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화-새로운 세계



3화-새로운 세계

"....."

눈을 뜨자 막 내리쬐는 햇살이

피부에 부딪쳐 저마다 따뜻함을 뽐내고 있었다.

-부스럭 부스럭

손을 옆으로 핸드폰을 찾아 손을 더듬어

핸드폰을 집어 들었다.

"7시..."

핸드폰에 발신기록이 여러번 남아 있었다.

상아,현준,아영이 골고루 섞여있었다.

"밥....."

냉장고를 뒤져 먹을 것을 찾자,

저번에 사다놓은 샌드위치가 보였다.

"...좋네."

샌드위치를 해치우고 전화로 아영이에게 전화를 걸며

화장실로 향했다.스피커로 받침대 위에 핸드폰을 올려두고,

세면대에 물을 받았을 때,아영이가 전화를 받았다.

"야,이 개새애애애끼이야!"

분노의 찬 고함소리가 내 고막을 마구 공격했다.

스피커라 효과도 두배였다.

난 세수를 하면서 적당히 아영이의 설교를 흘려들었다.

세수를 마치고 수건으로 얼굴을 닦을 무렵,

아영의 잔소리가 수그라 들었다.

"...그래서,언제 들어올거야?"

"지금."

"루아,스카이아,하루.우리 닉네임이야."

"응."

전화를 끊고 캡슐에 다가가 오픈 버튼을 눌렀다.

캡슐뚜껑이 열리고 난 안에 있는 의자에 몸을 파묻었다.

"하아....."

'역시 편안하다.'

적당히 구부정한게 몸에 딱 맞는다.

난 닫음 버튼을 눌러 뚜껑을 닫고 안에 있는 고글을 썼다.

"후우......"

심호흡을 하자 조금이나마 들떠있던 마음이 진정됐다.

"또다른 세계로."

초반에 캡슐을 샀을 때,정해놓은 실행 키워드.

지금의 'Aother world'와 너무 잘 맞는다.

이윽고 내 눈앞이 컴컴해졌다.

잠시 뒤,조그만 하얀 네모가 생겨났고,

이윽고 점차 주변을 침식해나가며 온방향을 장악했다.

그리고 정면 위에 문구가 떠올랐다.

"어서오세요,'Aother world'에!"

그리고 밑으로 문구가 떠올랐다.

〉새로운 시작

"새로운 시작"

그대로 똑같이 말하자 음성안내음이 흘러나왔다.

-안녕하십니까?'Aother wolrd'를 구매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당신의 캐릭터의 닉네임을 정해주십시오.

난 처음부터 생각해 놓은 이름을 말했다.

"겨울...겨울서리로 하지."

-사용 가능한 이름입니다.시작의 공간으로 이동합니다.

내 시야가 일렁거리더니 내 앞에 거울이 하나 생겨났다.

"캐릭터의 외모를 설정해 주십시오."

난 손을 뻗어 나의 모습을 바꿔나갔다.

키는 좀더 크게,머리카락은 좀 길고,밑에서 묶는 방식.

얼굴은 딱히 바꾸지 않았다.바꾼거라곤 눈매랄까.

좀 차가워 보이게 바꾸었다.

"완료."

-정말 설정하시겠습니까?

다시 한번 확인하는 문구가 떠오르자

난 다시 한번 확인하고 설정완료를 했다.

-장비의 아바타를 성정해주십시오.

장비아바타는 말그대로 장비의 외형을 설정하는 것이다.

다만 이것의 단점은 장비를 원하는 대로

외형을 변하게 할수 있지만 장비의 이점이 좀 사라진다.

예를 들어,투구를 평범한 모자로 바꾸면

투구의 방어력은 그대로지만 투구가 얼굴전체를 보호하는 이점이

사라진다.이것은 월마든지

설정한것과 원래장비의 모습 둘 중 하나로 마음대로 바꿀수 있다.

하지만 설정한 외형을 바꾸려면 얼마정도의 돈을 내야한다.

"역시 가벼운게 좋겠지.

윗옷은 티셔츠로 하고,망토는 재킷으로 해주고,

하반신은 청바지,신발은 운동화로 부탁한다.

장갑은 검은 장갑,나머지는 그대로 둬라."

-설정했습니다.즐거운 시간되십시오.

기계의 음성이 끝나자마자 주위의 그래픽에서 다른그래픽으로

덮여간다.

