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1. 설렘 가득한

-♩♪♬


정체불명의 알람 소리와


-촤악


하는 커튼 걷는 소리,
그리고 커튼을 걷은 창문 사이로 햇빛이 들어와 여자아이의 얼굴을 비추면


" 소연아, 일어나야지. "


하고 다정한 목소리를 가진 남자가 알람을 끄며 여자아이를 깨운다.




#EP1. 설렘 가득한




" 흐으응.. 지금 몇 시야..? "


소연이라는 여자아이가 잠에서 덜 깬 목소리로 남자에게 물었다.
남자는 소연이 옆에 앉아 6시라고 말하고는 소연이의 이마에 살며시 입을 맞추고 떨어졌다.
그의 행동에 소연이는 눈을 뜨고 푸흐- 하고 웃으며 입을 뗐다.


" 그거 하지 말라니까... "


그 뒤에 이어진 말은 둘의 사이가 남매가 맞는지 의심이 갈 정도니..


" 네가 귀여운 탓이야. 이게 싫으면 귀엽지나 말든가. "


아침마다 이 모습을 보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귀를 막다 못해 자를 것이고, 눈을 포기했을 것이다.
어떤 사람은 근친으로 신고를 했을지도 모른다.
이 둘이 어떤 사건을 겪어 애틋하게 변하게 됐는지 모르는 사람이라면 말이다.


" 얼른 씻고 옷 갈아입고 나와. 프렌치토스트 만들면서 기다릴게. "


" 응! "



-50분 후



소연이는 부엌으로 내려가 식탁 옆에 있는 의자에 앉고서는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는 자신의 오빠를 바라보았다.
뭐가 그리 좋은지 예쁜 미소까지 지어 보인다.
그리고 그 예쁜 입으로 자신의 오빠에게 말을 하는데


" 오빠가 만든 프렌치토스트를 먹으면 죽는 거 아니야? "


뜻을 알 수 없는 말을 내뱉으니


" 오빠가 만들어준 음식들은 둘이 먹으면 정말 누구 하나는 죽을 거야. "


그 말들이 다 시우에게 비수가 되어 마음에 꽂힌다.
그래서 그가 안절부절 하고 있는데 그녀가 한 마디 더 한다.


" 오빠가 만들어주는 건 다 맛있잖아. 나도 오빠처럼 요리 잘했으면 좋겠다. "


그제야 안절부절 하던 시우가 다시 안정을 되찾았다.
그걸 모를 리 없는 소연이가 그에게 말했다.


" 오빠, 아까 안절부절하던데 내가 실수ㅎ.. 아, 내 말이 맛없다는 말로 들렸을 수도 있었겠다... "

" 아냐, 순수하게 말한 걸 이상하게 받아들인 내 잘못이야. "


하고 웃으며 식탁에 프렌치토스트를 놓고 그녀의 맞은편에 앉는 그다.


" 먹자. "


그의 입이 떨어지고 서로 프렌치토스트를 입으로 갖다 대는 둘이다.



프렌치토스트를 다 먹다 말고 시우가 입을 열었다.


" 소연아, 은하랑 가온이랑 다온이랑 윤이.. 기억해? "


그에 따라 소연이도 프렌치토스트를 먹다 말고 입을 연다.


" 어떻게 모를 수가 있겠어? 이름만 들어도 가슴 벅찬 사람들인걸. "


그 사람들로 인하여 운 적도 많다. 그 사람들로 인하여 가슴 시렸던 적도 많다.
하지만 그 사람들로 인하여 많이 웃었고, 많이 행복했다.
또 그 사람들로 인하여 사랑을 받는 법을 알고, 그 사람들로 인하여 사랑을 주는 법을 배웠다.
하지만 그 사람들은 나로 인해 평생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받았다.
바보같이 나 하나를 지키려다 단체로 목숨을 잃을 뻔했다.
그 상황은... 다시 생각해봐도 그들이 그 자리에 있을 이유가 없었다. 그냥 전부 다 내 탓이였다.


" 어제 걔네한테 학교 다시 나올 수 있을 것 같다는 연락을 받았어. "

" 정말? 근데 내가 그 사람들을 봐도 될까..? 따지고 보면 그거 다 내 잘못... "

" 아니야. 다들 그렇게 생각 안 해. 걔네는 아직 널 작은 요정이라고 생각하는걸. "

" 작은.. 요정.. "

" 그리고 이건 내가 주는 선물. "



그가 그녀에게 건넨 것은 휴대폰과 요정이 달린 이어링이었다.
그녀는 그가 준 선물을 받고 눈물을 쏟아냈다.
밥 먹다 말고 작은 소동이 일어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학교로 향하는 차 안에서 그녀는 시원한 수건을 눈에 대고 있어야 할 수밖에 없었다.

