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화-학살

15화-학살

"으하하하! 전부 덤벼라!"

태백의 기분은 최고조였다.
그의 특성은 단체전에도 적합하지만
솔로로 플레이 할수록 최상의 힘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이번 이벤트에서
길드원과 파티를 맺지 않았다.

'오늘은 정말 얻는 것이 많은 날이야!'

이벤트 보상으로 랜덤 직업북과 에픽 무기 혹은 갑옷을
얻을 수 있다. 게다가 꽤 강해보이는 꼬맹이도
길드원으로 넣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그 꼬맹이 꽤 자신감 있는듯 했지만-

"으하하하하하!!!!!!!!!다 죽어라!"

태백의 직업은 【학살자】
무려 에픽 직업이다. 【학살자】의
효과는 '대적하는 적을 5초안에 처치시 근력과 건강이
3%씩 상승한다. 즉, 끊임없이 적이 몰려오는 상황에선,
적수가 없어진다. 그렇게 확신하며
고블린을 학살하고 있는 도중,

-쾅!

"뭐, 뭐야?"

순식간에 고블린들을 죽여버린
얼음을 보고 태백은 잠시 굳어졌다.

"워후, 서리야 완전 많은데?"

"그러네."

"우리는 하던데로 하면 그만!"

루아가 힘차게 기합을 내며 다짐하자
하루가 피식 웃으며 루아의 어깨를 툭툭 두드렸다.

"이런 난전에서는 제대로 진형을 짜기도 힘들다고."

그러고선 한쪽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거기에는 이미 힘차게 날뛰고 있는 태백이 보였다.
그걸 목격한 루아의 안색이 살짝 파래졌다.

"저렇게 혼자서 하는게 효율이 좋을 때도 있어."

"엄청 강해보여..."

"그리고 이런 난전은 마법사가 짱이지!"

그렇게 말하고선 하루는 마법을 전개했다.

『지금 내 앞의 적을 무찔러라, 나의 창이여!』

그러자 하루의 주위에 약 15개의 창이 생성되었다.
서리는 그 모습에 감탄했다.

"오, 많다."

하루는 약간 숨을 가쁘게 쉬며 '아직이야'라고 말하며
다시 마법을 전개했다.

『나의 무기에 화염의 폭풍을!』

그러자 파랗던 창들이 빨갛게 변했다.

"가라!"

그러자 창들은 넓게 퍼져 여기저기에 꽂히며
폭팔을 냈다.

"예아!"

"오오."

의기양양하는 하루에게 루아가 다가가
'언제나 굉장해!'라며 기뻐했고 하루는 어깨가 솟았다.
카이는 서리를 툭 치며 웃었다.

"저녀석이 꽤 오랫동안 공부한 결과라고?
또 마력도 상승시켰고."

"노력했네."

"그렇지."

"넌?"

서리의 물음에 카이는 잠시 머리를 긁적이더니
약간 난처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나와 루아는 1대1을 주로해서 난전타입은 아냐.
물론 공격은 어느정도 할 수 있지만 효율이 적어."

"그래도 할려고 왔잖아?"

"그렇지."

카이는 루아와 하루에게 다가가
이제 루아와 전선에 나가겠다고 했다.

"슬슬 나가볼까."

적은 대군, 그렇다면 이 검의 능력을 시험해볼 차례다.
원래 마검이라 사용패널티가 검에 있었겠지만...
그게 없어진 지금, 사용하기 딱 좋다.

"나 마력회복 물약 하나만."

"응?그래."

"고맙다."

카이에게 부탁하자 카이는 순순히 물약을 주었다.
서리는 물약을 호주머니에 쑤셔넣었다.

"그럼 먼저 간다."

"그래, 나중에 보자!"

"꼭 태백한테 이겨야해!"

"지고나서 울면 이 누님이 혼내줄거다!"

친구들의 응원을 들으며 서리는 난전 속으로 들어갔다.
전쟁터는 정말 난장판이였다.
병장기가 부딪치고, 아우성이 쉴새없이 들리며,
누군가 죽는 소리까지.
서리는 소리를 무시했다.
단지, 집중했다.

"하자."

