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2 39화

“ 하아.. ”

무겁고 칙칙한 한숨 소리가 여럿이 뭉쳐 촬영장을 메웠다.
몇몇은 강한 척 하며 억지웃음을 지었지만 방 밖으로 보이는 붉은빛이 심리적인 압박감을 주었다.

“ 아아아아악!!!!!!!!!!!!!!! ”

정적을 깨는 곡소리에 이 자리에 없는 김정국을 제외한 모두가 경악하는 표정을 지으며 소리 없는 비명을 질렀다.
강하다는 능력자가 저렇게 소리를 지르니 겁쟁이들은 입이 바짝바짝 말라갔다.

“ 푸흐.. ”

그때 그것을 촬영하던 한 VJ가 콧바람을 뀌듯 숨을 얕게 뱉어내며 웃었다.
창백하게 질려있는 성진이의 얼굴이 클로즈업 되면서 안 그래도 흰 피부가 더욱 하얗게 변한 것처럼 보였다.

남의 고통은 자신의 즐거움이라고 했나...
공포에 질린 성진이의 표정을 보며 VJ며 PD, 스태프들 등.. 입 꼬리를 씰룩거리며
촬영했다.

“ 야, 근데 진짜 좀 억울해보여서 그러는데, 성진씨는 오늘 첫 예능 출연아니냐? ”

하동후가 무서우면서 이의는 있었는지 미세하게 떨리는 목소리로 성진이의 대변인처럼 PD에게 말을 건넸다.

“ 무한시도에 왔다가 무슨 봉변이냐.. ”

유재식도 그에 끄덕이며 특유의 잇몸 웃음을 지었다.

“ 아하하.... ”

성진이가 씁쓸한 웃음을 지어내며 떨리는 동공으로 저 문 너머를 바라보며 멍 때렸다.
그렇게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PD가 입을 열어 말을 꺼냈다.

“ 자, 김정국씨가 실패하셨고, 김정국씨는 다음 스테이지로 넘어가게 되었습니다.
자, 다음 순서로 조서호씨? 들어가세요. ”

김정국의 실패 선고가 ‘ 칼퇴 꿈도 꾸지 말아라. ’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그렇게 한 명 한 명이 실패했다는 말이 연달아 들려왔고, 드디어 6번째.. 성진이의 차례가 왔다.

“ 자, 성진씨 문을 열고서 들어가세요. ”

“ 네... 후우.. ”

성진이는 자리에 일어서서 문 손잡이를 조심히 돌려 안전해 보이던 대기 방을 나갔다.
나가자마자 어둡고 검붉은 조명이 문 마다 커져있었다.
쭉 이어진 복도에서 음산한 피아노 소리가 울렸다.

“ 와하.... 이건.. 아닌데..”

성진이가 헛웃음을 지으며, 후들거리는 다리를 힘겹게 움직여 앞에 보이는 미션지를 집어 들었다.

무한시도가 적힌 카드를 뒤집어 보니, 미션이 적혀있었다.
‘ 6번째 도둑. 소리를 6번 이상 지를시 미션 실패로 다음 단계로 넘어가게 됩니다. ’

“ 숫자가 뒤로 갈수록 확실히 좋네.. 김정국씨를 이겨서 다행이다. ”

성진이는 자신의 머리위에 달린 카메라를 마지막으로 조정한 후에 조심히 발을 떼었다.

.
.
.
.

성진이는 초췌해진 얼굴로 출입구를 보았다.
나름 참는다고 참았고, 그래서인지 5번만 소리를 질렀다.
눈 앞에 보이는 미션 성공에 성진이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위에서 뚝 떨어지는 매달린 사람부터, 무서운 얼굴로 달려오는 귀신에..
발목이나 갑작스럽게 튀어나오는 손들에 성진이는 이미 멘탈이 반쯤 나간 상태였다.

마지막으로 거울에 립스틱으로 ‘탈출’을 쓰려 몸을 가까이 기울임과 동시에
갑자기 거울이 투명해지면서 성진이를 마주보는 귀신이 소릴 지르며
나타났고, 성진이는 그에 마지막 6번째 소리를 질렀고, 바닥에 몸을 붙였다.

“ 아악....아아.. 진짜 왜 이렇세요..,... 아아하아... ”

성진이가 울음섞인 곡소리를 내지르며 결국 실패한 무한시도 멤버들과 함께 다음 스테이지로 넘어가게 되었다. 성진이는 앞으로 한참이나 남았을 촬영에 몸을 뉘인 상태로 눈을 질끈 감았다.


























