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장. 혼령도(魂零島)의 장무극(3)

그렇게 한참을 울고난 뒤, 울음소리가 사그라 들었다.

무혈은 장무극의 품에서 슬쩍 벗어나서 너무 울어서 벌겋게 부어오른 얼굴로 장무극을 바라보다가 고개를 숙였다.

"죄송합니다. 스승님.."

"아니다. 자세한 것은 모르겠으나, 감정은 쌓아두기만 하면 언젠가 독이되어 너를 집어 삼킬테니, 나에게는 모든것을 털어두어도 좋다"

무혈은 장무극의 말에 다시 그렁그렁해진 눈으로 고개를 들어올렸다.

무혈의 눈에는 자애로운 미소를 짓고있는 스승의 얼굴이 비쳤고, 그것에 마침내 마지막 마음의 문이 열렸는지, 무혈은 울음에 잠긴 목소리로 천천히 말문을 열었다.

자신이 행복하던 시절, 불타 사라지고, 이후의 일까지.

울음에 막혀 중간중간 말이 막히면 달래가며 천천히 이야기를 모두 들은 장무극은 가만히 눈을 감고 슬쩍 고개를 들어올렸다가 다시 내리며 눈을 떳다.

"...어린 것이 얼마나 힘들었을꼬....."

장무극은 슬쩍 무혈을 제 품안에 안았다.

제 부모님에게 마음껏 어리광을 부리며 자라야 할 나이에, 일찍 부모님을 여의고, 어린 몸에 복수심을 불태우며 성인도 하기 힘들 훈련을 하며, 혼령도까지 찾아오다니..

장무극은 무혈의 이야기에 고끝이 찡해지는 것을 느꼇다.

남들은 평생 겪기 힘들 일들을 한번에 전부 겪고, 여기까지 와서 또 고생을 하고 있으니...

장무극의 품에 안긴 무혈은 다시 울음보가 터졌는지 히끅거리며 조용히 울기 시작했다.

"괜찮다... 괜찮아.."

장무극은 작게 반복해서 괜찮다 말하며 무혈의 등을 쓸어내렸다.

어둡고 고요한 밤에, 조용히 무혈의 울음 소리가 녹아들어 사라졌다가, 곧 울음소리가 먿고, 조용하고 편안한 숨소리가 녹아들었다.

울다 지친 무혈을 바라보며 장무극은 슬쩍, 무혈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창밖으로 밤하늘을 올려다 봤다.

"......"

밤하늘은 평소와같이.. 아름다운 빛을 뿌리며 조용히 반짝거리고 있었다.

"하늘도 무심하시지.."

물론, 세계는 넓고, 사연없는 사람은 없을테지만... 이런 작고 어린 아이에게까지 그런 잔혹한 일을 겪게 하는 하늘에게 작게 한탄을 내뱉었다.

장무극이 지금껏 살아온 인생을 봐도, 그럴테지만, 세계는 친절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무혈... 이 작은 아이에게 무슨 죄가 있다고, 이런...

.....

조용히 한숨을 내쉰 장무극은 무혈을 조심스럽게 껴안아 눕혔다.

이래봤자, 바뀌는 것은 없겠지.

세계는 넓고, 구원을 원하는 사람은 많다.

그 모두가 구원받을 수는 없는 일이니.

장무극은 그렇게 자신에게 타협하며, 곤히 자고있는 무혈을 바라봤다.

아직도 벌겋게 부어오른 눈이 보였다.

.....

"바람이 차구나.."

무혈의 간호를 위해 달빛을 비추려 열어놓은 창문을 허공섭물로 슬쩍 닫으며 중얼거린 장무극은 이내 무혈을 꼭 껴안고 자신도 잠들었다.

장무극의 눈가에는 작게 눈물이 맺혀있었다.

1
이번 화 신고 2017-12-10 15:51 | 조회 : 1,228 목록
작가의 말
Elfen

분량적은건 양해좀.. 댓글이 안붙으니까 의욕이 안나여..

후원할캐시
12시간 내 캐시 : 5,135
이미지 첨부

비밀메시지 : 작가님만 메시지를 볼 수 있습니다.

익명후원 : 독자와 작가에게 아이디를 노출 하지 않습니다.

※후원수수료는 현재 0%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