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은형이네 집에서의 우여곡절 시험공부! - 1

"...여보세요, 이은형?"

[어엇! 애수구나! 애수 너랑 전화하는 거 처음이네!]

"아-.. 뭐, 그렇네. 너 오늘 공부... 할꺼야?"

[같이 해줄 수 있어? 있으면 할래~!]

"그럼 어디서 할껀데?"

[우리집에 와! 동생들도 소개시켜줄께!]

"풋, 알겠어. 그럼 주소 좀 문자로 보내줘. 준비해서 얼른 갈게."

[알겠습니다~!]

나에게 평범하게 입고 갈 만한 사복이 있는지 옷장을 둘러보자 입을만한게 전혀 없었다.
그러고 보니... 어제, 정확하게 말하자면 오늘 새벽 기분도 좋고 잠도 오지 않아서 일주일간 입은 교복도 빨고 다른 옷들도 전부 빨아버렸다. (그래봤자 옷도 얼마 없다.)

입을 수 있는 것은 츄리닝 잠바와 츄리닝 바지 뿐이었다.
티셔츠는 어떡하지..?
지금 입고 있는 티셔츠는 너무 후줄근하게 늘어져서 차마 입고 갈 수가 없었다.

이제 슬슬 조금씩 더워지고 있는 추세지만 아직은 조금 쌀쌀하니 츄리닝의 지퍼만 내리지 않으면 될 듯 하다.
애초에 나는 추위를 많이 타서 그 위에 잠바를 하나 더 입을 것이니 괜찮을 것이라고 본다.

그렇게 츄리닝을 입고 어깨에 매는 검은색 가방(애코백이라는 명칭 따위는 젠젠 와카라나이나 와타시타치노 애수쿠운...)에 필기구와 자신이 정리한(잠이 오지 않아서 -공부
못하는-"은형이"를 위해 특별히 정리한 공책-결국 밤을 샜다.) 공책도 챙긴 후 그 외에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조금 더 챙겨서 집을 나섰다.

은형이 녀석이 보내준 주소를 보니 걸어서는 너무 멀고 늦을 것 같아 버스를 타기로 했다. (내리는 버스정류장을 적어 놓아주었던 착한 은형이)
버스를 타고 한 20분~30분 정도면 도착 할 것이다.

(은형이가 알려준)정류장에 내린 후 몇 걸음 가지 않아서 은형이 녀석의 집을 찾을 수 있었다.

"허어... 진짜 겁이 날 정도로 굉장한 집이네.."

2층은 아니고 3층 집인 것 같은데 평수도 무척이나 클 듯 하다.
게다가 정원도 크고 예쁜데 돈이 얼마나 많으면..

새삼 은형이 녀석이 신기하게 느껴진다.

이런 집이라도 세 명에서(부모님은 현재, 외국에 계신다고 한다.) 살면 그렇게 넓지는 않은 것 일까.
동생이 어려서 괜찮으려나.

한참을 은형이 녀석의 집 앞에 서 있다가 은형이 녀석에게 문자를 보냈다.

[너희집 앞인데 여기서는 어떻게 해?]

얼마 지나지 않아 은형이 녀석이 급하게 뛰어온듯 직접 문을 열어주었다.
이런 집이라면 안에서도 열어줄 수 있었을 텐데. 어째서인지는 모르겠다.

"...아, 요즘에 날도 많이 풀렸는데 잠바를 하나 더 입고 왔네?"

"언제 추워질지는 모르니까. 그리고 나 추위 많이 타는 거 알잖아."

"뭐, 그렇기는 하지~ 여름에도 긴 팔에 긴 바지만 입고.."

사실 긴 팔에 긴 바지만 입는 이유는 하나 더 있지만.. 생략하도록 하자.

나는 은형이 녀석을 따라 녀석 집의 정원을 지나 집으로 들어갔다.
들어가자 여러명의 사람들이 녀석과 나에게 인사했다.

"은형군, 어서와. 오늘은 새로운 귀여운 친구분이네.
후후, 은형군의 방으로 안내해 줄까?"

