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2 9화(삽화)

크라운은 화가 나있다 못해 미쳐있는 것처럼 보였다.

아르카나는 조여오는 공포에 몸이 떨렸다.

아르카나는 몸을 비틀어 크라운의 손을 떼어보려 했지만 크라운의

힘이 너무 강한 탓인지 그것은 불가능했다.

움직이면 움직일수록 강하게 목을 졸라서 이제는 정신까지 흐릿해져 갔다.

“ 아르카나, 살고 싶다면 인장을 푸는 것이 좋을거야. ”

크라운은 지금 차분한 목소리로 말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강한 분노로 인하여 목소리가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 무스....은...컥...억.”

“ 어서 풀라고!!!!!!!!”

“ 멜!....진정해!..”

이비스가 크라운을 말리려 다가가자 크라운은 이비스를 향해 노려보았다.

“ 이쪽으로 오지마”

“ ㅁ..멜?..”

크라운의 눈동자와 마주친 이비스는 숨이 턱 막히는 기분이 들었다.

동시에 마음이 찢어질 듯 아파왔다.

크라운이 이비스에게 보내는 저 시선은 과거 멜 시절에 ‘적’과 ‘무 쓸모의 존재’를 볼 때뿐이었다. 이비스는 두려워 졌다.

‘ 멜은 날 버리는 건가...? 내가 쓸모가 없는 건가.....’

이비스는 그대로 크라운에게 다가가던 발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숙였다.

코가 찡해져 오는 것이 눈물이 날것만 같았다.

강하게 쥔 두 손이 미세하게 떨렸다.

하지만 곧 이비스는 두 손에 힘을 풀고 양 손으로 자신의 볼을 때렸다.

“ 정신 차리자 ”

‘ 누군가 내가 쓸모가 있고 없고를 정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정하는 거야

난 분명 지금 멜에게 그 어느 때보다도 절실하게 필요해!!...’

생각을 마친 이비스는 이번엔 망설임 없이 크라운에게 달려들었다.

그와 동시에 이비스는 크라운을 밀쳐 호수에 빠트렸다.

사실상 호수라고 부르기에 우스울 정도로 얕았기 때문에 크라운은 물속에 빠지지 않았다.

하지만 차가운 물속에 몸 반을 담구니 놀랄 수밖에 없었다.

크라운은 눈을 크게 뜨고 놀라더니 당황해서 이비스를 바라보며 눈을 계속해서 깜빡였다.

“ 정신차려!!!!! 살인을 할 생각이야?! 이 사람이 인장의 주인이란 증거는 있어!!!?”

“ 이비스..?”

크라운은 놀란 토끼눈으로 계속 이비스를 바라보았고 이비스는 쉬지 않고

크라운을 향해 말했다.

“ 아무리 화가 나더라도 사실을 네 맘대로 정해서 그것을 중심으로 잡아

판단하면 안되는 거야! 확실히 아르카나가 유력한 후보일 수 있겠지!!!! 그런데 사실상

네 주변에 있는 모든 이들도 유력한 후보가 될 수 있다고!!! 이럴 때일수록 냉정하고

확실하게 봐야 하는거야!! ”

“ 허억 컥....헉...우윽...”

목을 조르던 크라운의 손이 없어지자 아르카나는 급하게 숨을 들이쉬었다.

아르카나의 목에 시퍼런 멍이 진 것만으로 크라운이 얼마나 세게 잡았는지 알 수 있었다.

크라운은 한 손으로 머리를 집으며 고개를 숙였다.

“ 그래.....네 말이 맞아 이비스... 내 주변에 너무도 유력한 후보가 많아서....내 주변 이들에 대한 혼란스러움과 하나에 대한 분노가 뒤죽박죽이여서.....그렇기 때문에 더욱.. 난 아르카나에게 그 감정을 버린 걸지도 모르지...적어도 그러면 편해질 것이라 생각했으니까...”

크라운이 이를 갈며 무거운 입을 다시 떼었다.

“ 사랑하는 사람 하나 지키지 못한 내가....

스스로의 분노이면서 그걸 남에게 쏟는 내가.... 끔찍해..”

크라운은 떨려오는 음성으로 대상 없이 물었다.

“ 난.... 어떻게 해야 해..?”

크라운은 그 누구라도 답을 안다면 답해주길 바랐다.

“ 대체 무슨 일인지 몰라도... 다짜고짜 목을 졸라 죽이려 들다니..많이 난폭해졌군요.”

아르카나 드디어 여유를 좀 찾고 몸을 일으켰다.

크라운은 여전히 고개를 들지 않은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런 크라운을 조용히 바라보던 아르카나가 옷에 붙은 풀잎들을 떼어내며 말했다.

“ 그걸 물어서 어쩌자는 겁니까. 당연히 모르죠.

다만, 빠르게 답을 정해서 100번 실패하는 것보다

몇 번이고 생각하고 또 생각해서 내린 답으로 1번에 성공한다고 하면

저라면 후자를 선택할 것 같군요”

크라운이 아르카나의 말을 듣고 천천히 고개를 들어 바라보았다.

“ 인장, 인장 하시는 거 보면 누군가 인장에 걸린 것 일테죠.

그것에 다급해져서 결국 아무에게나 화살이 돌아갔고 그게 저였겠죠.

유감입니다만 전 아닙니다. 지금껏 총명한 줄 알았는데 꼭 그러지도 않으시군요.

분노에 져버리신 거니까요.”

아르카나의 말을 들은 크라운은 멍하니 있었다.

크라운의 말을 들을 생각은 없다는 듯이 아르카나는 몸을 돌렸다.

“ 또다시 어쩌다가 ‘운 없게도’ 만난다면 예의를 차리고 오시길 바랍니다.”

그렇게 아르카나는 크라운의 시야에서 멀어졌다.

크라운이 멍하니 있을 때 물결이 일어났다.

“ 일어나세요. ”

이비스가 따뜻하게 미소 지으며 손을 내밀었다.

크라운은 그 가늘고 흰 손을 바라보다 작게 미소지었다.

“ 신세를 졌네.... ”

크라운은 이비스의 손을 잡고서 일어났다.

다시 집으로 돌아온 크라운은 이비스를 돌려보냈다.

걱정이 서린 이비스의 표정을 본 크라운은 이번엔 걱정 말라는 말로

다독이며 보냈다.

크라운은 확실히 예전보다 훨씬 차분한 표정으로 생각에 잠겼다.

‘ 사라...’

크라운은 속으로 조용히 사라의 이름을 읇조렸다.

그때 문득 사라가 했던 말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 멜 ’

똑 똑

‘ 이 세상은 ’

“ 크라운, 나 빌이야 들어간다?”

빌이 방문을 열고 들어오자 크라운의 시선이 빌을 향해갔다.

‘ 연극 같은거야 ’

- 시즌1 19화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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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8-07-18 22:41 | 조회 : 2,134 목록
작가의 말

아르카나도 범인이 아니라는!!!(뚜둔) 이번엔 삽화를 좀 정성스럽게 그렸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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