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하굣길, 학생들이 모두 학원과 집으로, 누군가는 피시방으로 향하는 시간, 팽귀니는 그 중 집으로 가는 사람 중 한 사람이었다.

가을길, 높은 하늘, 저녁노을과 노란 단풍으로 물든, 향수를 풍기는 노란색 도로에 눈을 맡기고 걸어가던 귀니는 하늘에서 비둘기로 보이는 물체가 떨어지는 것을 보았다.

'피해야 해!'

속으로 생각했지만 외로움과 왠지 모를 쓸쓸함에 한 층 무거워진 몸은 명령에 따라주질 않았다.



'콱?'

귀니는 자신의 머리에 떨어진 물체가 비둘기가 아님을 직감했다.

'이건 뭐지?'

동그란 원판에다가 중심에 큰 구멍이 뚫린 모양의 익숙한 물체, CD였다.

귀니는 그것을 들어 뒤집어 보았다.

마하의 속도로 정의의 검을 휘두르는 용감한 용사 마하!
마하의 모험

귀니는 영화인지 게임인지 모를 그것이 너무나 궁금했다.

그는 그것을 주워 들고 노란 아스팔트 길을 따라 등산로 입구와 교회 사이에 있는 자신의 집으로 향했다.


"다녀왔습니다."

집에 와서 인사를 했지만 아버지는 술을 마시면서 '어, 왔느냐'라며 쌀쌀한 태도로 맞아주셨다.

재작년 귀니가 중학교에 입학하고 얼마 안되어 어머니와 사별했고, 알 수 없는 사업을 하시며 큰 돈을 만지며 술을 전혀 가까이 하지 않던 아버지는 일주일에 두 번 금요일과 토요일에 술을 꼭 챙겨 드셨다.

오늘은 금요일이라 술을 마시는 것이고 기분파인 아버지는 가을이 되자 쓸쓸함이 한껏 강조된 것이었다.

귀니는 들고 온 CD를 보여주며 말했다.

"아빠, 오늘 오는 길에 이 이상한 CD를 주웠어요."

아버지는 CD를 보고 놀라는 듯 하였으나, 금방 덤덤한 척하며 말했다.

"어, 그거 게임이니까 한번 재밌게 갖고 놀아보거라."

귀니는 아버지가 놀란 것을 눈치 챘지만 전혀 티를 내지 않았다.

곧바로 방에 들어온 귀니는 친구에게 자랑하고 싶었으나 친구가 없다는 것은 자신이 생각해도 불행이었다.

그러나 친구 따윈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 그였다.

생각하다 답답함을 느낀 그는 컴퓨터를 켜고, CD를 넣고, 게임을 시작하였다.


*****

"으으음.."

눈을 떴다.

파아란 하늘과 노오란 건초더미가 묘한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빨간색 목장이었다.

"헛, 여긴 어디지? 기억이 전혀 없어.."

하늘을 담은 듯하며 맑고 반짝이는 눈과 깔맞춤을 한 듯한 하늘색의 긴 말머리의 여자아이는 눈을 비비며 몸을 일으켰다.

"일어났는가, 자네 이곳에 이틀 동안 계속 자고 있었다네."

여자아이는 머릿속에 계속 특정한 단어들이 돌아다녔다.

"저..저는 마하에요."

무심코 단어를 뱉었다.

그렇게 여자아이는 자신도 모르는 새에 이름이 마하가 되어 버렸다.

"그..그리고 검술도 할 줄 알아요."

"예..? 물어보진 않았지만 그렇군요. 그럼 실력을 볼까요?"

문 옆에 서 있던 남자는 앞뒤 없이 실력을 보자며 목장에 있는 소들을 죽여 고기를 가져오라고 마하에게 시켰다.

마하는 어리둥절했다.

하지만 자신의 몸은 이미 목장으로 나가고 있었다.

소를 마구 죽였다.

소의 몸에서 연기가 나오자 만화에서나 보던 스테이크만한 크기의 소고기만 덩그러니 놓여져 있었다.

전혀 사실적이지도 않고 황당한 상황에 마하는 소를 20마리나 죽였으나 죄책감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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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7-09-24 22:51 | 조회 : 468 목록
작가의 말
또따v

잘 부탁드립니다. 또따v입니다. 첫 소설입니다. 간단하고 짧게 쓰려고 생각하고 있구요, 연재 방식은 자유연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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