-촤라라라라

이윽고 다른 유저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엄청나게 많이..

-웅성웅성웅성

한눈에봐도 드넓디 넓은 대기실에 거의 사람이 60%정도

차 있었다.

"어서 친구신청을 해야겠군."

홈페이지에서 본 조작방법대로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선을 긋자 목록창이 떴다.

그중 친구버튼을 누르고 아영이가 알려준 이름으로 친구신청을 했다.

그러자 몇 초도 지나지 않아 친구신청이 받아졌다.

-하루님이 겨울서리님을 채팅방에 초대하셨습니다.받아들이시겠습니까? -Yes -No

"Yes."

그러자 친구목록 옆으로 또 다른 창이 떴다.

-하루:이새끼!!!!!!!!!!

-루아:하하,아영이 단단히 화 났다.

-스카이아:진정하고.늦잠 잘 수도 있잖아 안그래?

-하루:그게 아니라 쟨 나보고 일찍 자라 그랬으면서 지는 일찍

안 일어나서 박친거라고!

'미안하게 됐다.어디보자...채팅은 음성 채팅인가?'

밑에 마이크버튼을 누르며 하고 싶은 말을 해보니

주변에는 들리지 않고 채팅방에만 말풍선이 올라왔다.

'오'

-겨울서리:미안하게 됐다.

-루아:우와,한이 이름이 겨울서리야?예쁘다!

-하루:뭐야,지는 관심없는것처럼 보이더니.

-겨울서리:됐고,누가 설명 좀 해줘.

-스카이아:그래,일단은 현재 시각이 7시 28분이지?

7시 40분에 이벤트 시작이고,지금은 자유시간이야.

-겨울서리:그래 너희들 어디 있냐?

-하루:후후,우린 공중에 있지~

-스카이아:일단 주위의 유저를 보지 않는 법을 알려줄게.

목록창에서 설정을 눌러봐.

-겨울서리:다음은?

-스카이아:파티원만 존재하기를 눌러봐.

현준의 말대로 그것을 누르자 순식간에 다른 유저들이 사라졌다.

-겨울서리:오

-스카이아:원래는 없는 기능인데 여기는 너무 혼잡하니

여기서만 사용할 수 있게 한건가봐.

-겨울서리:그러냐.

-스카이아:일단 파티 신청을 할테니 그거 받고,

우리 중에 아무나 눌러서 파티원에게 이동하기를 눌러.

-겨울서리:알았다.

-띠링

-스카이아님에게서 파티신청이 왔습니다.

받아들이시겠습니까?

-Yes -No

"받아들인다."

그리고 내 시야게 점멸하더니 천천히 주변환경이 바뀌었다.

그리고 내시야에 보인것은.....

창공이였다.

"무슨........"

난 공중에 서 있었다.

바닥을 보니 투명한 유리가 깔려있는 것처럼 투명했고,

바닥은 하늘을 반사하고 있었다.

나의 정면은 석양이 아름답게 빛나고 있었고,

그 빛은 바닥을 눈부시게 빛나게 하고 있었다.

길다랗고 얇은 구름은 석양의 아름다움을 한층 더 부각시키는듯 했다.

"예쁘네..."

"그렇지?"

목소리가 나는 곳으로 고개를 돌리자 거기엔 금발의 미남이 서 있었다.

잘생겨서 주변 여자들의 시선과 남자들의 시기 어린 질투를 받을 것 같았다.

한눈에 봐도 잘 만들어진 외모라는 거 알수 있었다.

"잘 만들었네,스카이아."

내가 비꼬듯이 이름을 부르자 그는 머리를 긁적이며

불평을 털어놨다.

"아,이거 하기 싫다고 했는데 거의 억지라니까."

겉으로는 불평을 해도 난 그것이 진심이 아니는걸 알수 있었다.

'보나마다 상아가 이름이 이쁘다고 했겠지.'

"다른 애들은?"

그러자 현준은 '하하'하고 어색하게 웃으며 손가락을

위로 올렸다.

"발?"

내 시야를 덮은 것은 새까만 신발바닥이였다.

-퍽

-쿠당

발에 밀려 넘어진 내가 다시 일어나려 하자

누군가 내 멱살을 잡고 들어 올렸다.

"음....누구?"

