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그대는 나를


*마이크(주인공)이 죽은 후 환생세계에서 환생했다는 것이 기본 설정입니다*



문득 눈꺼풀에 힘이 들어갔다. 흐릿했던 눈 앞이 서서히 밝아졌고, 그는 곧 멈춰있던 감각이 돌아오는 것을 느꼈다.
생전과 똑같은 새소리가 선명하게 들리고 있었다. 나뭇가지 사이로 들어온 바람이 볼을 스쳤다. 익숙한 풀 냄새가 콧구멍 속으로 밀려들어왔다.

잠깐이었지만, 그는 아직 자신이 살아있을 거라는 착각에 빠졌다. 모든 것이 생전과 똑같았던 것이다. 사소한 감각 하나하나와 주변 숲의 풍경, 눈을 감기 전 마지막에 보았던 먹구름의 거무죽죽함까지도. 마이크는 소스라쳤다.

"여긴..어디지."

여기가 사후세계인가.

"내 이름은, 마이크예요!"

당연히 답은 없었다. 그는 혼란스러움에 비틀거리며 주저앉았다.
나는, 나는 분명 죽었을 텐데.
나는 분명 죽었는데. 여긴 어디야.


그때, 어?

한순간이었다. 그는 아주 이상한 소리를 들었다. 왠지 모르게 익숙한, 그래서 더 자세히 듣고 싶은 소리였다. 그는 어지러운 머릿속을 억누르며 소리를 들으려고 애썼다. 소리는 아까보다 조금 더 크게 들려왔고, 곧 마이크는 깨달았다. 단순한 소리가 아니었다. 누군가가 노래하고 있었다.

"담다디 담다디 담다디담"

바로 그가 가장 좋아하는 노래였다. 어이가 없었다.
꿈인가. 아니면 누가 날 놀리는 건가..

어쨌든 신나니까 따라 불러야겠다.

"땀다띠 담다띠 담다듿담~"
그는 노래를 꽤나 잘했다. 전문 가수에 비할 바는 아니어도, 마치 꾀꼬리 같은 목소리였다. 그때 갑자기 발소리가 들렸다. 마이크는 당황했지만 노래를 멈추지는 않았다.

"담따디다담 땀다듸담."

그러나 발소리는 점점 더 커졌다. 그것도 한둘이 아닌 것 같았다. 그는 그만 입을 다물었다.
여기에 누군가 더 있는 거라면, 지금 이리로 몰려오는 거라면 노래나 하고 있을 때가 아니었다. 어쩌면 그 노래가 여기서는 일종의 위험한 신호일지도 몰랐다. 처음 들렸을 때부터 의심했어야 했는데.

발소리가 더 가까워졌다. 마침내 숲의 이파리 뒤 여기저기에 사람의 실루엣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마이크의 온몸이 떨렸다. 도망쳐야 해. 안 돼...


"응애애!!!!!!!!!!!!!!!!!!!!!!"

"?!"
마이크는 일순 행동을 멈췄다. 누군가가 실루엣 사이로 툭 튀어나와 앞을 가로막았다.
아무리 봐도 아기는 아니었다.

"당신은 누구죠? 당신의 목소리에 반했어요..."

누구냐니 그거 내가 할 말이거든.
공포심은 사라져 버렸다. 그는 황당할 지경이었다. 어느새 그 많은 실루엣의 주인들이 몽땅 나와서는, 웃는 얼굴로 마이크에게 박수를 보내고 있었다. 이 사람들 설마 내 노래 듣고 몰려든 건가.
마이크는 상황 파악이 되어 가는 것 같았다. 옹알이와 함께 튀어나와 사랑 고백을 시전하는 이 사람만 빼면 정말로..

마이크의 목소리에 반했다는 그 사람은 대답을 기다리며 말똥말똥 눈을 빛냈다. 사람들의 박수 소리도 잦아들었다. 뭐라도 대답해야 했다. 그의 등줄기와 뺨을 타고 땀이 흘러내렸다.

"..미, 미스테리한 제게 반하시다니 당신도 참... 하하, 곤란하다구요..."

"사..상관없어요! 당신을 사랑해요."

이 세상 대체 뭐야. 마이크는 그냥 아무렇게나 말해버리기로 했다. 어차피 나는 죽었어.

"어..그렇다면 당신의 이름을 알려주시죠..."

"저의 이름은.. 담다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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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7-06-24 20:14 | 조회 : 632 목록
작가의 말
마지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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