'모든 능력치 50%상승'

서리가 나지막히 말하자
서리의 몸이 검은 불꽃에 뒤덮히기 시작했다.
난전 속에 서리를 본 사람은 없었지만
고블린 한마리가 튀어나와 검을 휘둘렀다.

"죽어라, 인간!"

그 소리에 얼굴을 든 서리의 눈에서는
붉은 안광이 붉게 타오르고 있었다.

"빙결마법은 처음 써보지만..."

쉬면서 확인해보았던 빙결마법 중
확실하게 데미지를 주는 광역마법,
'빙설' 얼음대제 전용스킬.
마력을 10 소모하여 전방에 거대한
얼음을 뿜어낸다. 시전 동작은 검을 휘두른다.
지금은 한가운데로 가야할 길이 필요하다.

"비켜."

검을 뽑아든 서리가 검을 위에서부터
휘둘렀다. 검은 내려가며 얼음으로 뒤덮혔다.

"크엑."

고블린이 단발마를 내며 반으로 갈라지고,
검끝이 땅에 닿는 순간,

-콰앙!

서리만을 위한 길이 열렸다.

【투지】

(능력치 5%증가)

'강한적이 없어서 아쉽지만..'

서리는 얼음위를 곧장 내달렸다.
꽤 멀리까지 얼음이 뻗어있었지만
오른 능력치 덕에 빨리 도착했다.

-타앗

얼음의 끝에서 도약한 서리는
멍하니 자신을 바라보는 고블린들을
향해 검을 수직으로 세웠다.

【빙설】

-콰앙!

서리의 주위로 얼음송곳이 솟아나며
주위에 있던 고블린들이 죽어나갔다.
서리는 위치를 확인하고 중심부쪽으로 달려나갔다.

'한번 더.'

중심부를 향해 다시 한 번 검을 휘두르자
얼음이 고블린들을 덮쳤다.

"신속"

서리는 신속을 사용해 더욱 빨리
중심부로 향했다.

"여기가 가장 고블린들을 많이
포함 시킬 수 있는 곳.."

고블린들은 서리를 보자 화를 내며
활과 화염구를 쏘아내었다.
하지만 서리에게는 상처조차 내지 못했다.
서리는 호주머니에서 마력회복 물약을 꺼내
마셨다.
이것으로 마력은 최대.
능력을 사용하기 딱 좋은 상황이다.

"차가운 지옥을 맛 봐라,고블린들아."

'고유스킬 발동.'

서리의 검으로 육안으로도 보이는
냉기가 모여들기 시작했다.
고블린들은 잠시 깜짝 놀라더니
누구나 할것없이 도망치기 시작했다.
고블린들도 마력을 쓴다. 더구나 모든 몬스터에게는
상대의 마력을 어느정도 가늠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그리고 저 인간에게선, 그 마력이 넘쳐흐르고 있었다.
검은 인간이 얼음 위에서 뛰어내렸다.

"응? 무슨.."

아까의 검은 유저가 선전하자 좀 조급해진
태백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리고 순식간에 검을 집어넣고 냅다
도망쳤다.

'사자후...!'

『전부 퇴각! 휩쓸릴거다! 최소한 기지까지 도망쳐!』

태백의 목소리가 전장에 울리자
군인들은 잠시 멈칫했고, 태백의 길드원들은
말없이 신속하게 후퇴했다.
유저들은 강력한 길드 1위가 후퇴하는걸 보고
우왕좌왕하다가 하나둘 후퇴했다.

"젠장, 난 이야기했다!"

그시각, 전장에 있던 기사도 상황을 빠르게 파악했다.
기사를 레벨로 따지자면 34. 그는 변방의 기사다.
그래도 기사이기 때문에 최소한 여기있는 사람은
자신을 이길 수 없다.
하지만 저 앞에 모여드는 마력이 자신을 월등히
뛰어넘을 뿐더러, 제국왕성 중급 마법사의
마력량에 비교될 정도 였다.

"전군! 발을 맞춰 후퇴하라! 마법사는 전부
쫓아오는 고블린들을 요격하도록!"