내 말에 앞에 있던,

은발 긴 생머리에 파란 눈동자를 가지고 있던

키가 좀 큰 미인은 한마디 판결을 내뱉었다.

"죽어라."

"음,현준?"

"미안하다.아침부터 짜증나는 일이 겹쳐서 저러는것 같아.

잠시만 상대해 주라."

"나 죽어."

"히...힘내!"

현준 옆에서 어느새 상아가 나에게 응원을 하고 있었다.

난 천천히 눈을 감고 한마디를 내뱉었다.

"발할라에서 보자."

바람을 가르는 소리가 들렸다.

***********

-퍽퍽 퍼버벅

은발의 미인이 무시무시한 기세로 바닥에 엎드려 있는

남성을 패고 있었다.

하지만 남성은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는 듯 표정이 평온했다.

"진작 말하지."

"하하,어차피 이따가 설명해 줄테니까."

난 천천히 눈을 미인에게 옮겼다.

"이제 그만 좀 하지?이정도면-"

"닥쳐."

"옙."

닥치라신다.이미 눈치 챘겠지만 이 여성은

신아영.현재 히스테리가 폭발한 상태이다.

앞의 현준 옆에 달듯 말듯 서있는 여성은 상아.

분홍색 단발과 붉은 눈동자가 잘 어울렸다.

또 몸매또한 이전과 바뀌지 않아 파격적이였다.

"감상은 어때?"

현준이 나름 웃음기를 지우고 진지하게 물어보자,

아영도 발을 떼더니 진지하게 답했다.

"수준이 높아.그래픽이라곤 생각도 못 할 정도로."

확실히 석양은 그래픽을 넘어선 무언가다.

확 보면 이건 그래픽이다,이건 그래픽이다 하는데

그래픽 같지가 않다.

"시간 다 됐지 않아?"

이럴 때 적절히 껴 들어가 준다.

얘네들은 컴퓨터 이야기만하면 사람이 달라진다니까?

현준은 잠깐 손을 휘휘 젓더니 허리헤 한 손을 얹으며

어쩔 수 없다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래,가자.슬슬 게임도우미가 설명을 할거야."

아영은 못마땅한듯 하늘을 보며 '나가기'라고 중얼거리자

잠시 뒤,아영의 모습이 사라졌다.

뒤이어 현준과 상아도 모습이 사라졌다.

"신기하네.나가기"

-여기서 나가시겠습니까?

"응."

이윽고 내 시야도 어지럽게 회전하더니 이내

내가 처음 왔었던 장소로 돌아갔다.

"나가는 방법 모를 줄알았는데 다행이다."

현준이 안심한 듯이 한숨을 후우-하고 쉬었다.

"근데 사람이 왜 이렇게 많아?"

"아무래도 파티만 보이기 기능이 해제된것 같아."

아영이 좀 떨어진 곳을 가리키며 말했다.

"저기서 시작할건가보다."

눈을 찌푸리고 보니 좀 작지만 어제 생방송에서

봤었던 관리자의 모습이 보였다.

"관리자인가."

"우린 도우미라고 부르기로 했어."

-아아,마이크 테스트!마이크 테스트!

"7시 40분이다."

방금까지 시끄럽던 광장이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여기는 게임이고 자기목숨이0 관리자 마음대로라는 것을 깨닫고 있는것이다.

-자자,그럼 지금부터 설명할게!

너희는 각자 짜여진 파티나 혹은 혼자

각기 다른 서버로 이동될거야!

하지만 그 가는 중간에 또다른 이벤트가 있으니까 기대해!

먼저 이벤트에 참가하는 방법은

'이벤트 참여'라고 말하면 창이 떠.

거기다 자신이 말하고 싶은 명대사를 말하면 돼!

보상이 꽤 짭잘하니 도전해보라구!

자,그럼 지금부터 '이동'이야!

관리자가 손뼉을 치자 엄청난 진동이 땅을 뒤흔들었다.

"우왁!"

"뭐야!"

"으아악!"

관리자는 웃음을 지으며 속삭이듯이 조용이 말했다.

"이동."

-쿠콰콰쾅!!

"바닥이!!!!"

"무너진다!"

"으아아아!"

바닥이 굉음을 내며 무너졌고,어느새 광장에

있던 모든 유저들이 밑으로 떨어졌다.

관리자는 공중에 떠서 느긋하게 손을 흔들었다.

"모두 즐겜~"

********

"......기분 나쁘게."

