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7>
"어머 이사님. 오셨어요?"
"사장님 오랜만에 오셨네요."
"손님 이쪽으로 오시죠."
"겉옷 받겠습니다."
마담과 호스트들은 가게에 본격적으로 손님들이 오기 시작하자 각자 맡은 담당에서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물론 민우도 예외는 아니었다.
"민우씨! 여기 벨루가 두병이랑 레몬좀 가져다줘요!"
"네! 알겠습니다!"
'벨루가.. 분명 보드카였지.. 보드카는 냉동실... 아 춥겠다.'
빠르게 걸음을 옮겨 냉동실에 들어간 민우는 서서히 스며드는 한기를 느끼며 재빨리 투명한 병 하나를 집어 방을 빠져나왔다.
'오.. 꽤 비싸보이는데.. 이런술은 얼마나 하나? 힉! 40도??'
민우는 이런걸 어떻게 마시냐며 역시 술보단 건강이지 라는 말을 삼키며
주방으로 향해 레몬을 접시에 한가득 담아 상현이 있는 룸으로 돌아왔다.
"상현씨 여기 주문하신 술 가져왔습니다."
"아, 고마워요. 자! 이사님! 받으시죠."
민우에게 술을 건네받은 상현은 호스트들 사이에서 호탕하게 웃으며 앉아있는 이사라는 남자손님과 함께 앉아 그에게 술을 따르며 화사하게 웃고있었다.
상현은 능숙하게 손님에게 술잔을 건네며 민기를 포함한 다른 동료 호스트들과 함께 화기애애한 술자리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사실 이사님이라 불리는 손님께서 오시기 전 마담은 미리 예약된 손님의 명단을 읊어주며 민우에게 VIP명단을 건네주었는데, 그 명단에 있던 사람 중 하나가 바로 저 이사였다.
가게에서도 꽤 알아주는 손님인지 다른 룸과는 비교도 안될정도로 고가의 술들이 종류를 가리지 않고 들어오고 있었다.
일반 술집과는 달리 호스트들도 함께 술을 마시며 손님과 함께 앉아 즐거운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크- 내가 상현이 니가 술따라주는 이맛에 여길 계속 찾는다니까?"
"이사님께서 그렇게 말씀해주시니 영광입니다."
"어떻게, 오늘 가게끝나고 시간 비나?"
"하하 이사님도 참. 저희 에프터 안받는거 아시잖아요."
"아! 참 그랬지. 하여간 정말 아쉬워."라고 말하며 껄껄 웃는 이사를 한결같이 웃으며 대접하는 호스트들을 보며 민우는 혀를 내둘렀다.
'어우 내가 저기에 있었으면 당장 호스트고뭐고 막노동이라도 하러 갔겠다.'
시간이 지날수록 높은 도수의 술을 마시며 계속해서 즐거운 듯 자신의 자랑을 해대던 이사는 순간 주문한 술을 가지고 룸에 들어온 민우를 보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어이! 거기! 이리와봐!"
"이사님?"
호스트들이 당황하여 이사에게 말을 걸었지만 이미 이사는 정상적인 생각을 하고 있을까 싶을 정도로 술에 취해있었다.
"야! 거기 검은머리! 이리와봐"
"ㄴ..네? 저요?"
민우는 당항하며 자신을 향해 손짓하는 이사에게 손가락으로 자신을 가리키며 재차 물었다.
"그래 너. 꽤 곱상하게 생겼는데 와서 술이아 한번 따라봐."
뭐지 저새낀 누구맘대로 사람보고 이리와라 저리가라야?
"에이 이사님 저희가 따라드릴게요. 저 친구는 YELLOW담당이라 규정상 호스트들과 다르게 일을 해야해서..."
상현을 포함한 호스트들은 당황하며 민우를 향해 손짓하며 그를 부르는 이사의 관심을 돌리기 위해 애를 쓰기 시작했다.
"규정? 내가 누군지 몰라서 이래? 나 여기 VIP야! 술한잔 따라달라는게 그렇게 큰 대수야?"
뿌득-
막무가내로 달려드는 이사의 태도에 상현이 순간 이를 갈며 어서 민우에게 밖으로 나가라는 신호를 보냈다.
"이사님. 많이 취하신듯 한데 이만 차를 부를까요?"
"취하긴 누가 취했다그래!! 야!! 너 나가지 말고 이리 오라니까?!"
민우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며 문앞에 덩그러니 서있었다.
'저 새낀 곱게 술이나 처마시고 갈것이지 왜 나한테 오라마라야?'
"민우씨 나가계세요. 여긴 저희가 알아서 할테니."
상현이 애써 화가난 표정을 숨기며 특유의 싱그러운 미소로 이사를 진정시키기 시작했다.
"아니 VIP가 그정도도 못해?! 여기 서비스가 언제부터 이렇게 안좋아졌어?"
"하하 이사님 진정하ㅅ..."
'아, 시발'
"아, 시발"
순간 룸에있던 모든 사람들이 일제히 경악한 얼굴로 민우를 바라보았다.
'응..? 지금 속마음이 그대로 내뱉어졌...'
"뭐야? 시발?!! 야 이새끼야 너 뭐야?!"
'하.. 젠장 내가 미쳤지..'
"아니.. 그게 아니라"
이사는 민우가 내뱉은 욕을 듣자마자 반쯤 정신이 나간 사람처럼 오늘 너 잘못걸린거다 라는 말과 함께 마담을 불러대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