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8>

새로운 아르바이트생도 들어왔겠다 이젠 좀 마음편히 지낼 수 있겠지 라는 생각을 하며 사장실에서 여유롭게 차를 마시고 있던 마담은 갑작스레 들이닥친 민기의 외침을 들으며 경악을 금치 못했다.

"마담!! 빨리좀 와보세요!! 이사님께서...!!"

"!!!"

민기와 함께 정신없이 상현과 민우가 있는 룸으로 달려간 마담은 마음이 무거웠다.

'아.. 신입 뽑은지 얼마 지나지도 않았는데 또 이런일이..'

"그 이사는 왜이렇게 문제를 못 일으켜서 안달인건지.. 으.."

"아 마담 그게 아니라..."

무언가를 설명하려는 민기의 말을 듣지 못한 채 마담이 룸으로 달려가는 내내 얼마나 사건현장이 시끄러운지를 실감할 수 있도록 룸 안은 폭풍이 몰아치는 것 같은 풍경을 그리고 있었다.

"이사님! 무슨일이ㅅ..!"

황급히 룸의 문을 연 순간 눈앞에는 믿을 수 없는 광경이 벌어지고 있었다.






-민기가 룸에서 달려나가 마담을 부르기 전-

"뭐? 아 시발??!! 아 시발?!!! 마담 오라고해 당장!!! 여긴 직원 교육을 어떻게 시키는거야!!"

"이사님 진정하세요!!"

"죄송합니다 이사님 진정하세요!"

방금전 까지만 해도 웃는 얼굴로 한결같이 이사를 대접하던 호스트들의 얼굴은 이미 흙빛으로 변해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었다.

상현 또한 갑작스러운 민우의 발언과 이사의 반응으로 놀란 눈치였지만 그도 잠깐 뿐이었다.

"민우씨 아무리 그래도 시발은 아니죠... 일단 사과하시는게 좋을 것 같은데요.."

민우에게 귓속말을 전한 상현은 다시 웃으며 침착하게 이사를 진정시키기 시작했다.

"이사님 이분이 이번에 새로 들어온 신입이라 이사님께 실례를 범했습니다. 제가 대신 사과드리겠습니다. 죄송합니다. 용서해 주십시오."

"이번엔 상현이 니가 아무리 말해도 안돼! 저런 놈들은 버릇을 바로 고쳐놔야지!"

'뭐..뭐야 잘못은 내가 했는데 왜 저 사람이 저렇게..'

민우는 가슴한쪽이 무거워지는 것을 느끼며 자신을 대신해 이사를 설득하고 있는 상현을 바라보았다.

그래 이번엔 내가 잘못한게 맞다.

저 이사놈이 비록 웃기지도 않는 요구를 했지만 나는 여기 직원이고 을(乙)이니까

내가 상현씨 얼굴봐서 한번은 참는다...

그리고 나선 앞으로나와 허리를 굽히며 소리쳤다.

"죄송합니다!! 제가 많이 부족하여 이사님께 실례를 범했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민우씨.."

"아니! 사과는 이제와서 무슨 사과! 내가 니새끼 버릇을 단단히 고쳐야지 안돼겠어! 애미애비도 없는자식같으니 어떻게 면전에서 욕을해놓고 용서를 구하나!! 뭐해! 어서 마담 안불러 오고!!"

'뭐? 애미애비? 내가 지금 사과한건 못들은건가? 저새끼가 지금 뭐라는거야'

"애미...애비? 너 지금 뭐라고 했냐?"

"아니 이자식이 근데!! 이 애미애비 없는자식아!"

"애미애비 있다 이자식아!!! 이런데서 술이나 쳐마시는건 니네 부모님이 아시냐 이자식아!!"

갑작스런 민우의 행동에 이사는 얼굴이 불그락 푸르락해졌고 민우는 애미애비발언을 기점으로 이사와 함께 언성을 높이며 온갖 욕을 쏟아내고 있었다.

상현은 그런 민우와 이사를 보며 당황하다가 이내 흥분해 이사의 목덜미를 잡은 민우를 끌어내는 지경에 이르렀다.

"민우씨!! 진정해요!!"

"지금 진정하게 생겼어요?! 내가 진짜 돈이 없어서 그렇지 우리 부모님 욕까지 들어줄 정도로 만만하진 않거든요?! 이거 놔보세요!! 내가 여기 그만둔다 그래!"

민우는 이미 화를 통제하지 못하고 있는 이사의 멱살을 잡고 욕을 쏟아냈고 상현은 그런 민우의 허리를 잡고 그를 떼어내려 하고 있었다.

다른 호스트들은 감히 그 사이에 낄 생각도 못한 채 안절부절 못하며 서있었고,

그 순간 마담이 룸의 문을 열고 들어온 것이다.

"아니 이사님!! 민우씨..!!! 이게 무슨..!!"

이미 TRAP은 혼돈의 카오스. 그 자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