그들에게 울었던 모습을 어찌 보여주겠는가. 자신 때문에 그들을 상처 입힌 건 3달 전 일이면 충분했다.

그들에게 상처와 아픔은 어울리지 않는다. 겉으론 강하고 세 보여도 사실은 마음 여린 사람들이다.

나를 지켜주고 보호해주던 착한 사람들이다. 그러니까 무슨 일이 있어도 그녀는 그들 앞에서 웃어 보여야 했다.



" 언제까지 그러고 있을 건데? "


학교에 도착해서도 수건을 대고 있는 소연이를 보며 시우가 물었다.


" 이거 떼면 울어버릴 것 같아. 친구들이랑 오빠들 보면 어떻게 웃지? "


" 울어도 돼. 아무도 뭐라 안 해. 그리고 모두 다 이해해줄 거야. "


자신의 오빠 말을 듣고 안심이라도 된 건지 그녀는 수건을 떼고 오빠에게 다녀오겠다고 말을 하고는 차 밖으로 나갔다.
정말 누가 저 모습을 보고서 결투 신청이라도 받아 겁먹었다가 친구의 말에 힘입어 의기양양 해진 모습으로 나가는 꼴과 같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교실에 도착해 짐을 풀고 심호흡을 한 그녀는 그들을 받아들일 준비가 된 것 같았다.
그렇게 아침 시간 종이 치고 선생님께서 들어오시며 반가운 얼굴들이 왔다고 말씀하셨다.


" 얘들아 들어와서 인사하렴. "


선생님의 말이 떨어짐과 동시에 은하와 가온이가 등장했다.


" 우리 돌아왔다. 누구한테 하는 소린지는 알지? "


라고 찡긋하며 눈짓까지 하는 은하,


" 와, 진짜 못난이 못 봐서 죽는 줄 알았다니까. "


라고 오랜만에 와서도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틱틱대는 가온이,


" 요! 우리 요정님 봐야 한다고 인사만 대충 하고 내려왔다. 요정님, 몸은 어때? 괜찮아? "


이어서 3학년인 다온이가 자기 걱정 대신 소연이 걱정을 하고


" 저게 어딜 봐서 괜찮아 보이냐? 곧 울 것 같은데. 그나저나 우리 좀 멋있냐? "?


다온이에게 버럭 화를 내다가 자신을 보고 예쁜 미소를 지어 보이며 멋있냐고 물어보는 윤이까지.


이러니 내가 안 울 수가 없다. 너무 보고 싶었고 너무 미안해서 보고 싶어도 보러 갈 수 없었는데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자신을 대해주는 고마운 사람들. 이래서 내가 이 사람들을 놔줄 수가 없다. 이 사람들을 안 사랑할 수가 없다. 이 사람들을 미워할 수조차 없다. 모두가 양아치라고 손가락질해도 상관없다. 하나뿐인 내 편이고 내 사람들이다.
그것이면 됐다. 그것이면 충분했다.


" 아, 진짜. 오빠들 뭐하는거야! 왜 애를 울리고 그래!!! "


은하가 버럭하고


" 야, 왜 우리한테 성질이야? 우리만 쟤 울렸어? 너네도 울렸잖아! "?


밝고 부드러운 성격을 지닌 다온이도 버럭했다.


" 다들 조용!!!!!!! 3학년은 3학년 교실로 돌아가고!!!! 은하랑 가온이는 자리 찾아서 앉아!! "


보다 못한 선생님께서도 버럭하시니 난장판이 따로없다.


어쨌든 상황은 정리됬고 타이밍 좋게 1교시 수업 준비종이 울리고 선생님이 나가셨다.
그 틈을 타 가온이와 은하가 소연이의 옆자리와 뒷자리를 차지하고있는 학생에게 협박아닌 협박을 하며 자리를 바꿨다.
소연이는 그 두 사람이 모르게 혼자 웃음을 터트렸고 다시 자신의 일상이 제자리를 잡은 것 같아 설렘이 가득했다.
소연이의 설렘 가득한 특유의 표정을 보고 은하와 가온이가 소리쳤다.


" 앞으로 스펙타클한 일도 많겠지만 설레는 일들이 많을거야!! "


#EP1. 설렘 가득한

- Finish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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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7-06-04 01:13 | 조회 : 854 목록
작가의 말
실례하겠습니다아

제가 이걸 몇 번이나 지웠다 쓰고 수정하는지 모르겠습니다..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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