지휘관의 외침에 군인들은 전부
퇴각하기 시작했다. 마법사들의 도움으로
더 빠른 후퇴가 가능했다.
서리가 검에 마력을 모으고 뛰어내리기까지 약 8초.
그 8초의 시간에서 후퇴하는 선택은 현명했다.

"피어라. 혈염설화."

얼음의 꽃이 피었다.

"키아-"

아름답게 펼쳐진 꽃은 고블린들이
일말의 비명도 지를새도 없이 삼켜나갔고,
마침내 땅위에 완전하게 피어났다.

"뭐야, 저게..."

한 유저가 거대한 꽃을 바라보며
작게 중얼거렸다. 침묵이 지배하는
이 곳에서 그 유저의 말은 아주 잘 들렸지만,
전부 같은 생각이였다.

'저게 말이 되냐고.'

태백은 침음을 삼키며 거대한 얼음의 꽃을 바라봤다.
이미 그는 서리의 약속은 까맣게 잊은지 오래였다.

'황금..아니, 다이아몬드!'

저 유저를 무조건, 무조건 내 길드로 만든다.
길드가 있더라도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한다!
길드 관계가 틀어저도 감수할 만한 자다!
저 자가 있으면 무조건 우리 길드는 세계최강이 될 수 있다.

"흐흐흐..."

그 유저가 서리인 것을 모르는
태백은 입맛을 다시며 얼음의 꽃을 바라보았다.

'넌 내꺼다!'

한편, 얼음의 꽃에 중심에 있던 서리는 마력을 계산중이였다.
유저들과 기사는 전부 후퇴한 것 같고,
나머진 전부 고블린이다. 고블린이 정말로 멍청하지 않은 이상
여기로 가까이 다가올리가 없다.
그럼 서리는 경험치만 날리게 되는 것이다.
그럼 경험치를 대량으로 얻으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여기로 오게 하면 된다."

************************

"범위가 어떻게 되나?"

기사는 마법사에게 얼음의 꽃의 범위를 물었다.

"저기 바닥에 깔려있는 빙판이 그 범위인 것 같습니다."

기사는 저 빙판의 범위로 들어가면
빙판을 밟든 밟지 않든 전부 얼어버린다고 추가설명을 들었다.
그리고 기사는 이것을 기회로 여겼다.
지금이라면 후방이 거의 끊긴 고블린들의 부대에게
큰 피해를 입힐 수 있다.

"전군! 돌격준비!"

""예!""

기사의 호령이 떨어지자 병사들은 일사분란하게
자신의 대형을 맞추었다.
유저들도 그 모습에 서둘러 다시 나갈준비를 마쳤다.

"전군, 돌-?!!"

기사의 명령이 떨어지기 전, 땅이 크게 울렸다.
그리고, 얼음의 벽이 얼음의 꽃에 좀 멀리 떨어진 상태로
솟아났다. 숲밖에 나와있는 고블린들은 도망치지도 못하고
갇혀 버린 상태였다.

"무슨...?!"

기사는 진군명령을 내리지 못하고
살짝 굳은 표정으로 얼음의 벽을 바라보았다.

"잘 되는군..."

서리는 현재 마력을 거의 몽땅 써서
살짝 몸에 힘이 빠진 상태였다.

"시야가 안 보여 걱정했는데 말이지.."

서리가 얼음의 벽을 쓰려 한 순간,
얼음의 꽃 주위의 시야가 환하게 보였다.
얼음의 꽃이 서리의 시야가 된 것이다.
그 덕에, 현재 고블린의 대부분을 얼음의 벽 안에
가둘수 있었다.

"자, 몰이사냥 시작이다."

서리는 손바닥을 천천히 오므리기 시작했다.

-쿠구궁!

얼음의 벽 때문에 도망치지 못하던 고블린들은
얼음의 벽이 진동하자 벽에서 멀찌감치 물러났다.
그리고, 벽이 고블린들을 덮쳐오기 시작했다.

-쿠구구구구구

점점 가까이 다가오는 벽들을 피해
고블린들이 도망치는 현장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였다. 깔려죽는 고블린, 창칼에 찔려죽는 고블린.
혼비백산하게 도망치던 그들은 깨달았다.
자신들의 앞에도 죽음이 기다리고 있다는걸.

