대놓고 침을 뱉는 이도 있었다. 관리인 남자는 노예들의 반응에 당황했는지 어서 나를 방안으로 들여보내려했다. 나도 구태여 반응을 해주지 않고 관리인을 따라 방으로 들어갔다. 시종장이 미리 언질을 해주었는지 1인실을 쓰게 해주었다.

' 다행인가… '

방안은 허름하고 겨우 자리한 침대는 돌처럼 딱딱하기만 했지만 이정도면 아주 좋은 대우였다. 짐이랄것도 없이 여분의 옷을 낡은 서랍에 정리하고 침대에 가만히 앉았다. 곧 관리인 남자가 들어오더니 내가 할일을 지정해주었다.

일은 예전과 비슷했다. 손이 부족한 곳에 가서 일을 하는 것이었는데 험하고 힘든 일이 대부분으로 시녀와 시종의 일도 떠맡아 하는 경우가 대다수였다.

차가운 물에 손을 담그니 절로 손발이 오므려졌다. 운이 나쁘게도 빨랫터 일을 맡게 되버렸다. 특히 이런 겨울철에는 여간 힘든게 아니었다. 차가운 물에 끝없는 빨랫감들 손을 조금이라도 물에서 빼내면 시녀들의 날카로운 눈총을 받으며 심하면 매질까지 당해야했다.

" 거기, 빨리 움직여! "

아니나 다를까 한 시종인 남자가 내 옆에서 잠시 빨개진 손을 감싸고 후후- 입김을 불던 노예에게 호통을 쳤다. 옆의 어린 소녀는 빨개진 손을 아프게도 부여잡고 자신의 옆에 수북이 쌓인 빨ㄱ랫감들을 보았다. 어쩔줄몰라하며 다시 차가운 물에 손을 담그는 아이가 어쩐지 마음에 걸렸다. 나도 그리 다르지 않는 처지인 주제에 무슨 오지랖인지 아이의 옆에 놓인 수북한 빨랫감을 조금 덜어올려 내 옆으로 옮겼다. 아이가 갑작스런 내 도움에 놀랐는지 나를 홱 돌아보았다.

" 어어… "

" 괜찮아, 난 얼마 남지 않았었거든. "

내가 작게 웃고는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하자 아이가 곧 정말 고마운지 몇번이나 고개를 숙였다.

그렇게 저녁때가 다 되어서야 빨랫터를 나와 노예관의 식당으로 향했다. 꼭 동물원의 원숭이같은 시선들을 받으며 음식을 체하듯 밀어넣고 방으로 가 딱딱한 침대 위로 풀썩 쓰러졌다.

황제의 방에 있는 동안 최소한의 움직임만 하며 생활했기에 체력이나 몸이 많이 약해진것 같았다. 예전같지 않게 조금만 일을 해도 쓰러질듯 지쳐왔다.

" 보고해라. "

황제가 집무를 보던 중 노크와 함께 들어오던 시종에게 말했다. 시종이 작게 고개를 숙여 인사를 대신하곤 황제가 시킨일에 대한 결과를 말했다.

" 오늘도 빨래터에서 일을 하고 저녁 후 바로 방으로 갔습니다. "

황제는 그 노예를 그렇게 내친 후로 계속 노예의 하루일과를 알아오라 시종에게 명을 내렸다. 시종은 속으론 이 황제가 왜이러는지 의문이 들었음에도 시종주제에 무슨 말을 하랴 그저 명을 따라 하루종일 노예의 주변을 맴돌았다.

" 그래, 나가봐. "

황제가 고개를 끄덕이며 손을 휘휘 저었다. 시종이 조용히 뒷걸음질로 집무실을 빠져나가자 황제가 끄적이던 깃펜을 다시 꽂아둔 후 의자에서 몸을 일으켰다.

심란한듯 얼굴을 구기고 한참을 고민하듯 집무실 안을 서성였다.

황제는 그의 마음같으면 당장이라도 그를 다시 데려오고 싶었지만 평생을 황태자에서 황제로 위에 군림하던 성격은 그걸 쉬이 용납하지 않았다. 결국은 오늘도 좋지 않은 마음으로 잠자리를 뒤척일게 뻔했다.

