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2 45화

성진이를 비롯한 ‘SONG’ 성우들은 이호원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이호원은 ‘SONG’에 대한 세세한 설명과 앞으로 진행하게 될 일정과 요일에 대한 설명을 하기 시작했다.
또한 ‘SONG’에서 불러야하는 노래와 그것에 대한 주의점 등을 설명해주었다.
어느 정도 설명을 마친 호원은 둘러보며 물었다.

“ 질문이라도 있나요?”

그때, 성진이의 옆자리에 앉아있던 한 남자가 입을 열었다.

“ 노래를 불러야하는데, 만일에 소화해내지 못하면 어떻게 됩니까? ”

“ 흠, 사실상 여러분들에겐 그만한 경험이 있기에 섭외한 것이기도 하지만, 만일에 소화해내지 못하신다면 다른 가수 분을 섭외해서 그 부분만 좀 바꿔볼 생각입니다. 의외로 그러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이호원의 말에 남자는 끄덕였고, 더 질문이 나오지 않자 각자 앞에 대본이 놓여졌다.
성진이는 그 대본을 펼쳐 읽어보았고, 영화 속 캐릭터들의 대사들이 보였다.

“ 지금 여러분들이 받으신 대본이, 더빙 대본이고요. 지금 한 번 확인차로 조금씩만 녹음실에 들어가서 연습해보려고 합니다. 먼저 성진씨는 처음이시니까 다른 분부터 먼저 할게요. ”

성진이도 내심 안심하며 다른 사람이 하는 것을 보고 배우려 집중했다.
첫 번째 순서는 아까 처음 질문을 했던 남자였다.
하경우라고 불리는 남자는 녹음실에 들어가 준비했다.

“ 자 그럼, 경우씨. 찰리의 입 모양에 맞추어 해주세요. ”

경우는 끄덕이며 자신의 역인 찰리의 입 모양에 맞추어 독특한 발성을 하며 더빙하기 시작했다. 재미나고 독특한 목소리에 성진이는 감탄했다.

까칠하지만 노래를 사랑하는 찰리는 항상 테드를 비꼬며 다혈질인 친구이다.
목소리에서 얄미운 느낌의 까칠함이 표현되자 경우의 실력이 점점 더 돋보였다.
성진이가 감탄을 하는 사이에 어느새 경우의 연습이 끝났고, 이호원도 별 말 없이 오케이 사인을 보냈다.

경우로 시작해서 성우들인 세환, 윤진, 예은, 등 차례차례 연습을 했고,
어느덧 성진이의 차례가 다가왔다.

언 듯 보기에는 쉬워 보였지만 결코 쉬울 리가 없었고, 성진이는 긴장되는 상태로 녹음실에 들어갔다.

“ 자, 성진씨 너무 긴장하지는 말고, 그냥 앞에 화면에 나오는 테드 입 모양에 맞추어 목소리를 연기해주면 되요. ”

이호원의 말에 성진이는 끄덕였고, 집중하기 시작했다.

▷「SONG」테드. 저장된 데이터가 있습니다. ◁
▷「SONG」테드에 몰입합니다. 연기력이 49% 상승합니다.◁
▷「SONG」의 테드 목소리를 분석합니다. 목소리의 영향력이 증가합니다.◁
▷목소리의 분위기가 변화됩니다. ◁
▷「기적의 탑스타Lv.3」로 인하여 연기력이 x2(소) 만큼 증가합니다.◁
▷일정 집중도를 넘었습니다. 연기력이 32%증가합니다.◁

시선을 화면에 두고 테드가 나오는 순간을 눈에 담았다.
몇 번이고 영화를 봤기 때문에 대사를 하는 때인지 아닌지는 예상할 수 있었다.
다 기억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대충 이 다음에 말하는지 안 하는지는 알 수 있었다.
이제 곧 테드가 말하는 때이자 성진이는 천천히 숨을 내쉬고 입을 떼었다.

“ 나도 알아. 그래도, 난 노래를 부르고 싶어. 그게 내 바람이야 ”

살짝 테드의 속도와 엇갈리기는 했으나, 테드의 목소리로는 어색함이 없어 훌륭했다.
성진이 본래의 목소리를 버리지 않은 선에서 새롭게 좀 더 업그레이드 된 느낌의 목소리였다.
이호원을 포함한 성우들과 기술자는 표정을 수시로 바꾸며 성진이를 바라보았다.

성진이가 연습 분량까지 해내고 나자 수고했다는 의미에 박수가 작게 울렸다.
성진이가 살짝 안심을 하며 녹음실을 나왔다.
이호원이 의외라는 표정으로 눈썹을 치켜들며 웃었다.

“ 나쁘지 않던 걸요? 원래 성우라고 해도 믿겠어요.”

“ 아, 하하 감사합니다. 너무 긴장했는데 여러 번 보고 온 보람이 있었네요..”

성우들도 성진이를 칭찬했고, 분위기는 차가움 없이 훈훈하게 마무리 되었다.
회의도 마쳤고, 성진이도 이만 나가려던 찰나 이호원이 성진이를 불렀다.

“ 성진씨”

“ 아, 네 ”

“ 오늘 잘하셨어요. 다만 아직 속도에 대한 적응은 미숙해보이니 그 점만 조심하시면 될 거에요. ”

“ 네, 확실히 타이밍 맞추기가 어렵더라고요. ”

성진이가 머리를 긁적이며 웃자 이호원도 마주 웃었다.

