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 , Poison is antidote soon. ( 1 )

「 바스락ㅡ 」







″ 윽 ㅡ ″







사무치도록 괴로웠다.
발에 나뭇가지와 유릿조각이 곳곳에 박혀, 붉디 붉은 피가 검붉은 선혈을 자랑하며,
피부에 뚝, 뚝ㅡ하고 울 듯이 떨어졌다.







‘ 아파, ’







아팠다, 쓰라리고 쓰라려 고통마저 희미해져 가는 듯 싶었다.
눈 앞이 아득해져, 캄캄한 앞을 볼 수가 없었다.
아득해져만 가는 시야가 불안하다는 듯이, 그렇게 도진의 머리를 어지럽혔다.







눈 앞에서 일렁이는 남자의 뒷 모습, 그 뒷 모습을 너무나 잡고 싶었다.
하지만, 잡힐 듯 잡히지 않는, 그리고 자신을 뒤돌아 보지도 않고, 매정하게 가버리는.
그 남자가 너무나 원망스러웠다, 하지만 모순적이게도 그 남자에게 사랑받고 싶었다.






완전히 어둠이 장악해버린 시야에, 한 줄기의 빛조차 그에게 손을 뻗어주지 않았다.
마치,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아기가 흥미가 떨어져 툭 ㅡ 하고 장난감을 내팽겨치듯이.
무표정한 얼굴로, 재미없다는 표정으로.







느껴지는 것은, 단지 자신의 발에서 흘러나오는 피와 쓰라린 고통 뿐이였다.
살갗이 갈갈이 찢겨지는 듯한 고통에, 그냥 눈을 감아버렸다.







″ 허억 ㅡ . ″







무의식적으로 몸을 급하게 일으키자, 피부에 맞닿아오는 차가운 공기와 더불어
사람의 체온이 느껴졌다. 덧붙여 따스한 숨결도.







지끈지끈한 머리를 붙잡고, 뜨거운 숨을 내뱉었다.
젠장 ㅡ, 꿈이였나.
아침부터 기분이 더러워지게 생겼군.







몸을 일으키려고 상체를 비틀자, 강하게 허리를 죄여오는 주혁의 팔이 있었다.
순간, 짜증이 치밀어 주혁의 팔을 밀어내려 했다.







″ 가지마 ㅡ. ″







명령조의 어조가, 나직히 귀에 꽂혔다.
잠결에 무심코 말해버린 것 같지만, 거역할 수 없을 듯한 무게가 목소리에 실려있었다.







″ …놔줘요. ″







왜지, 왜 오늘따라 이렇게나 기분이 더러운 것 일까.
평소라면 건조하게 넘어갈 수 있었을텐데,
아침부터 꾼 꿈이 주혁과 헤어지는 꿈이라서 그런가.
상당히 예민해져 있는 신경을 가다듬었다, 이렇게 초조한 마음으로 주혁과 같이 있다간,
어느샌가 실수할지도 몰라.
그렇다면 만약에…, 날 떠날 수도 있겠지, 마치 그 꿈처럼 난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이.







「 쪽 ㅡ 」








잠자는 주혁의 이마에 가벼운 키스를 소리내어 하자, 주혁이 감싸안고 있던 허리가 좀 더 자유로워졌다.
최대한 움직임을 작게 해, 주혁이 깨지 않을 정도로 침대 밖을 빠져나왔다.







어느 한 구석에 가지런히 놓여져 있어야 할 자신의 옷을 끝내 찾지 못하고, 주혁이 갖고 있는 티셔츠와 바지를 대충 둘러 입고는 나왔다.







「 삐리릭 ㅡ 」







일정한 기계음이 넓찍한 복도를 공허하게 울렸다.
이제 1월 초인데, 너무 얇게 나온 탓에 온 몸이 으스스한 한기로 가득찼다.
아무리 정신이 없다해도, 겉옷을 갖고 온다는 걸 까먹다니.
하지만 다시 들어가기엔 도어락의 비밀번호도 모르니, 실타래처럼 엉긴 머리를
마꾸 헤집었다.







불편한 마음에 분신과도 같은 핸드폰을 꺼내어보니,
정현에게서 온 전화가 수십통에 이르렀다. 문자도 거의 20개 정도 왔고,
역시 이 녀석은 과보호야.







피식 새어나오는 웃음에 조금이라도 초조했던 마음이 가라앉은 것 같았다.
엘리베이터의 버튼을 누르고, 엘리베이터가 올 때까지, 장황한 기다림이 지속되었다.
아무래도 주혁의 아파트는 층수도 높고, 사는 사람도 있다보니 시간이 오래걸리는 것일까.







″ 하 ㅡ ″







고급 아파트이긴 하지만, 복도까지 난방하고 있지는 않겠지.
분명 밖보단 공기가 따스하겠지만.







「 띠링 ㅡ 」







알림음이 들려, 고개를 들고 엘리베이터를 쳐다보자, 뭔가 낯익은 사람이 엘리베이터에 타고 있었다.







‘ 누구지? ’







마음 속에서 꿈틀거리며, 고개를 치켜드는 의문을 죽이고 지나쳤다.
본 것 같은 사람이라니, 거 참 기가 막혀서, 언제 이렇게 남 생각을 할 수 있을 정도로
내가 마음 속에 여유가 있었지?







속으로 몇 번 헛웃음을 짓고, 엘리베이터에 타자, 주혁의 문 앞에서 똑똑 ㅡ 노크를 하고 있는 남자가 보였다.
누구지? 주혁의 발닦개인가.
고개를 기울이며 의문을 표했다, 남자가 도진의 시선을 느꼈는지 고개를 들어 도진이 있는 곳을 응시하였다.







남자도 도진이 누군지 한동안 생각하는 듯 싶더니, 이내 생각 났다는 듯, 꽤나 잘생긴 얼굴을 붉히며 큰 소리로 부르는 듯 싶었다.







″ 사모님…! ″







남자가 자신을 쳐다보며 무언갈 말하려하는 듯 싶었으나, 그 때 바로 엘리베이터 문이 닫혔다.
분명 뭘 말하려 했던 것 같은데, 굳이 신경 쓸 필요는 없겠지.







무신경한 자신을 되돌아보며, 곰곰히 생각해보자 목소리의 주인공이 생각났다.
자신이 얼마 전에 취직했던 아르바이트, 에크리아바의 사장.







‘ 아, 그러고보니 나 취직했었지. ’







요즘 너무 정신없이 주혁과 붙어있어서 차마, 일을 할 생각을 하지 못했다.
멍한 머리와 좆됐다, 라는 생각이 고속도로처럼 도진의 머릿속을 마구 교차시켰다.








+ 댓글ㄹ써주세요..작가에게 먹이가 필요합니다 뇸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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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7-06-19 21:20 | 조회 : 2,973 목록
작가의 말
려다

돌아왔습니다! 앞으로 고른 연재 주기를 위해 2일 1연재로 하겠습니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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