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략혼으로 인한 유부녀여주/ 드래곤 여주/ 미아드래곤/ 그 재수없는 자타공인 천재드래곤 동생/ 꼬꼬마 사백 살 헤츨링 주제에 의도치 않게 유희 중/ 스왈트 제국 황후 여주/ 독수공방 여주/ 신분세탁당한 여주/ 마나만 많고 쓸 줄은 모르는 여주/ 둘째 오빠랑 나이만 이천 육백살 차이]
“동생한테 이런 거라니 당신 미쳤지? 그렇지!” “입 안 다물어?” “넵.”
Aa……. 그래, 짜지자. 내 인생이 이렇지 뭐. 라피스의 흉흉한 기세에 입을 꾹 다물었다. 아, 자존심 상해. 쓸데없이 잘난 오라버니는 세간에 이미 천재라고 불리는 상태였다. 그 말인즉슨, 내가 함부로 나댈 상대가 못 된다는 거다.
“하여간 블랙 족속들은… .” “어, 어! 지금 일족 비하발언 하시는 건가요? 그것도 부친이 속한 일족을!” “…. 그러니까 이러지, 맹랑한 꼬맹아.” “로드한테 이를 거야, 오빠가 헤츨링 갈군다고!” “그래봤자 네 아빠야, 상관없는데?” “네 아빠이기도 하거든?!”
-1화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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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양녀가 되는 것은 어떠냐?” “…….”
선택지가 없었다. 얌전히 고개를 끄덕이지 않으면 번뜩이는 칼이 금방이라도 내 목을 벨 것 같이 흔들렸다. 무섭지는 않았지만, 그것에 베인다면 이 자리에서 즉시 드래곤의 본체로 돌아갈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고개를 끄덕였다.
그 후로, 나는 블랙 드래곤 카닐리스가 아닌, 메르세스 백작가의 영애 이스텔레트가 되었다. 사백 살, 너무나도 어린 헤츨링이 원하지 않았던 첫 유희를 시작하게 된 날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