“ 아, 오셨어요? 성진씨”

“ 아, 네! 안녕하세요. ”

성진이가 문을 열고서 들어간 곳에는 ‘속고 속이는’ 감독 박홍건과 액션감독 소필석, 작가 최재현이 있었다.
오늘은 드디어 영화 ‘ 속고 속이는’ 리딩날 이었다.
촬영 3일전 검토도 하는 격으로 주연, 조연 배우들과 총감독 액션감독 작가가 모이기로 했었다.

“ 이번주에 나왔던, 무한시도 아주 잘 봤습니다. 성진씨 얼굴이 반쪽이 된 이유가 그거 맞죠?”

박홍건이 실실 웃으며 성진이에게 물을 건넸다.
성진이는 머쓱하게 웃으면서 그날 1년 눈물을 다 짜내었던 촬영을 되새겼다.
‘인간미가 살아있는 박성진’ ‘ 지켜주고 싶은 모성애를 자극하는 박성진..’ 등
나쁘지 않은 평뿐 아니라 오히려 무한시도에서 강렬한 인상을 주어서 훨씬 인지도가 높아졌다.

결국은 준비되어 있던 모든 체험을 다 하고서야 퇴근을 할 수 있었다.
그때만 떠올리면 등골이 오싹해졌다.

“ 아아, 저도 봤어요. 엄청 울던데요? 그렇게 무서웠어요? ”

“ 그렇게 겁이 많아서.. 살인자 연기는 할 수 있어요? ”
최재현과 소필석이 성진이를 놀리는 듯 마는 듯 행동하면서
이를 보이며 웃었다.

“ 자자, 성진씨 그만 놀리시고, .. 대사는.. 연습해 오셨죠?”

홍건이 성진이를 바라보며 묻자 성진이는 가볍게 끄덕였다.
그렇게 서로 대화를 주고받으며 시간을 보내던 중.. 차례차례 소회의실로 오기 시작했다.
김나연 역을 맡은 고지예, 신서희 역을 맡은 보민솔, 강민수 역을 맡은 박경원이 들어왔고, 빈 자리는 모두 메어졌다.

“ 자, 다들 제 시간에 맞추어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 속고 속이는’ 총감독을 맡고 있는 박홍건입니다. ”

짧고 간결한 소개가 끝나자 박수로 쳤고, 본격적으로 리딩이 들어갔다.

“ 다들 대본은 미리 받았고, 연습은 하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오늘은 너무 부담감을 갖지 않으셔도 되지만 적어도 성실하게 임해주세요.
홍건의 말을 끝으로 모두들 고개를 끄덕였다.

” 자, 그러면은 간단한 자기소개를 하고서 시작하도록 합시다. 저는 ‘속고 속이는’ 작가 최재현입니다. 잘 부탁합니다. “

” 저는 액션감독을 맡은 소필석입니다. 다들 잘 부탁드립니다. “

“ 학생 김나연 역을 맡은 고지예입니다. 다들 초보지만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

“ 신서희 역을 맡은 보민솔입니다. 잘 부탁하겠습니다.”

“ 강민수 역을 맡은 박경원입니다. 미숙한 실력이지만 있는 힘껏 열심히 동참하겠습니다.”

“ 안녕하세요. 서민철과 이태현 역을 맡은 박성진입니다. 좋은 영화를 함께 잘 만들어 나가면 좋겠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

“ 딱딱한 인사는 그만하고, 다들 대본을 들고 얼른 시작합시다.
첫장의 1장 1씬부터 맞춰보겠습니다. 경찰 서민철. 박성진부터 먼저 시작하세요.”

“ 네”

성진이가 숨을 깊게 들이마쉬고 내쉬며 집중했다.
표정과 분위기는 단숨에 변했다.

“ 하아... 하루 8시간 일하면 충분한데... 하루에 몇시간을 일하는 것이람... 지친다.. ”
성진이가 입을 뗀 것과 동시에 알람은 수없이 울렸다.
그것은 곧 듣는 이들에게 충격을 줄 것임에 틀림이 없었다.

띠링

띠링

띠링
.
.


「‘속고 속이는’ 데이터가 결합되어 Lv.3로 활성화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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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8-12-15 00:06 | 조회 : 2,590 목록
작가의 말

오늘은 분량이 좀 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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