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황제공 × 노예수 (2)

* 집착광공 × 짝사랑수

* 삽질주의, 오해주의, 후방주의

* 다수시점

" 상처에 바르는 약을 준비해라. "

황제가 남자를 침대에 눕혀 준 후 방을 나서자마자 대기하던 시종에게 짧게 명령한 뒤 욕실로 향했다. 꺼덕이며 존재감을 들어내는 자신의 아래를 잠재우기 위해서 황제는 걸음을 빨리놀렸다.

" 모두 물러가라. "

시녀와 시종을 모두 물린 황제가 걸친 것을 모두 벗고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탕 안으로 들어갔다. 기분 좋을 정도의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자 절로 눈이 감겼다. 요즘 늘어난 정무로 바쁘게 보내서 그런지 생각할게 많아서 그런지 심란한 마음으로 남자를 떠올렸다.

예쁘게 웃고 있는 그, 머리에 꽃을 꽂고 나를 향해 새처럼 재잘 거리는 어여쁜 남자에 자연스레 미소가 번져흐른다.

그와의 첫만남은 그리 달콤하지도 특별하지도 않았다. 그저 황태자 시절 우연히 겁탈당할 위기의 남자를 발견해 구해주었다 말하기도 뭐하게 말 한마디 해주었을 뿐이었다. 그런데 남자는 자신을 은인이라 여겼는지 매일매일 자신이 검을 잡는 훈련장에 와서 재잘거리며 웃어보이기 시작했다.

솔직히 처음에는 반기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귀찬은 감도 있었는데 남자는 어찌나 꾸준한지 하루도 거르지 않고 얼굴을 내밀자 그저 익숙해져 아무 말도 하지 않기 시작했다. 그리고 어느순간 느꼈다. 남자의 웃는 얼굴이 눈부시게 예뻐서, 조잘거리는 입술이 유난히 사랑스러워서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 싶었다.

' 그것의 결과가 이거라니, 웃기지도 않지. '

비틀린 이기심이 오히려 남자의 얼굴에서 웃음을 앗아갔다. 그 예쁘게 웃던 얼굴이 어느순간 아프게도 눈물을 흘렸다. 분명 그저 한때의 호기심, 어린 날의 치기라고 여기고 원하는대로 욕망껏 그를 취했다가 그제야 자기 무덤을 판 것이 실감이났다.

" 하아, 제길… "

황제가 아래를 가란앉히려 노력한 것이 무색하게도 남자를 떠올린 순간 다시 아래쪽은 타오를듯 달아오를 뿐이였다. 그가 자신의 다리사이 양물을 한손에 움켜쥐고 위아래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거친 숨소리와 함께 황제의 머리속에선 남자의 흥분한 얼굴이 그려졌다. 그의 머리속 남자가 숨을 헐떡이며 그의 아래에서 울부짖고 있었다. 작은 두손으로 그의 목을 끌어안으면서 두 다리로 그의 허리를 깜싸는 그런 상상들이 그를 절정으로 치닫게 만들었다.

" 으읏-! "

" 폐하, 이대로 돌아오지 않으실까.... "

남자는 그렇게 생각하니 방금 그친 울음이 또 나올것 같아서 힘껏 참았다. 그는 우는걸 싫어하니까 울면 안돼. 몇번이나 속이로 다짐해보아도 무자비하게 행해지는 그의 행위는 몇번이나 한 다짐을 무너뜨리기에 충분했다.

' 내가 그렇게 싫은 건가.... "

아, 정말 참을 수 없게 되었다. 뚝뚝 침대 위로 흐르는 눈물에 이미 여러차례 찢어지고 갈라진 마음의 상처가 하나 더 늘어나기 시작한다. 빨개져 퉁퉁 부어오른 엉덩이보다도 더욱 아팠다.

' 아파, 그런데도 좋아해. '

정말 사랑하는 폐하, 정말 좋아하는 폐하. 그가 처음 나를 안았을때 얼마나 행복했는지 모른다. 비록 강압적이고 일방적이기만한 행위였음에도 오로지 그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좋았다. 사랑하는 사람이 나를 원해준다는 기쁨이 뭔지 그날 처음으로 느낄 수 있었으니까. 하지만 솔직히 이제는 잘 모르겠다. 그가 내게 보여주는 것은 항상 찡그린 표정, 냉정한 말투, 불쾌하다는 얼굴 뿐들이라서 더 이상 예전의 내가 알던 상냥한 그와는 달랐다.

" 다른 줄 알았는데... "

오늘의 그는 어쩐지 잠깐 예전의 그로 돌아온것 같았다. 무심하게 다정한 손길이 작게 달래주는 말투가 사무치도록 그리운 그때와 같아서 작게 웃음이 나왔다. 그렇게 당해놓고도 아직 정신을 못차릴 만큼 그에게 빠진건지, 아니면 그저 자신이 멍청하고 미련스러운건지는 모르겠지만 그저 좋았다. 그러니 말해도 되지 않을까. 이렇게 몸뿐인 관계를 원한게 아니라고.

' 나는 당신을 사랑한다고. '

" 폐하, 말씀하신 약을 준비했습니다. "

황제가 욕실에서 나와 시녀들의 시중을 받으면서 긴 실크가운을 걸치자 옆에서 대기하던 시종이 둥근 통을 황제에게 두손으로 건네었다. 황제가 통을 보고는 꽉 세게 잡더니 뭔가의 결심을 한듯 남자가 있는 방으로 향했다.

