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0 화 : 시작을 열면서

우리는 알지 못하는 옛날, 아주 먼 옛날에 있던 [마석 쟁탈전]으로 인해 마석은 쪼개졌고 그 중 가장 큰 쪼개어진 마석이 사람 몸에 깃들어 생겨난 마녀들.

빙설, 힘, 바람, 공간, 빛.

이 다섯개의 힘은 각각 한명씩 부여되었고, 계승되어 왔다.

[빛]의 7대.

‘바람’의 7대인 세실리아의 또래의 마녀로, 함께 침식을 저지하기 위해 스스로 침식으로 들어가 활약했던 마녀는 그녀와 같은 검술을 구사한다고 한다.

은색 머리카락인데도 불구하고 그녀의 머리카락은 빛을 받으면 금빛으로 빛났다. 또, 그녀의 붉은 눈동자 안에는 연분홍빛 동공이 보였다고 전해진다.

강한 힘, 따스한 빛, 약자의 구원자.

하지만 그녀는 침식과 정 반대되는 사람이었다. 가장 먼저 소식이 끊긴 사람. 하지만 비가 내리지 않았으니 모두들 그녀가 살아있다고 말하지만, 그 행방을 아는자는 없었다.

- 적어도 일반인들은.

.

.

.

어느 날, 북부 대제국 켈른의 황성회의실.

추운 곳에 위치한 켈른은 흔치 않는 비가 내리고 있었고, 아름다운 여인. 하지만 얼어붙은 마음을 가진 그녀의 곁에는 한 아이가 서 있었다. 둘 다 아름답고, 한 폭의 그림같았지만, 그 둘은 닮지 않았다. 아이는 은빛 머리카락, 그녀는 검은빛의 머리카락을 지니고 있었다. 그녀와 아이가 닮은 점은 오로지 붉은 눈이라는 것 밖에 없었다. 아이는 다른 사람들 앞에서는 절대로 말을 하지 않고, 오로지 인형만을 바라보았다.

모두들 아이에 대해 의문을 품었지만 그것에 대해 질문하는 이는 존재하지 않았다. 그녀의 결정이니 다들 쉬쉬하는 것이었고, 최대한 신경을 쓰지 않은 채 회의를 하고 있었다.

“모든 분이 아시다시피 ‘침식’은 이곳, ‘세에레’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전조도 없이 갑자기 시작된 이 ‘침식’은 무서운 속도로 세에레를 거의 덮고, 다른 나라로까지 번지기 시작하여- ‘로아’를 반토막을 내고서야 그 기세가 줄어들었습니다. 그리고 현재 들어온 정보원의 말에 의하면, ‘침식’ 이 완전히 그 진행을 멈추었음이 확인되었다고 합니다.”

흑색에 가까운 갈색 머리카락을 가진, 중년의 남성은 종이를 들고, 지도를 봉으로 가리키며 보고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세에레에서 자국으로 넘어오려는 피난민에 대한 조치는...”

“-잠깐. 오늘 회의는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그녀의 차가운 말에, 회의실은 얼어붙은 듯 조용해졌다. 당연히, 그녀를 아는 이들은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세간에서는 ‘철의 여인’이라 불리는 그녀 회의를 중단하다니, 믿을 수 없었다. 하지만, 그녀의 말에 의문은 풀렸다.

“켈른에는 흔치 않은 비입니다. 얼어붙은 비에 백성들이 피해입지 않도록 신경쓰도록 하십시오. -그리고 황제께 전하세요. 마녀가 죽었습니다.”

그 말을 들은 순간, 황성회의실에 있던 사람들이 술렁거리기 시작했다. 오로지 ‘철의 여인’과 아이빼고. 아이는 오히려 씁쓸한 듯한 얼굴을 지으며 하얀 눈토끼 인형을 끌어안았다.

“서기관, 급한 서신을 부탁합니다.”

“예.”

글을 적는 서기관은, 짧은 대답과 함께 종이에 글을 적어가기 시작했다.

“이 서신은 모든 대륙의 모든 나라로 보내질 것입니다. 죽은 마녀는 7대 바람. 일찍이 실종되었던 마녀입니다. 그런 그녀이기에, 후임을 정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음 대 ‘마녀’가 될 수 있는 기회가 많은 이들에게 주어졌다는 뜻이지요. 그리고 모든 나라들이 그 마녀를 먼저 찾아 차지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을 것입니다.”

그녀와 아이의 눈에는 무표정임에도, 떨림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눈물이 흘렀다.

“그 혼란은 막되, 조용히 8대를 찾을 수 있도록. 모든 나라의 협조를 요청합니다.”

아이는 바라보았다.

세에레로 가는 전서구를.

‘아무도 살아있지 않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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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8-03-11 13:56 | 조회 : 1,409 목록
작가의 말
백란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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