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5 , 쾌락 ( 2 )

″ 예…? ″



도진이 자신을 쳐다보자, 자신의 긴 손가락을 도진의 애널에 문지르 듯 갖다대며
나직히 말했다.



도진의 어깨가 잘게 떨리며, 움츠러 들었다.
…그래, 놀랄 수도 있겠지.



″ …널 가질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너에게 중독되어 가는 느낌이였지.
그 때의 나는 너의 몸도, 마음도 탐할 자리가 아니였어. ″



주방을 꽉채워 뜨겁게 달아오르게 하던 야릇한 공기가, 확 가라앉았다.
아직도 도진의 얼굴은 흥분으로 달아올라 빨갛게 변해있긴 하지만.



도진의 얼굴이 당황으로 물들어 있었다.
…저것마저도 이쁘다고 생각한 내가, 병신인건가.



비죽이 흘러나오는, 혐오스런 자신을 꾸역꾸역 담았다.
살인따위 아무렇지도 않게하고, 장기매매, 납치, 감금, 고문 등의
별의 별 것에 다 동원당하여 절대 옳은일이라고 할 수 없는 짓들을
서슴없이 저질러오며 살아왔던 자신을, 도진이라는 연약한 사람에게
알려줄 수는 없지 않은가.
지금도 마음 한 켠에선 도진의 의견따위 수용하지 않고, 자신의 뜻대로 하고 싶은 마음이
남아있다.



물론, 이 생각이 매우 비도덕적이고, 쓰레기라는걸 자신도 알고 있었다.
그래도, 어차피 도진이 싫어하니까 할 일은 없겠지만.



″ …너도 궁금할꺼야.
내가 왜 널 그리 집착하듯 좋아했을까, 라고. ″



주혁의 말이 끝나자, 도진의 눈이 호기심으로 물드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도진의 입에 쪽ㅡ, 소리나게 베이비 키스를 하자 새삼스레 고개를 숙이며 부끄러워하는 도진이 있었다.
정말, 너무나도 사랑스럽잖아.



피식, 웃고는 하려던 말을 마저 말했다.



″ 사실, 너랑 처음 마주했던 그 날.
너의 인상이, 너무나도 아름다웠지. ″



도진의 눈은 이제 더 이상 호기심이 아니라 의아함으로 물들어갔다.
도진이 머리를 굴리는 듯 싶더니, 이내 도진이 붉게 물들어 아름다운 장미같은
자신의 입술을 핥으며 말했다.



″ …그 날, 저는 울고 있었는데요? ″



″ 알아, 단지… 그 모습이 너무 아름다웠을 뿐이지. ″



자신이 마구 풀어헤친 도진의 가운을 하나하나 여며주며, 다정하게 내뱉었다.
이게 자신이 도진에게 보여줄 수 있는 최대한의 상냥한 모습이니까.



″ 지금까지 본 사람들 중에서, 제일 슬퍼보였어, 그게 다야.
하지만..그 때 본 널 잊을 수 없어서라고 말한다면, 믿어줄래? ″



씁쓸히 웃으며, 덧붙여 말했다.
차마 너가 과거의 나랑 비슷해 보여서, 라고는 입 밖으로 꺼내지도 못한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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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7-05-16 23:14 | 조회 : 4,138 목록
작가의 말
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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