현재 난 어떤 건물 중앙 홀에 앉아있었다.

나말고도 다른 플레이어들도 자리에 앉아 쉬고 있었다.

"다 적었냥?"

바로 이 NPC 때문이다.

어딘가레 떨어져 혼란스러워 하는 우리에게

NPC는 강제로 '앉게'하고 이벤트에 참여하라고 했다.

'어차피 8시까지 사람들을 전송받고 시작해야 한다.'고 했다.

그 결과,지금 상황이 이렇게 된것이다.

"글쎄다."

"우후후후,얼른 적으라냥."

현준과 상아,아영은 머리를 긁적이며 고민하고 있다.

어지간히 고민되는 것이다.

난 이미 적고 느긋하게 주위를 둘러보는 중이다.

무릇 이런걸 적으라하면 중2중2한 답변을 적어야 채택확률이 올라간다.

하지만 다른 사람이 더 잘 썼을 것이다.

"지금 몇시지?"

"7시 50분이다냥~!"

혼잣말로 중얼거리자 어느새 내 곁으로 온

NPC가 귓가에 속삭였다.

아까부터 이놈은 내 주위를 돌며 흥미롭다는 듯 재미있다는 듯

날 쳐다보고 있었다.

"아까부터 뭔데 거슬리게 내 주위에 있지?"

날카롭게 쏘다붙이자 NPC는 시선을 피하며

어깨를 으쓱거려 내 말을 흘렸다.

"니 할일 해라,어슬렁 거리지 말고."

"내가 싫냥?"

"응."

"하지만 날 좋아하는 사람이 더 많다냥."

NPC는 그렇게 말하고선 눈동자를 오른쪽으로 살짝 옮겼다.

그 동작에 주위를 살짝 보니 아까부터 NPC와

대화하고 있는 나를 몇몇은 부럽다는 듯이 쳐다보고,

몇몇은 질투심에 찬 눈빛으로 바라봤다.

'부럽다는 눈빛은 이해되는데 질투는 왜?'

NPC가 의기양양한 눈으로 자신감있게 말했다.

"이제 알겠냥?너완 다르다냥."

확실히 귀여운 얼굴에 살짝 갈빛을 띄는 피부,

쭉 뻗은 장신,갈색 단발,거기에 하반신에 고양이꼬리,

머리엔 고양이 귀,이것을 보고 귀엽지 않다고 하는 사람들은

뭔가 일이 있어서 싫어한다고 자부할 수 있다.

"저...저기."

"뭐냥?"

"귀 만져봐도 되요?"

상아다.고양이를 좋아하니 만지고 싶은 마음도 이해된다.

지금 눈이 초롱초롱하다.

NPC는 '후후'하며 승리자의 눈빛으로 날 보더니

'그래라냥.'하며 앉아서 머리를 상아쪽으로 기울였다.

-쓱쓱

"부...부드럽다..."

상아가 해탈한 눈으로 헤실헤실 웃었다.

그런 바보같은 모습에 난 한숨을 쉬며 자리에 주저 앉았다.

"너 뭐냐?"

"난 미유라고 한다냥!"

"아니,이름 말고."

미유라는 NPC는 뭔가 숨기고 있는 것 같은 표정이였다.

누구보다 이런 표정을 알고 있는 나이기에

심히 미유가 거슬렸다.

"후후,알고 싶냥?"

"얼른 말해라."

팔장을 끼며 눈을 가늘게 뜨고 노려보자,

미유는 킥킥 웃더니 자리에서 폴짝 일어났다.

"으에-"

상아가 아쉽다는 듯 손을 뻗었지만 미유는 무시했다.

"지, 시간이 됐다냥!튜토리얼을 시작하자냥!"

모두에게 소리치며 내 옆을 지나쳤다.

이 한마디를 남기면서.

"이따가 알거다냥."

"무슨!"

궁금증만 낳는 대답에 난 뒤를 휙 돌아봤지만

미유는 거기 없었다.

어느새 미유는 광장의 끝,단상 위에 서있었다.

"자,그럼 모두 잘가라냥!"

미유의 말이 끝나자마자 외곽에 있던 유저들이

하나씩 사라지기 시작했다.

"또 전이인가!"

"이젠 재미없다고!"

"난 재밌는데?"

"닥쳐!"

난 유저들을 제치면서 미유에게 다가갔다.

