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9 , Poison is antidote soon. ( 3 )

″ 아, 귀찮아. ″







무심코 속마음이 나와버렸다는 듯, 건조하게 툭 ㅡ 하고 내뱉었다.
그와 동시에 정현이 고개를 훽, 돌리며 표정을 구기면서 보채듯이 말했다.







″ 귀찮다니, 가준다며! 안가줄꺼야? ″







″ 아니, 가긴 갈건데.
이렇게 줄까지 서면서 기다려야 돼? 고작 한 끼인데, 다른 걸로 때우는 건 안돼?
지금 점심이니까, 저녁 때 와서 먹자. ″







″ 안돼! 쿠폰 사용기한이 점심까지란 말야, 게다가 여기 입소문도 자자해가지고 오기 얼마나 힘든데!
게다가 고작 한 끼라니! 음식 무시해?, 음식으로 얻을 수 있는 에너지가 얼마나 되는지 알아? 그렇게 식생활을 거지깽갱이같이 하다가 훅가는 수가 있어 ! ″







하여튼, 꼴에 의사라고 온갖 의학 용어들을 총출동해서 설명하는데, 이게 무슨 소리인지.
한국어인지, 외계어인지를 모르겠다.







″ 후…, 알겠어. 그 대신 니가 쏴라. ″







″ 오, 웬일이래 ! 우리 인성파탄자 도진이가 기다려준다니~!
그리고 사주는건 아까, 내가 사준다고 했잖아? ″







당연히 니가 사줘야지, 갑자기 와서 납치하듯이 끌고간게 누군데.







자꾸 옆에서 키득거리며 놀리는 정현 탓에, 한껏 약이 올랐다.
정현이 실실거리며 연방 웃는 탓에, 주변에서의 눈길이 끊이지 않았다.
애초에 정현, 도진 둘 다 뒤떨어지는 외모는 아닌 터라, 주위 사람들에게 호의와 호감어린
눈길이 끊길 터가 없었다.
도진은 약이 오른대로 올라, 살짝 비꼬는 듯한 말을 내뱉었다.








″ 자꾸 그렇게 비꼬면 안가준다. ″







″ 아 진짜. 치사해, 치사해 ! .
그런걸로 사람 놀리는거 아냐. ″







입을 삐죽이며, 되도 않는 정현의 애교를 보자, 그대로 깊은 속에서부터 신물이 올라올 것 같았다.
얼굴은 자연스레 오만상을 찌푸리게 되었다.
그리고 정현을 보고 싶지 않아 그대로 고개를 돌려, 정현의 얼굴을 쳐다보지 않았다.
한번만 더 저 얼굴을 보면, 웩 하고 토사물이 치밀어 오를 것 같았다.







″ 어, 도진 삐졌어? 너무 징징거렸나. ″







도진이 정현의 말에 대꾸하지 않고 있자, 오히려 옆에서 당황하는 듯한 정현의 기색이 역력했다.







″ 풉. ″







정현의 신선한 반응에, 절로 웃음이 새어 나왔다.
항상 정현의 반응은 예상치 못하다가도, 배가 아플만큼 웃길 때가 많았다.
진지할 때도 가끔 있었는데, 중환자 이상의 수술을 맡고 왔을 때는 꽤나 진중해보였다.







″ 웃어? 웃어??? ″







발끈하는 듯한 정현의 모습에 또 다시 한 번 웃음을 지으려고 하자, 맑고 높은 듯한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 37번 손님~, 들어오세요. ″







정현과 얘기하면서 꽤나 오랜 시간이 흘렀던건지, 금세 대기시간이 끝나고,
가게 안으로 들어서자, 중세 유럽풍의 가게 인터리어가 눈에 띄었다.
조명은 화려한 샹들리에에, 고풍스런 분위기를 연출시켜 가게의 메뉴와 꽤나 잘어울리는듯한 느낌을 받았다.







″ 앉으십시오. ″







단정하게 차려입은 웨이트리스가 허리를 가볍게 숙여, 인사하고 메뉴판을 건내주었다.
웨이트리스가 준 메뉴판을 받고, 메뉴를 살펴보자 다들 어마어마한 가격을 뽐내고 있었다.
한 세트에 적어도 17만원의 상당한 가격.
아무리 정현이 의사이고, 잘나간다고 하여도 두 사람다 합쳐서 40만원 상당의 메뉴는 부담스러울 것이다.







″ 야, 너무 비싸지않아? ″







″ 음, 별로? 그닥 비싸지도 않네.
아, 우리 이거 먹자. ″







정현이 선택한 세트를, 메뉴판에 손가락으로 짚어 알려주자 제일 먼저 가격이 보였다.
한 세트 당 가격이 29만원, 돈에 그다지 여유롭지 못한 대학생인 도진이, 밥을 사기엔 너무나도 부담스러운 가격이였다.







눈을 살짝 크게 뜨고 바라보고 있자, 앞에서 싱글벙글 거리면서 웃고 있는 정현이 보였다.
가게 안에 난방이 잘 되어 있어, 꽤나 더웠는지 겉에 입고 있던 정장 자켓을 벗어 옆에 개어둔 것이 눈에 띄였다.







정현의 옷을 보고 생각난 게 있는데, 자기가 정현의 겉옷을 걸치고 있다는 거였다.
게다가 자연스럽게.
도진은 그게 막 생각났던지, 살짝 당황한 듯한 얼굴을 띄우며, 겉옷을 벗어 정현에게 건내주었다.







″ 아, 미안. 추웠을텐데. ″







″ 그닥 춥지는 않았어, 너도 나 추위 잘 안타는거 알잖아? ″







안에 조끼까지 껴입었고 말이야, 라고 덧붙이며 정현이 친절한 어투로 답해주었다.
왜인지 모르게 자꾸 대인배의 모습 같기에, 묘한 기분이 들었다.







도진이 꽁한 표정으로 가만히 있자, 어느 새에 정현이 주문을 시켰는지, 바로바로 음식이 나왔다.







처음은 가볍게 싱싱해 보이는 샐러드랑 스프, 그리고 폭신폭신해보이는 빵이 나왔다.
도진이 눈을 반짝이며 스프를 숟가락으로 떠서 한 입 먹자, 부드러운 감칠맛이 느껴지며
그대로 살짝 나는 후추향이 더욱 더 입맛을 돋게 했다.







정현은 도진이 먹는 모습을 느긋하게 보고, 씨익 웃으며 느긋한 어조로 물어봤다.







″ 그냥 다른데가서 한 끼 때우자던 사람이 누구였더라. ″







정현의 말에 뜨끔했다, 사실 정현보다 더 많이 먹고 있기에 정현의 말에 안 찔릴 수가 없었다.


- 아빠오셔서 여기까지ㅂ만 쓸게요 8ㅁ8 나머지는 내일 이어서 쓰겠습니다!
댓ㅅ글...구걸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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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7-06-23 22:41 | 조회 : 2,226 목록
작가의 말
려다

초반에는 무겁고 진중한 분위기로 사건이 흘렀다면, 중반부는 가볍고 일상 생활에 대해서 다룰 것 같네요 :D~! 분위기가 바뀐 만큼, 설정이 바뀐게 다소 있답니다! 사실 이번 편은 되게 알콩달콩보다는 투닥투닥으로 갈려고 했지만, 그냥 끌리는대로 써버렸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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