-쿠구구구구구

벽은 고블린들을 기다리지 않고 계속 다가왔고,
이윽고 고블린들은 서로를 밀어대기 시작했다.
결국 튕겨나간 고블린은 얼음의 꽃의 범위에 들어가자마자
얼어 붙었고, 얼어붙은 고블린을 발판삼아 서있으려던
고블린도 얼어붙었다.
결국, 마지막 남은 고블린은 단말마를 외치며 얼어붙었다.

"인가아아안!!!!!!"

-쩌적

모든 고블린이 얼어붙은걸 확인한 서리가
마법을 해제하자, 꽃과 벽이 같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무너지며 작은 얼음조각들이 날리며 빛나는
모습이 장관이였다.
살아남은 고블린들과 유저, NPC들은
그 모습에 바라보고만 있을 수 밖에 없었다.

"고블린들이 안보여..."

서리의 공격에 잔뜩 겁 먹은 고블린들은
숲안에서 나오지 않았다.
유저들은 잠시 이런 상황에 당황해
서로 수군거렸다.

"이런 상황에는 어떻게 하지...?"

"별 수 있나, 우리가 숲으로 들어가야지."

"이거 막는거 아니였어?"

한편, 태백은 길드에게 공격준비를 내렸다.
의문을 표한 길드원에게 게임개발사가 이걸
가만히 두겠냐고 일갈을 친 후,
그는 가벼운 상처들을 회복시켰다.

"애들아, 우리 공격 준비하자."

태백쪽을 지켜보고 있던 하루는
카이와 루아에게 나지막히 말했다.

"공격? 하지만 고블린들이 안나오는걸..."

"지금 태백 길드쪽 봐봐. 준비를 하고 있잖아.
최소 무언가가 나올거라는 건 확실하다고."

실제로 눈치빠른 몇몇 파티나 길드들은
공격준비를 하고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숲속에서 진동이 울렸다.

"멍청한 놈들! 그러고도 너희들이 왕의 전사냐!"

숲속에서 나타난 것은 3미터에 달하는 거구의 검은 고블린.
폭팔할것같은 근육으로 이루어진 몸에
한쪽 손에는 누구도 막지 못할것 같은 거대한 대검이 들려 있었다.

"전군, 돌격! 인간들을 쓸어버려라!"

검은 고블린의 노호같은 고함소리와 함께
보이지 않던 고블린들의 울음소리가 들려오며
파도가 되어 몰려왔다.

『Danger!고블린 로드 Lv.35가 나타났습니다!』

『고블린들의 사기가 회복됩니다!』

『고블린들이 광화상태에 빠집니다!』

『고블린들의 공격력이 강화됩니다!』

"드루이드, 화염구를 발사하라!"

어느새 로드의 옆에 늘어선 고블린들이
마법을 영창하기 시작했다.

"마법사들은 화염구를 파괴하라!
전군, 수비대형!"

기사는 노련함을 보이며 군사들에게
일사분란하게 명령을 내렸다.

"우리의 몸을 보호할 방패를! 『실드』!"

유저들은 마법을 사용해 대규모 장막을 치거나
파티원들을 보호하는 장막을 펼쳤다.

-쾅! 콰광!

고블린들의 화염구가 발사되자
몇몇 화염구는 마법에 의해 파괴되고,
남은 몇몇 화염구가 바닥에 떨어졌다.

"알아서 피하라고! 자, 돌격!"

태백의 말이 떨어지자 태백의 공격대들이
앞으로 돌진했다. 그에 지지않듯 다른 길드들도
공격대가 선두로 달려갔다.

"저건 내꺼다!"

순간, 태백의 신형이 급속히 빨라지더니
어느새 고블린들과 제일 먼저 맞부딪쳤다.

"죽어라!"

로드의 버프를 받았음에도 고블린들은
태백의 검에 추풍낙엽으로 쓰러지자,
고블린 로드가 어느새 다가와 태백에게
검을 휘둘렀다.

"죽어라, 인간!"

"너나 죽어라!"

