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션- 미음 지읒, 몽정!>
"진성아아-"
길게 느려뜨린 목소리가 나를 불렀다.
"흐으으, 이거 이상해애..."
삐죽 솟은 토끼귀와 통통한 엉덩이 사이 뭉실한 토끼꼬리가 인상적...아, 아니...잠깐!
"태형이야?? 강태형?"
"씨이, 그럼 나지 누구야! 이거 이상하다고오.."
다가가 토끼 귀를 만졌다. 몽실몽실하달까, 부드러운 감촉에 문질거리고 있는데.
"으응...하지..마아.."
느꼈는지 빨개진다. 아니, 진짜로 귀여워죽겠다고.
쿡쿡 거리자 얼굴이 더 빨개진다. 치켜뜬 눈으로 뭐하는 짓이야! 하고 성냈지만 효과는 그다지. 오히려 꼬리도 만져보고 싶은 욕구도 든다.
"꼬리 만져봐도 돼?"
"으흥.."
귀에서 손을 떼고 꼬리를 동그랗게 말아쥐었다. 듣도 보도 못한 신음소리가 흘러나왔다.
"하읏, 히끅..."
자기가 지르고 자기가 놀랐는지 토끼 눈이 되어서는 입을 막는다. 그러고보니 눈도 조금 빨간 것 같기도.
바짝 다가서자 귀가 쫑긋 선다.
"너, 눈도 빨간거 같은데."
눈과 눈이 마주치고, 이건 분명 키ㅅ...
-
"으아, 젠장!!!!"
멀쩡한 남친으로 몽정하는 건 나밖에 없을거야...
긴 죄책감에 시달리게 된 시초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