"아, 그래주면 고맙지, 지연 누나.
애수야, 먼저 올라가 있어? 나는 잠깐 전화 좀 하고 갈께."

"아, 응. 알겠어."

그.. 만화에 나오는 메이드 같은 어.. 시녀? 에, 이 시대에?
음, 그냥 '이 집에서 일하는 사람'이라고 하자.
연상이구나. '지연 누나'라고 하는 걸 보면.

집 안을 살짝 둘러보기도 하며 그 지연이라는 사람을 따라갔다.
멍하니 집을 둘러보며 따라가는데 그녀가 나에게 말을 걸었다.

"이름이 뭔지 물어도 될까?"

싱긋, 예쁘게 웃으면서 말하는 그녀를 보며 자연스레 입이 열렸다.

"...신애수(愛受)라고 합니다."

"어머, 예의바른 아이구나.
나는 이지연이야. 나이는 25살. 은형이 처럼 지연 누나라고 불러도 돼."

예쁜 웃음을 짓는 지연이 누나는 정말로 예뻐 보였다.
실제로 예쁘기도 했고 말이다.

계단을 올라가는데 지연이 누나가 나에게 다시 한 번 더 말을 걸었다.

"키도 크고 겉으로 보기에는 평범해 보이지만 실은 말랐지?
하지만 너무 안 먹으면 몸 상하니까 잘 챙겨먹어야해. 알겠니?"

"아, 네.. 감사합니다."

"감사할 것도 없는데 감사하다니, 무슨 별 말씀을."

좋은 사람인 것 같다.
그리고 무척이나 멋있는 사람인 것 같다.
은형이네 집 사람이니 믿어도 될 것 같다.

전부 확신은 못하겠지만.. 말이지.

"자, 여기가 은형군의 방이야. 애수군은 먼저 들어가서 아무데나 앉아있으면 돼."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하는데 뒤에서 엄청나게 누군가가 뛰어오는 소리가 들리고 그게 느껴졌다.
그리고 누군가가 나의 옷을 세게 부여잡는 것이 느껴져 뒤를 돌아보자...

"은형이 녀석의 동생들..?"

생긴게 꽤나 많이 닮았다.
분위기도 비슷해 보였지만 분명히 다른 분위기였다.

은형이 녀석의 말대로 두 명에 얼굴도 거의 비슷하다.
느낌은 약간 달랐지만 말이다.

"은태군과 은호군? 이렇게 뛰어다니면 안된다고 했었을까?"

웃고 있지만 절대로 웃고 있지 않은 무서운 오오라를 풍기는 지연이 누나가 묻자 둘은 살짝 움찔하며 대답했다.

"해.. 했었어요."

"했었..어요.

"그럼 다음부터 또 할 거야?"

""아.. 니요..""

아, 이번에는 동시에 답했다.

"알겠어. 그럼 다음부터는 하지 말고.
그리고 여기 있는 형은 은형군의 친구니까 막 함부로 하면 안된다?"

"...."

"대답은?"

"네, 넷...!"

"그럼 애수군. 먼저 들어가서 앉아있어요?"

"아.. 네, 네에-..."

지연이 누나. 역시 범상치 않은 인물이다..

지연이 누나가 내려가자 은형이 녀석의 쌍둥이 동생들이 나에게 보라는 듯이 거칠게 내 잠바의 주머니에 무언가 흰 색의 종이 조각을 너어주고는 다시(이번에는 빠른 걸음으로) 가버렸다.

저녀석들.. 뭔가 느낌이 쎄-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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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7-08-11 01:09 | 조회 : 2,438 목록
작가의 말
보라린

쎄-한 느낌의 쌍둥이들 저는 정말 좋아합니다(*º♡º*) // '의붓집 토토로님' 첫댓 축하드려요! 흠흠, 그렇죠! 슬슬 공들의 마음에 불을 질러야겠죠! - 과연...? 어떻게 될지 지켜봐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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