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8 , Poison is antidote soon. ( 2 )

「 띠링 ㅡ 」







엘리베이터가 1층에 도착을 하자, 기계적인 음이 들려왔다.







핸드폰을 보고 있던 시야를 올려, 앞을 쳐다보았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리고, 조금만 더 가니 좆같은 햇볕이 눈을 강타했다.







″ 아…, 아침부터 기분도 개같은데, 날씨는 왜 이렇게 맑고 난리야. ″







도진의 기분과는 정반대로, 날씨는 구름 한 점 없이 맑았다.
그리고 사무치도록 추웠다.
서울의 1월은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는게 당연해서, 얼어서 뒤질 것만 같았다.
이래서 겨울이 싫어.







아파트의 문을 나서자, 날카로운 바람이 도진의 뺨을 때리듯이 스쳐 지나갔다.







″ 후…. ″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 내뱉었다.
차가운 공기가 폐에 스며들어, 폐가 딱딱하게 얼어버릴 것만 같았다.
입 주변에 입김이 몽글몽글 피어 올랐다.







″ 지금 딱, 담배 하나만 있으면 여한이 없겠다. ″







자신의 안 쪽 주머니에 있는 담배가 너무나도 피고 싶었다.
항상 겨울에는 가슴 안에 있던 이상한 감정이 뭉클하고 솟아오를 때가 많았다.
나도 왜인지는 모르겠다.
그냥, 가장 힘들었을 때가 겨울이었던 점도 있고.
겨울이 온다는 것, 그 자체가 나에겐 꽤나 고통이였던 적도 많았다.







얇게 입고 나온 탓에 바람이 조금만 불어도, 온 몸이 가시가 돋친 것처럼 추웠다.
양 팔을 교차하여, 자신의 어깨를 매만졌다.







「 툭 ㅡ. 」







″ 어? ″







자신의 어깨 위에 무언가가 걸쳐진 듯한 느낌이 들기에,
어깨를 보니 도진의 몸보단 아주 살짝 큰 롱코트가 걸쳐졌다.
익숙한 향수 냄새가 코를 자극해왔다.
도진은 인기척이 들었던 곳으로 고개를 돌려보았다.







″ …? ″







고개를 살짝 들어 눈높이를 맞추어 쳐다보자, 자칭 엄친아 정현이 뒤에서 서있었다.







″ 어, 웬일? ″







태연하게 정현을 보고 인사를 하자, 잔뜩 인상이 구겨진 녀석의 얼굴이 보였다.







″ 약속도 깨고, 전화도 문자도 씹은 니가 어디서 뭘하나 싶었더니.
아는 형님네 집에서 아침에 기어나와? ″







정현이 잔소리를 메가폭탄급으로 쏟아붙였다.
자신이 고의는 아니였어도, 약속에 나가지 못한 것은 맞고.
전화도 문자도 주혁과의 밤일 때문에 예의치 못하게 못받은 것은 맞다.
할 말이 없었다.









자신이 잘못한 것을 알기에, 아무런 말을 할 수가 없었다.
입을 삐죽이며, 옆을 보고 있자 정현이 도진의 귀를 잡아 댕겼다.







″ 어쭈, 이게 형이 말하는데 딴 곳을 봐? ″







‘ 형은 무슨, 니가 왜 형이야. ’







″ 아야, 아파!!!!!!!! ″







얼굴을 잔뜩 구기며 정현에게 대들자, 도진의 목에 헤드락이 걸렸다.
아, 이거 잠깐만.
쟤 격투 배웠을텐데, 복싱 배웠을텐데????







″ 아악!!!!!!!! 아프다고옦!!!!!!!!! ″







몸을 바둥거리며 정현의 헤드락에서 벗어나려고 하자, 뒤에서 정현의 비웃는 듯한 소리가 들려왔다.
진짜 얄미워 죽겠어.
한대만 때리면 진짜 소원이 없겠다, 소원이.







″ 싫은데~? 안놔주면 어쩔건데? 만년백수 주제에 말이 많다? ″







″ 누가 만년 백수야!!!!!!! 나 취직했거든? 했거든? 거기 시급도 좋거든??? ″







″ 오~ 막 장기파는거 아니냐? 널 받아주는 곳이 있기는 해? ″







″ 한번만 더 나 놀리면 진짜 입 때려버린다. ″







″ 어쭈. 때려봐, 때려봐? 내가 너한테 질 것 같아? ″







한동안 정현과 도진의 유치한 공방이 계속 되었다.
둘만의 전쟁은, 도진이 정현의 차에 타면서 끝났다.







″ 아 참, 너 오늘 일 안가냐? ″







″ 오늘은 예약 밀린거 없어.
사실 어제 모든 일을 다 끝내버려서 오늘 할게 없었거든. ″







′ 너와의 약속 때문에 어제 일을 다 끝내버려서 시간이 넘쳐나는걸? ′
라는 뜻이 말 안에 빼곡히 담겨있었다.
또 다시 잔소리의 형태가 그려졌다.
안돼, 그걸 한번이라도 더 들었다간, 진짜로 노이로제 걸릴 지도 몰라.







도진은 벌써부터 지끈지끈 거리는 머리를 붙잡으며 말했다.
하여튼 뒷끝도 길어가지고, 26살이나 먹어가지고는 속도 좁다.







″ 아무튼, 그래서 오늘이라도 어디 가게? ″







″ 응, 나 먹어보고 싶은거 있어.
이거봐, 이거 페북에 올라온건데, 이거 진짜 맛있대.
크림파스타인데, 느끼하지도 않고 담백하면서도 부드러운 맛이래.
솔직히 이거 먹어봐야 하지 않냐? 게다가 거기 치킨 샐러드도 파는데.
다른 데처럼 싼 맛이 아니라, 드레싱 소스도 깔끔하니 맛있고, 치킨도 바삭하면서
그렇게 짜지도 않아서 건강한 맛이래.
가자, 가자. 응? 나 여기 가보고 싶어. 사실 어제 가려고 했는데 니가 못 나와서 못 갔단말야.
이거 2인 이상 쿠폰을 받았는데 혼자서 가면 할인도 못 받는다고!
그렇다고 다른 친구랑 같이 가기엔 다 시간이 어긋나고, 그래서 시간이 넘쳐 흐르는 너에게 이렇게 구걸하는거야. ″







무슨 랩을 하듯이 장황한 말을 내뱉더니, 맨 마지막에는 사뭇 진지한 표정을 짓고.
당당하게 말했다 ′ 넌 입만 벌려, 오늘은 내가 캐리한다! ′







무슨, 저게 정신연령이 초등학생인가, 어딜봐서 26살인지.
측은한 표정으로 정현을 쳐다보며, 같이 가준다고 무려 17번이나 더 말해야
정현의 설명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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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7-06-21 23:39 | 조회 : 2,222 목록
작가의 말
려다

정현과의 데★이★트 아닌 데이트를 하게 되겠군요. 주혁의 출연은 안드로메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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