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 , 흔적 ( 4 )

″ 으음ㅡ ″



기지개를 펴고 나니, 허리에 둔탁한 통증이 찌르르하게 울려퍼졌다.



″ 아이고오ㅡ ″



아침부터 따사로운 햇살에 눈이 찌푸려지고, 허리의 고통을 선물받은 도진은 기분이 나쁠 법도 하건만, 오늘따라 기분이 좋았다.



아마도, 어제 주혁과의 대화 덕분이리라.
주혁과의 대화 덕분에 그의 마음을 한층 자세하게 알 수 있었다.



″ ..음ㅡ ″



평소에 도진보다 빨리 일어나는 주혁은, 오늘따라 어린 아이처럼 새근새근 잘도 자고 있었다.
평소와는 색다른 모습에, 흐뭇하게 미소가 지어졌다.



땀에 젖어 얼굴에 달라붙은 주혁의 머리카락을 떼어주고는, 이마에 살며시 쪽ㅡ 소리나게 키스했다.
잠시 움찔하는 것 같았으나, 이내 다시 숨소리가 고르게 변하는 걸 봐선 오늘은 좀 오랫동안 잘 것 같아 보였다.



하긴, 어제 도진을 구하려고 여기저기 쏘다니며 무서웠던 사람들을 떡이 되듯 패고 다녔는데, 아무리 그라도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에선 방대한 체력 관리를 하기는 힘들었겠지.
그리고 어젯 밤, 다른 곳에서도 꽤나 힘을 많이 썼으니, 졸릴 만도 했다.



침대에서 일어나, 침대 주위에 흐트러져 있는 옷가지들을 차곡차곡 접어 주혁의 책상에 올려놓았다.
옷 입기가 꽤나 귀찮아져서, 그냥 목욕 가운을 대충 여며 입고는 거실에 나와 간단하게 샌드위치를 만들었다.
물론, 주혁도 몫도 같이 만들었고.



자신 몫의 샌드위치를 다 먹고,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커피를 타서 한 모금 마시자,
어제 있던 일이 몽글몽글 떠올랐다.



꽤나 서툴었지만, 그럼에도 따스하고 진중했던 주혁의 고백.
고백 뒤에 일어난.. 섹, 섹스도 좋았..다



갑자기 얼굴에 열이 확 몰리더니, 얼굴이 뜨거워지는게 느껴졌다.
으으, 낯 간지러워..



자신의 의지로 되지 않는 얼굴을 양 손으로 잡고 창피하다고 중얼거리고 있자,
목 뒤에서 느껴지는 말캉한 촉감에 고개를 돌려 쳐다봤다.



″ ..인기척 좀 내요. ″



뒤에는 잠에서 덜 깬 듯해 보이는 주혁이, 부스스한 머리를 자랑하며 도진의 뒷목에 키스한 것이였다.
이 남자는, 항상 이런식이라니까.



주혁이 옅은 미소를 짓고 도진의 가운 틈 사이로 슬그머니 손을 집어넣어, 도진의 허리를 만져대기 시작했다.



″ 잠, 잠깐. ″



주혁의 의아하다는 눈초리로 도진을 쳐다보자, 도진이 어처구니가 없다는 표정으로 대답했다.



″ 어제, 그렇게 해놓고 또 만지면.. 읍 ″



말을 끊고 갑자기 들어오는 주혁의 혀 탓에, 도진의 눈을 크게 떠졌다.
잠, 잠깐 !?
싫은건 아니지만, 당연히 좋지만.
갑자기 하면 당황스럽잖아!?



갑자기 들어온 주혁의 혀와 달리, 주혁의 테크닉은 신이 울고갈 정도로 좋았다.
키스만 잘해도 삽입에 맞먹는 쾌감을 얻는다고 하는데,
근데, 진짜로, 정말로 잘한다. 이 남자.



머리가 어질어질할 정도로 풀려버렸다.
정신이 흐리멍텅해지는 기분은, 꽤나 좋았다.



한 껏 흐물흐물해진 몸을 주혁이 안아들고는, 주혁이 나직한 목소리로 물었다.
사실 이건 물음이 아니라 확정된 말에 가깝겠지만.



″ 한번 더? ″



매혹적으로 웃으며, 욕망에 가득 찬 눈으로 쳐다보는 주혁은 너무나도 색정적이였다.
내가 감당하기엔 이 남자는 너무 섹시하다! 고 결론내린 도진이였다.



그리고 다시 한 번 더 괴롭혀질 자신의 허리, 그리고 뒤..만 믿을 뿐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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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7-05-14 18:18 | 조회 : 3,520 목록
작가의 말
려다

하ㅏ 내일은 수위간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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