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에이스 위치 확인됐어?"

"아니. 붙여뒀던 감시역도 연락이 안되고 있어. 어쩌지, 마르코?"

"정보원들한테서 들어온 연락은?"

"다른 조직에 보내놓은 애들도 특이한건 없었어."

"흑수쪽 움직임은 어때?"

"그쪽도 별다른 움직임이 없어. 한시간전쯤 차 한 대가 건물도 들어갔대."

"차?"

"어. 평소에도 출입하던 차라더군."

"젠장!"

마음이 조급했다. 검은 점이 어느덧 나를 삼켜버릴것만 같았다. 이곳으로 유인당한 시점부터 이미 에이스를 놓쳤다. 원점보다 더 뒤로 돌아가 시작해야했다.

"사디를 만난 곳부터 다시 훑어. 난 흑수쪽으로 가볼게."

"마르코, 너 혼자 가려고?"

"걱정마. 보기만 할게. 그냥 느낌이 안 좋아서 가보는거야."

"하..애들 뒤따라가라고 할게. 절대 무리하지 말고."

"알았어."

'보내지 말았어야했나?'

'아니, 얌전히 잡혀있지않을걸 알지만 잡아뒀어야했나?'

'아니, 삿치의 죽음을 녀석이 얼마나 크게 느끼는지 좀 더 들여다봐야했나?'

'아버지가 반대하셨어도 나라도 나서서 녀석 편을 들었다면 달라졌을까?'

오른발이 깊숙하게 엑셀을 밟았고 차는 무서운 속도로 도로를 질주했다. 눈은 앞을 향해 있었지만 그 눈동자는 탁했고 머리는 후회로 가득차있었다.

"에이스.. 에이스.. 에이스.."

답답함에 담배를 꺼내 물었지만 라이터가 없었다.

"쯧"

창문을 조금 내리자 좁은 틈 사이로 거센 바람이 휘몰아쳐 들어왔다. 잘 손질된 머리카락이 힘없이 흩날렸다. 아프게 얼굴을 때리는 바람에도 답답함은 가시지 않았다.

*

퍽!

"크억!"

몸을 주체하지 못하고 비틀거렸다.

"퉷"

입안에 고인 핏덩이를 하얀 바닥에 뱉어냈다. 손등으로 입을 문지르자 입주변도 찟어졌는지 피가 묻어나왔다.

"하아, 인정하지. 대단한 실력이군."

"제하하하 그러니까 에이스, 넌 날 못 이겨. 그만하는게 어때?"

"퉷, 하아. 그래도 아버지와 동료들을 건들이겠다는 너를 그냥 보낼 수는 없지. 이야악!"

오른손을 아프게 주먹쥐고 발에 체중을 실어 튀어나갔다. 순식간에 몸의 중심은 앞으로 쏠렸고 더욱 힘있게 몸을 움직였다. 말아쥔 주먹이 티치의 복부에 맞았다고 생각되는 순간 그가 나의 복부를 쳤다. 뱃속의 장기들이 압력을 받으며 고통스럽게 출렁였다. 몸은 또 다시 뒤로 밀려났다.

"크억!"

"큭!"

티치는 영리하게 싸움을 이끌었다. 나의 움직임을 이용해 자신의 공격력을 배가시켰다. 그러기위해 자신도 어느정도 공격을 당했지만 살짝 흔들릴뿐이었다. 옆구리와 복부가 욱씬거렸다. 그때 나를 이곳으로 데려온 남자가 문밖에서 들어오더니 티치에게 무언가를 알렸다.

"이런, 주인공이 오셨네."

"뭐?"

좋지않은 예감이 온몸을 감쌌다. 티치의 웃음과 여유로운 태도가 더 불안하게 만들었다.

"설마.."

"마르코는 네 일이라면 물불 안 가리고 뛰어드는 그 버릇 여전한가봐?"

'마르코!'

"하아.."

결국 마르코가 이곳에 왔다. 나를 쫓아온것일것다. 마르코라면 티치, 저 녀석을 상대할 수 있을지도 몰랐다. 그러나 같잖을지 몰라도 그를 위험한 곳에 내몰고싶지않았다.

'그게 내가 이곳에 있게된 계기기도하지.'

내가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걷고 그 사람에게 힘이 될 수 있었으면했다.

"난 모비딕에 오랜 시간있으면서 어떻게하면 이 견고한 조직을 깨트릴 수 있을까.. 아주 많이 고민했었지. 그런데 이 녀석들이 아버지에 대한 충성도가 남달리 높아서 내부 배신자를 만들어 부셔버리는건 불가능이었어."

티치가 천천히 발을 움직여 나를 중심으로 원을 그리며 걸었다. 그의 웃음기 섞인 목소리가 계속해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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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8-07-21 15:53 | 조회 : 1,324 목록
작가의 말
하루, 날

날씨때문에 녹아내릴것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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