"너 내 질문에 대답을..!"

"아,추가질문은 안 받는다냥~잘가라냥~"

내 손이 미유에게 닿기 전,나는 전이됐다.

*************

"무슨...!"

전이되자, 내가 본 것은 우주였다.

옆에는 다른 유저들이 계속해서 보였다.

같이 떨어진다.

'몸이 안움직인다.'

중간중간에 공간의 일그러짐에 유저들이 닿으면

유저들이 사라졌다.

아마 저것이 각각의 서버일 것이다.

그리고 현재 내 몸은 강제로 이동되고 있는 것이다.

그 예로 내 몸이 내 앞에 있는 공간의 일그러짐을 피하고 있다.

"경치는 좋네."

확실히 인위적으로 만든 우주라도 아름답다.

누구나 이런 우주를 본다면 아름답다고 할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의 일그러짐이 보였다.

그리고 몸은 움직이지 않았다.

"저건가?"

점점 공간의 일그러짐에 내 몸이 다가갔고,

암전이 일어났다.

"안녕?"

어느순간 내가 인지하지도 못한 사이에

난 하얀공간에 있었고,

내 앞에서 인사를 하는 생방송 때의 관리자가 보였다.

"넌..."

"응,생방송 때의 관리자야."

이름이...

"팀."

"응."

"내가 듣기로는 이때 나의 스킬을 알 수 있다고 했다."

"더불어 가디언도 받지!"

팀은 뒷짐을 지며 미소를 지었다.

"얼른 알려줘."

"좋아,너의 스킬은 '불굴'이야!"

"불굴?"

"니가 봐봐!"

말없이 손을 움직여 스킬창을 확인하자,

'불굴'이 적혀저 있는 걸 확인 할 수 있었다.

-불굴

패시브

머리가 잘리거나 하지 않는 이상 죽지 않는다.

단,이것의 유지 조건은 자신이 포기하지 않는 것이다.

"끝?"

불굴을 보고 내가 어이 없다는 듯이 쳐다보자,

팀은 '헤에'하더니 웃는 낯으로 말했다.

"조커 같은거야.이런 조커 스킬이라니."

"자신이 포기하지 않는 것이 뭐지?"

"이건...그래.정신적인 문제야.

팔이 잘려도, 다리가 날아가도,심장이 꿰뚤려도

자신의 의지가 있다면 '죽지 않아'

뭐,뇌가 날아가도 죽지는 않지만 생각할수가 없으니

죽은 거나 마찬가지지만."

"말하자면 불사라는 거군."

팀은 나의 말에 손가락을 턱에 몇 번 두드렸다.

"음....엄밀히 말하면 불사와는 달라.

불사는 마나가 소비돼.그리고 죽고 싶다라고 생각해도 죽지 않아.

다만 마나를 공급하는 걸 멈추면 죽겠지.

하지만 너는 정신력 쪽이랄까?"

정신쪽이라...어렴풋이 알것 같은데...

"그 예로 나는 고통 감도를 100%까지 올리는 걸 추천해."

"고통?"

이 게임에는 고통 감도 시스템이 존재한다.

0%부터 100%까지 10%이하는 아무리 아파봤자

어디에 세게 부딪힌 정도

20%는 발가락 같은 곳을 부딪힌 아픔정도다.

100%는 그런 아픔을 온전히 전달한다.

칼에 찔리면 칼에 찔린 아픔,

바늘에 살짝 찔리면 따끔한 정도.

그것을 지금 100%으로 맞추라고 하는 것이다.

"왜지?"

"너에게 어울릴 것....같아서?"

팀은 고개를 옆으로 살짝 기울리며

귀여운 포즈를 했지만 내 머릿속에는

하나의 가설이 떠올랐다.

"너희 기억을 읽나?"

나의 말에 팀은 인위적으로 놀란 표정을

짓더니 박수를 쳤다.

-짝짝짝짝

"맞았습니다!하지만 안심하라구!기억은 우리 관리자 밖에

몰라.운영자도 모른다구."

순간 화가 났다.

"워워,그런 무서운 눈빛으로..켁!"

어느새 난 팀의 멱살을 잡고 있었다.

"그 마유인가 하는 녀석도 알고 있었던 거냐!"

"응,관리자는 유저의 기억을 전부다 담고 있지."