고블린 로드의 대검이 바람을 가르며
매섭게 휘둘러졌다. 거구의 태백이 검을 들어
막았음에도 그대로 주욱 밀려날 정도의 괴력이였다.

"재밌구만...."

태백은 입맛을 다시더니 그대로
다시 달려들었다.

"크아아앗!"

몬스터를 학살하며 다시 찬 패시브 효과로
강화되어있는 태백이였는데도 5연격,
5연격이 한계였다.

"크아아아아!!!!"

"대장! 무리하지마!"

"적을 불태울 화염의 화살을! 『파이어 애로우』!"

-콰쾅!

파이어 애로우가 로드에게 적중해
로드가 잠시 주춤한 순간, 태백은 빠르게 물러나
공격대와 합류했다.

"나도 알아 인마, 간좀 본거야."

눈앞의 인간이 물러나며 다른 인간과 합류하자
로드도 조금 낌새를 눈치챘는지 살짝 물러났다.

"젠장, 왜 저렇게 빠른거야?!"

다른 유저들은 이제야 태백이 있는 곳에
간신히 도착하고 있었다.

"이건 우리꺼니까 건들지마라!"

태백의 일갈에 유저들은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고 우왕좌왕하고 있었다.
분명 저 로드는 강하지만 포인트를 많이 줄것이고,
하지만 무시하고 잡기에는 태산의 길드원들이 강했다.
죽는 패널티를 무시해서라도 잡는 이득이
없는 것이다.

"젠장..."

"어쩔 수 없지...다른 고블린이라도 잡아!"

결국, 대부분이 포기하고 다른 고블린들을
잡기 시작했다. 남아있는 사람은 스틸의
기회를 간간히 엿보고 있는 유저였다.

"자자, 로드 사냥 시작이다!"

태백의 기합과 함께 공격대원들이 포진을 짰다.
그리고 후방에서는 마법사들이 캐스팅을 시작했다.

"나머지는 잔당 정리하고! 마법사들을 보호해!"

"크오오오오오오!!!!!!!"

순간, 로드가 포효를 지르며 달려들었다!
공격대원들은 당황하지 않고 능숙하게 로드에게
대응하며 차분히 공격을 받아내었다.

"견딜만 하구만!"

태백은 로드의 대검을 요리조리 피해가며
로드에게 계속 공격을 날렸다.
결국,자신의 공격이 맞지 않자 화가 머리끝까지 난
로드는 괴성을 질렀다.

"크아아아아!!!!!!!!!"

그러자 멀리 떨어져 있던 화염구를 쏘던 드루이드들이
전부 태산을 향해 지팡이의 끝을 돌렸다.

"대장! 위험해, 화염구가 날라온다!"

길드원의 외침과 동시에 수많은 화염구가
태백이 있는 곳으로 날아왔다.

"방패, 막아! 마법사 실드 펼쳐!"

"우리의 몸을 보호할 방패를! 『실드』!"

-콰광!

"으아앗!"

"크악!"

마법사들이 작지만 급하게 실드를 펼치고 탱커들이
방패로 막았음에도 넓게 퍼지는 범위 때문에
모든 길드원들을 보호하지 못했다.

"크흐흐..."

로드가 태산 길드원을 보며 비웃음을 흘렸다.
태산 길드의 사망자는 없었지만 몇몇
꽤 심한 화상을 입은 상태였다.

"이 새끼가!"

태백은 거칠게 앞으로 뛰쳐나갔다.
길드원들은 태백의 갑작스러운 행동에
태백을 막지 못했다.

"대장!"

"위험하다고!"

나도 알고 있다고.
태백은 겉으로는 흥분 한것처럼 보였지만
속으로는 냉정한 상태였다.
자신이 로드와 겨루는 몇초동안은
몸을 추스르라는 뜻이였다.
감 좋은 길드원들은 서둘러 자신의 몸을
간단히 치료하고 다른 길드원들에게
언질을 주고 있었다.

"하아아압!!"

-카앙!

태백의 검과 로드의 검이 서로 부딪쳤다.
로드의 대검을 버티는 태백의 팔은 근육이
무서울 정도로 팽창하고 있었다.

"겨우 이정도냐? 흐아아압!"