“ 그렇기는 하죠? 더빙이 배우들이 하는 연기랑 다른 이유도 배우는 대본 속에서 자신이 상상하는 대로 표정과 행동을 하며 연기하지만, 성우들은 정해진 캐릭터와 표정 성격을 바탕으로 자신의 색을 내기 보다는 그 캐릭터에 부담 없이 목소리를 내어 해내야 하거든요.
같은 연기류 일지라도 확연히 다르죠. 그래도 오늘 너무 잘하셨어요. 전 정말 테드를 실사판으로 보는 줄 알았어요. ”

“ 에이, 성진씨 만큼이나 잘생긴 캐릭터도 보기 힘들걸? ”

옆에서 기기 기술자인 조수연이 웃으며 말했다.
그러자 성진이는 낯간지러워 머쓱하게 웃었고, 이호원은 그녀의 말에 긍정하며 맞장구쳤다.

“ 그건 맞지. 오늘 너무 수고했고, 타이밍 부분만 조금 신경을 써서 하면 될 것 같아요. 하하, 제가 너무 시간을 잡아먹었네요. ”

“아, 아닙니다. 그럼 가보겠습니다.”

“ 잘 가시고, 다음주에 봐요. ”

“ 네. ”

성진이가 조수연과 이호원에게 인사를 마치고 준우와 함께 다음 스케줄을 위하여 걸어서 약 10분 거리인 ZBC방송국으로 향했다.

“ 내내 영화만 본 보람이 있었네? ”

“ 그렇게, 아직도 떨려서 다리가 후들거린다. ”
성진이가 깊게 한 숨을 쉬며 웃었다.
그러자 준우가 장난끼 가득하게 웃으며 으쓱였다.

“ 그런 것 치고는 잘만 하던데 뭘.. ”

“ 괜찮은 척. 하는 거지... 엄청 떨려서 목소리가 달달 떨리지 않았나 싶을 정도라고.. ”

“ 크크 괜찮아. 괜찮아. 티 하나도 안 났어.”

웃으며 걷던 중에 갑자기 성진이를 향한 누군가의 불음이 들렸다.

“ 어!!... 서..성진이 오빠 아니에요?! ”

성진이가 몸을 돌리자, 중학생으로 보이는 여학생이 잔뜩 흥분한 얼굴로 성진이를 바라보고 있었다.
성진이가 눈을 깜빡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 네.. 박성진 맞습니다. ”

“ 헐!!! 대박!.. 저, 저 오빠 팬이에요!! 헐..”
성진이가 자신을 팬이라고 칭하는 여학생을 보며 화사하게 웃으며 반갑다고 인사했다.여학생은 혹시 사인을 해줄 수 없냐고 물었고, 성진이는 흔쾌히 승낙했다.

“ 이름이 뭐에요? ”

“예림이요!.. ”

“ 이름 이쁘네요. 제 팬이 되어줘서 고마워요. 여기요. ”

성진이의 사인을 받은 여학생은 방방 뛰며 좋아했고, 성진이와 함께 사진까지 찍자 황홀한 듯 품에 사인과 휴대폰을 꽉 안으며 웃었다.

“ 허? 박성진이다. ”

“ 대박! 진짜!!”

하나 둘 씩 성진이를 알아보기 시작했고 멀리서 달려오듯 몰려드는 것이 보였다.
그 모습을 보자 준우가 성진이의 손을 잡고 뛰기 시작했다.

“ 헙! 야 박성진 얼른 뛰어!! 저 사람들 다 상대하면 지각이야. ”

“ 어-.. 어어!”















모든 촬영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침대에 쓰러지듯 눕자 귀가 아닌 머릿속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 박성진, 오랜만이야. ’

“ !?... 포포? ”

다름이 아닌 포포였다.
오랜만에 듣는 목소리인지라 반가움이 쏟아났다.
성진이가 입 꼬리를 올려 웃으며 포포를 불렀다.

“ 오랜만이네, 그 동안에 잘 지냈어?”

‘ 나야.. 잘 지내기보다는 늘 바쁘지.. 너는 잘 지내는 것 같더라?’

포포가 영화 관련이야기와 더빙 이야기를 하며 약간의 부러움이 섞인 칭찬을 했다.

‘ 너도 바쁘기야 하겠지만, 즐겁기는 하겠더라.. ’

“ 응, 무척이나 즐거워. ”

포포와 대화를 주고 받던 성진이 문득 떠오른 듯 포포에게 말했다.

“ 아, 포포 ”

‘ 응? ’

“ 저번에, 네가 나한테 내가 이렇게 살 수 있는 것은 너희의 힘이 아니라 근본이 나에게 있다고 했잖아.. 그게 무슨 말이야? ”

‘ 말 그대로의 의미야. 인간들이 가지고 있는 것을 현상화 시킬 수 있는 것이 히리스의 힘이고, 축복을 내려줄 수 있는 이유도 네가 가지고 있는 ’그것‘ 때문이야. ’

“ 그것? ”

‘ 그것이 무엇인지는 말 못 해. ’

목소리만 들렸지만 어째선지 웃음이 섞인 듯 하는 포포의 목소리가 이어 들려왔다.

‘ 그것이 뭔지 다 알면 모두가 축복 받게? 그리고, 나는 그것을 말해줬을 때 오히려 더욱 불안해하는 인간들을 많이 봤거든. 그럼 판단하는데 문제가 생겨. ’

성진이는 궁금하나 포포가 저렇게 말하니 결국 포기하고 끄덕였다.
포포는 마지막으로 말을 하고는 성진이의 머릿속에서 다시 사라졌다.








‘ 네가 늘 그랬던 대로만 하면 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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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9-01-27 23:02 | 조회 : 2,546 목록
작가의 말

이제 슬슬 완결을 향해 달릴 생각입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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