" 밖에서 대기하라. "

황제가 남자가 있는 방 앞에 서서는 한참을 가만히 서있다 짧게 명령하고는 문을 열었다.

" …폐하? "

침대에 엎드려 누워있던 남자가 생각지도 못한 이의 등장에 놀란듯 몸을 일으키려다 황제가 손을 들어 저지하자 망설이더니 도로 엎드렸다. 황제가 침대가로 다가가 남자의 옆, 침대에 걸터앉아 그의 발갛게 부은 엉덩이를 손으로 조심스레 쓸어내렸다.

" 폐하, 아앗- "

자신의 엉덩이로 손을 가져가는 황제에 놀란듯 남자가 움찔 떨더니 조심스레 자신의 엉덩이를 쓸어내리는 손길에 따가운듯 엉덩이를 잘게 떨었다.

" 쉬이- 약을 바르려는것 뿐이야. "

불안하게 자신의 손을 바라보는 남자에 황제가 약통을 꺼내들며 남자를 안심시키기 위해 짐짓 상냥한 투로 말했다.

" 아, 제가 할 수 있… "

" 가만히- "

황제의 말에 그제야 안심이 된것도 잠시 남자가 이런일을 해주는 황제가 어색하고 어쩐지 부끄럽기도 하여 자신이 하겠다했지만 황제는 부드럽게 그의 말을 잘랐다. 황제가 남자의 부은 엉덩이에 차갑고 끈적한 약을 바르기 시작했다. 검을 잡아서 그런지 굳은살이 박힌 크고 긴 손가락이 남자의 엉덩이 위에서 조심스레 움직였다.

" 흐으, 으… "

황제의 조심스러운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남자는 엉덩이가 쓰라리고 따가워 자신도 모르게 신음이 흘렀다.

" …많이, 아픈가? "

멈칫, 황제가 남자의 작은 신음에 손을 멈추고 그를 향해 조용히 물었다. 황제는 자신이 너무 심하게 때린것 같아 더욱 미안해지고 마음이 좋지않아 남자의 부은 엉덩이를 보며 안절부절 못했다. 지금 생각하면 자신이 어떻게 이 하얗고 예쁘기만한 엉덩이에 이런 무도한 자국들을 냈는지 후회가 밀려오기 시작했다.

남자는 자신을 신경써주고 언뜻 기가죽은 황제의 물음에 어쩐지 막 설레고 두근대서 고개를 도리도리 세차게 젓고는 푹 숙였다. 귀가 홧홧해 고개를 들수가 없이 황제가 약을 발라주는 것을 느끼며 작게 웃었다.

" 저, 폐하… "

황제가 약을 다 발랐는지 자신의 엉덩이에서 손을 떼는 느낌이 들자 남자는 이때다 싶어서 말문을 열었다. 지금이라면 용기를 낼 수 있을것 같았다. 황제를 피하지 않고 마주보고 싶었다.

" 뭐지? "

조심스런 부름에 답하는 황제의 목소리는 평소보다 한껏 누그러져있었다.

" 이제 그만하고싶어요, 마음에도 없는 관계를 맺기는 싫어요. 저는… "

" 하! 뭔말을 하는가 했더니… "

황제가 가만히 남자가 하는 말을 듣더니 쾅 소리를 내며 테이블을 쳐내렸다. 남자는 황제를 향한 고백을 하기도 전에 소리친 황제에 놀라 입을 다물어야했다. 반면 황제는 남자의 말에 어이가 없고 숫제 배신감까지 들었다. 자신이 이렇게까지 숙이고 다정하게 대해주는데 눈 앞의 사랑스런 남자는 자신의 품에서 벗어나려 하는 줄로만 생각되었다.

" 내가 이리 대해주니 네가 뭐라도 된것같아? 웃기지마라! "

한번 서린 노여움에 황제가 어쩔줄몰라 입을 벙긋거리는 남자를 차갑게 노려보고는 마음에도 없는 가시돋힌 말을 그에게 내뱉었다.

" 그런게… "

" 닥쳐라! 넌 나의 성노예지 않느냐, 그런데 나와의 관계가 싫다고? 시종장! "

황제의 갑작스런 분노에 당황해 남자가 무슨 변명이라도 해보려 입을 열었지만 황제는 비웃듯이 그를 향해 매섭게 쏘아대고는 큰 소리로 시종장을 불렀다.

" 부르셨습니까. "

헐레벌떡 황제의 부름에 달려온 시종장이 노기에 찬 황제가 왜이러나 남자에게 눈치를 주었지만 남자는 어쩐지 넋이 나가있었다. 그도 그럴게 자신의 마음을 말하지도 못하고 성노예라는 말을 들은 이상 남자는 황제에게 자신은 성노예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라고 생각될수밖에 없었다.

" 이 노예를 내일부터 노예관에 데려가 일을 시켜라. "

황제가 어느새 눈이 붉어진 남자를 보며 차갑게 일갈하듯 명령하고는 홱 몸을 돌려 방을 나갔다. 당장이라도 노예관으로 데려가라 말을 하려다 남자의 툭 건드리면 울것같은 눈에 자신도 모르게 마음이 약해졌다.

' 저것이 뭐가 예쁘다고! '

아직도 사랑스럽게만 보이는 남자에 황제는 그런 스스로가 어이가 없어 무작정 걸음을 돌렸다. 남자가 기어코 눈물을 흘리는걸 본다면 당장에 그에게 내려진 명을 번복하게 될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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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8-08-15 23:27 | 조회 : 20,801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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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영일

파워삽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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