팀은 싱글벙글하며 전혀 괴롭지 않은 듯이 미소를 짓고 있었다.

"넌...!그게, 어떤, 의미인지 알고 있었으면서도....!"

"하지만 우린 너희들의 말로 데이터야.

살아 있지 않아.너희들과 같은 사랑이란 것도

가족이란 것도 외로움이라는 것조차 몰라.

우린, 입력된 존재니까."

"알고 있다!....하지만....하지만"

내 기억의 치부를 남한테 보이는 것이 극도로 싫었을 뿐이다.

하물며 이런 데이터에게 조차도.

"...보답으로 이거 하나를 주지."

"뭐?"

팀은 간단히 내손을 뿌리치고 지팡이를 들었다.

지팡이 끝에선 희미한 빛이 흘러나왔다.

"난 지금부터 널 죽일거야.

1분간 난 널 수없이, 수만번 죽일 수 있어.

다만,조건은 고통 감도를 100%으로 맞추는 것

뭐,그만큼 죽고 정신쪽 문제는 너의 책임이야.

만약 이것을 받아들인다면 못해도 상위 20~30%한에는 들겠지."

"......."

너무 달콤한 조건.

아니,그리 달콤하지는 않다.오히려 쓰다.

그럼에도 뭘까, 이 감정은.

"하지."

나의 그 한마디에 팀은 표정이 밝아지더니 지팡이의 끝을 내게 겨누었다.

"좋아!온갖 방법으로,최대한 고통스럽게,이세상의 모든 고통을 받게 해줄게."

지팡이의 빛이 반짝거림과 동시에

감각이 멎는 것 같은 느낌이 쏟아져 왔다.

"~~~~~~~~~!!!!!!!!!!!!!!!!!!!!!!!"

비명을 지를 힘조차 나지 않는다.

너무 아프면 소리조차 지르지 못한다는말이 사실인 것처럼.

난 바닥에 널부러져 꿈틀댔다.

"!!!!!!!!!!!!!!!!!"

1초가 수억년에 가까운 시간처럼 느껴졌다.

간간히 들려오는 목소리.

"그~래~도~버~텨~줘.~내~기~를~했~거~든."

"넌~기~대~하~고~있~는~루~키~중~하~나~니~까."

얼마나 지났을까,난 고통을 구별할수 있었다.

아픔은 줄어들지 않았다.

움직일 수도 없었다.

조금 익숙해진것 뿐이다.

사람은 참 무섭다.고통도 익숙해지면 그게 고통인지 모르니까.

화상,산성으로 온몸이 녹아내리는 고통,

피부가 벗겨지고,손톱이 뜯겨지며,온몸이 난도질 당한다.

그런 세계에 갇혀버린것 같았다.

인격이..무너진다.

'그래도 되나?'

어디선가 나에게 물어온다.

'그대는 이것을 그냥 받아들일 건가?'

힘겹게 입을 떼어 대답한다.

'아파..'

'난 그대가 이것을 별로 아프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을 안다.'

'알지도...못하면서.'

'잘 알고 있다.그리고 자네의 기분도 알지.'

'뭐?'

'조금만 버텨라,곧 알게 될거다.'

의미도 모른채 그 목소리는 더이상 들리지 않았다.

다만,나에겐 조금이라도 위안이 되었을지도..

*********************

천천히 눈을 뜨자,

빌어먹을 놈의 면상이 보였다.

몸을 움직이려 했지만 움직일 수 없었다.

놈은 누워있는 나의 얼굴 위로 얼굴을 들이밀었다.

"꺼...져."

"너무한다.그래도 용케 버텼네.

이걸로 넌 고통을 무시할수 있어."

"꺼지..라고."

온몸에 땀이 수두룩하다.

아무래도 탈진한 것 같다.

"그럼 보내 줄게.잘 하고 와."

천천히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처럼,

팀의 얼굴이 점점 흐려지면서 멀어졌다.

하지만 난 팀의 미소가 똑똑히 보였다.

나는 웃었다.

팀도 웃었다.

악마가 웃었다.

'아,무슨 기분인지 알겠다.

난 이녀석을..

죽여버리고 싶은 기분이야.'

5
이번 화 신고 2018-06-18 15:32 | 조회 : 1,157 목록
작가의 말
Deemo:Hans

이것은 완성본이 아니기 때문에 언제든지 수정할수 있다는걸 말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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