태백은 순간 팔에 힘을 더 넣어 로드의 대검을
밀어내고 민첩하게 물러났다.

"애들아, 준비 됬냐?"

"오케이!"

"아까는 방심한거라고?"

태백이 시간을 잠시 끄는 동안
심각한 상처는 전부 치료 완료한 길드원들이
전의를 불태웠다.

"쿠오오오오!!"

로드는 포효를 터뜨리더니 도약했다.
순간 시야에서 로드가 사라지자,
길드원들은 방어에 힘을 모았고, 시야를
주로 보던 길드원 몇몇만 로드를 찾았다.

"위다!"

"드루이드들이 마법을 쓰려한다!"

위에서는 로드, 앞에서는 마법,
그야말로 진퇴양난의 순간, 태백은 웃었다.

"나한테 버프 걸 수있는거 전부 걸고, 나머진
전부 실드나 방어액티브 써."

순간적으로 태백의 몸에 깃드는 실드.
이거라면 몇 분이나마 로드와 호각을 이룰수 있다.

"간다!"

태백이 다리에 힘을 주고 힘차게 박차자
순식간에 로드에게 다가갈 수 있었다.

'웃어?'

오냐, 그렇게 자신만만한 본데, 받아봐라!
태백이 날아가는 가속도를 더해 검을 휘두르는 순간,
로드의 몸이 전체적으로 옅은 붉은 빛을 뛰었다.

"뭔?!"

칼날을 부딪힌 순간, 태백은 깨달았다.

'속았다.'

놈은 드루이드들에게 화염구를 쏘라고 하지 않았다.
자신에게 버프를 건것이다. 우리의 실수,
아니 내 잘못이다.

"크악!"

순식간에 튕겨나간 태백이 땅바닥에 쳐박혀
몇 바퀴를 굴러나갔다.

"대장!"

태백은 잘 움직이지 않는 몸을 일으켜
정면을 봤다. 길드원들이 로드의 대검에
고전하고 있었다.

"쏴라."

순간, 울린 중후한 목소리.
유저들은 잠시 멈칫하고 목소리의 주인공을 보았다.
로드였다. 유저들은 잠시 잊고 있었다.
처음에 로드가 말을 했던 것.

"대장, 어서 피해!"

드루이드들 앞으로 화염구가 떠올랐다.
이번에는 명백히 태백을 노리고 있었다.

"젠장!"

태백은 서둘러 일어나려 했지만 몸이 따라주질 않았다.
드루이드들의 화염구 시전시간은 약 6초.
3초정도 지난 지금, 피하기에는 늦었다.

"전부 후퇴해서 고블린을 잡아!"

이렇게 된 이상, 로드를 포기하고 다른
고블린의 포인트를 노려야 한다.
태백 죽으면 로드를 잡을 수 없다.

"후퇴!"

다른 길드원들도 그것을 아는지
빠르게 철수를 준비했다.
그리고 화염구가 발사되고,
로드는 도망가는 태산 길드원들을
쫓지 않고 태백을 보고 웃고 있었다.

"벌써 한번 죽으면 안돼는데..."

태백은 실없이 중얼거리며
화염구를 똑바로 쳐다봤다.
최소한 자신이 죽기 전까지 똑바로
노려볼 셈이였다.
그리고 화염구가 태백을 덮치기 직전,

-콰광!!!!!

새하얀 얼음의 벽이 태백 앞에 솟아올랐다.
얼음의 벽은 화염구를 맞고도
전혀 손상이 없었다.
태백은 멍한 얼굴로 얼음이 이어져 있는
끝을 바라보았다.
그곳에는 검은 기류를 몸에 두르고 있는
유저가 서있었다.

"일단 살았다..."

태백이 안도하는 순간,
유저는 가지고 있던 검을 천천히
들어올려 로드를 향해 겨눴다.
로드는 잠시 그 유저를 보더니


포효했다.

1
이번 화 신고 2019-04-05 17:33 | 조회 : 1,120 목록
작가의 말
Deemo:Hans

요즘 슬럼프가 왔습니다. 제가 이 길을 계속 가도 되는지에 대한 생각도 들고 자신감도 좀 떨어져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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