" 그저 아니다 한마디면 되거늘. "

그저 그 말만 했으면 모든걸 못 이긴척 용서해주었을텐데. 너는 끝까지 입을 다문채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 어서 움직여! "

어제부터 힘이 쭉 빠지기 시작해 몸살이 온 듯한 몸을 잠시 멈추자 마자 시종의 매서운 일갈이 쏟아졌다. 이제는 친해진 어린소녀가 그런 날 걱정스럽게 쳐다보자 괜찮다 웃어주며 다시 몸을 움직였다.

손이 저릿저릿하고 구부린 허리가 너무 아파와 쓰러질것 같았다. 일을 해서인지 몸살이 나서인지 열도 오르는듯 했다. 땀을 닦아내며 저녁이 다 되어서야 일을 끝마칠수 있었다. 어린소녀는 주방일을 도와야된다며 먼저 사라졌고 난 혼자서 노예관으로 향하고 있었다.

" 어이- "

한 남자가 노예관 뒤의 마굿간에서서 날 향해 비죽대면 손을 들었다. 내가 못들은척 그대로 노예관으로 발걸음을 빨리했다. 그러자 남자가 마굿간 사료를 옮겨야한다며 나를 뒤에서 붙잡았다. 남자의 말대로 마굿간 한쪽의 사료들이 보이자 별의심없이 그를 도우려 마굿간 쪽으로 향했다.

" 오오, 이쁜이 왔네! "

노예로 보이는 남자 대여섯이 마굿간으로 들어오는 날 보며 히히덕 거리고 있었다. 딱 보아도 잘못들어온 듯한 불길한 예감에 그대로 뒷걸음질을 치기도 전에 남자들의 손에 잡혀 입이 막혔다. 소리도 채 지르지 못하고 건초더미 위에 얼굴이 쳐박혀졌다. 까끌까끌한 건초가 얼굴을 따갑게 건드리고 이따라 몸도 그 위로 쓰러졌다.

" 으!--- "

" 어디 그 황제폐하가 맛본 구멍맛 우리도 좀 보자고. "

" 얼굴만이 아니라 뒤도 음탕한데. "

남자들이 더러운 시선을 보내며 내 옷을 강제로 벗겨나갔다. 손과 다리를 모두 써서 반항을 해보아도 몸살기가 도는 몸으로 건장한 남자들을 상대할 수는 없었다. 소리를 지르며 누군가의 도움을 기대했지만 날아오는 남자들의 말을 냉정했다.

" 그렇게 소리질러도 안와. 여기는 오늘 당번이 우리거든. "

남자들은 저항하는 내가 웃긴듯 비웃으며 내 바지를 내렸다. 뽀얗고 흰 엉덩이가 공기에 닿여 남자들의 손에 우악스럽게 벌려졌다. 채 열리지도 않은 구멍안으로 남자가 굵은 손가락을 억지로 집어넣었다.

" 싫어! 하지마! 아윽! "

남자가 소리치는 나를 쓱 보더니 내 엉덩이를 손으로 세게 내리쳤다. 빨갛게 엉덩이가 부어오르는 고통에 화들짝 몸을 떨며 공포감이 들었다. 이대로 이 남자들에게 범해질것같았다.

" 흐윽, 폐하. 폐하… "

우습게도 그 극도의 무서움과 트라우마 속에서 떠오른 이는 황제였다. 그가 전처럼 나를 구해주지 않을것을 알면서도 어리석은 머리로는 황제만을 내뱉으라 지시했다. 방울져 흘러내리는 눈물이 시야를 감쌓다. 그 순간 내 아래에 성기를 집어 넣으려던 남자의 몸이 풀썩 뒤로 쓰러지고 붉은 것이 몸 위로 튀었다.

" 끄아악! "

뒤이어 날 희롱하던 남자들의 비명소리가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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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8-08-19 20:58 | 조회 : 20,385 목록
작가의 말
영영일

다음이 이번 시리즈 마지막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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