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가 더운 땡볕아래 산뜻하게 불어오는 바람.
그 시간 세빈은 창가에 앉아 자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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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속
"세빈아~ 또 왜 울어? 또 애들이 너 괴롭혔어?"
난 공터에서 훌쩍훌쩍 울고있었다.
"어휴~ 이유를 말해줘야 내가 애들을 혼내주든가 하지!"
세빈은 머뭇 거리듯이, 잠시 말을 더듬고는 말했다.
"애..애들이 나랑..훌쩍 같이 놀기..훌쩍 싫대...크흡!"
유하가 달래듯이 말했다.
"그런 애들 따위 신경쓰지마! 넌 내가 있잖아? 그리고 애들이 같이 놀기 싫음 놀지 말라고 해라. 뭐~ 나랑 같이 놀면 되지~헤헤."
난 잠시 울음을 뚝 그치고 퉁퉁 부은 눈으로 그 애를 올려다 보았다.
평소와 같이 해맑은 모습이었다.
색소가 옅은 갈색 머리칼, 갈색 눈동자, 그리고 다정한듯한 얼굴에는 활발한 태양같은 미소가 평소처럼 자리하고 있었다.
"그러니까 울지마~ 예쁜 얼굴 망가지잖아."
환한 미소가 내게는 태양같이 빛나던 그 시절 내게 있어서 유일한 첫사랑은 유하였다.
나도 울음을 뚝 그치게 만드는 태양같이 빛나는 너. 그게 나의 모든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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둔탁한 고통이 내 머리를 스치며, 곧 화난듯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야! 넌 내 수업시간에 왜 그리 조는거냐!? 밤새 뭐 게임이라도 했든!?"
'3교시가 체육이고, 4교시가 수학이면 이건 뭐 자라는거 아닌가...심지어 3교시는 체육 수행평가 있다고 부지런히 연습했는데. '
갑자기 창가에서 불어오던 바람이 돌풍이 일며, 창문가 커튼이 흔들린다.
드르륵- 익숙하게 교실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린다.
"안녕! 나는 OO고등학교에서 전학 온 장유하야! 앞으로 잘 부탁해!"
내 운명이 커튼과 함께 흔들리며, 평온했던 가슴이 두방망이질 친다.
'어... 어? 설마...'
그의 눈동자가 주변을 둘러보다 거의 끄트머리 구석자리인 내 자리를 응시한다.
아직도 비몽사몽한 내 눈이 초점을 맞추고 그와 눈이 맞닿았다.
"어? 너... 세빈이?"
내 검은 눈동자가 그에게 맞춰졌을 때 난 눈을 왕방울같이 크게 뜨며, 얼굴이 붉어져 당황했다.
'으..으아?? 왜 쟤가 여기있어?? 분명 그때 내가 배웅했는데...? 공항에서 영국으로 가는 비행기에 몸을 실은 걸 내 두 눈으로 직접 봤는데??? 이게 어떻게 된거지??@!$#$@!$#%$@%$%^'
머리가 혼란스러웠다.
저 갈색머리, 갈색 눈동자. 예전보다 확실히 발랄한 분위기가 사라지고, 우수에 젖은 듯한 눈동자긴 하지만 분명 그였다.
"유...장유하? 네가 어떻게 여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