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 요괴의 아이.

"산혼철조!!"
아직 변성기가 오지 않은 소년의 목소리가 숲속에 울려 퍼졌다. 능숙하게 나무를 타는 모습은 그가 인간이 아님을 알게 했다. 꽁지 빠지게 도망가던 몇몇의 요괴들은 소년이 휘두른 공격에 맞고 쓰러졌다.
"젠장, 대체 뭐냐고 저 녀석은!!"
"분명 인간의 피 냄새가 났었는데."
바람결에 흩어지는 은발의 머리카락과 강한 요기의 힘은 머나먼 옛날 모두를 공포에 몰아 넣었던 대요괴 투아왕을 떠올리게 했다. 피에 취해 살육 만을 일삼던 그의 앞에 나타난 것은 이자요이 라는 한명의 여인 이었으니 잔인한 사랑은 차갑게 얼어붙은 심장을 녹여 버리고는 고독과 슬픔만이 자리 잡았다. 인간과 요괴의 피를 반반씩 이어받은 반요인 소년. 바로, 이누야샤 였다. 반요 라고는 해도 대요괴의 피를 물려 받은 자 얕잡아 봤다가 큰 코 다친 요괴들이 산을 이룰 정도였다.
"벌써 다 도망친건가? 아니면 설마 나 하고 싸우겠다는거야?"
나무에서 내려온 소년이 가소롭다는듯 히죽 웃었다.
"건방 떨지마라 애송이!! 아무리 강하다 해도 반요는 반요 갈기갈기 찢어버려주마!"
"이놈이고 저놈이고 반요 반요 시끄럽다니까."
가볍게 뛰어올라 달려오는 요괴의 머리를 잡은 뒤 뒤를 돌아 날카로운 손톱으로 복부를 관통했다. 검붉은 피를 토해낸 요괴는 괴로운지 숨을 헐떡였다. 많은 출혈량 이지만 이정도로 요괴는 죽지 않는다.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인간 에게는 없는 회복력을 가진 요괴들은 어떠한 상처를 입어도 살이 붙고 잘린 부위도 다시 재셩하며 피가 흐른다. 그래서, 이런 하급요괴라도 살 수 있는거다.
"쳇, 벌써 도망쳤나. 달리기 하나는 기가 막히는군."
이미 도망쳐 버린 요괴들을 찾으러 걸음을 옮기자 누군가의 목소리가 소년을 불러 세웠다.
"기, 기다려...... 한 가지 물어볼게 있다."
소년에게 공격을 받고 쓰러진 요괴 였다. 상처가 벌어짐에도 아랑곳 하지 않은채 말을 이었다.
"어째서 나를 살려두는거냐...우리들은 너를 죽일려고 했다! 다시 너를 죽이러 올 지도 모른다고!"
"정말이지 웃기지도 않는군. 그때는 나를 이길 수 있을거라 생각 하는거냐? 몇번이고 몇번이고 다시 찾아온다면 쓰러트리면 그만이야."
뭐라 말하기도 전에 소년은 사라지고 없었다. 풀잎들이 서로 부딪치며 만들어지는 소리 만이 날 뿐.
희미하게나마 풍겨오는 피의 향기를 쫒아가며 소년은 중얼거리는듯 말했다.
"그래...... 나는 절대로 죽지 않아. 그 사람을 만나기 전까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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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7-11-27 22:02 | 조회 : 2,563 목록
작가의 말
sohyung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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