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한테 반했습니다

꽃다발을 전해주자마자 쏜 살같이 약국을 빠져나왔던 도세찬은 다음날이 되어도 또 같은 꽃가게에 들러 또 같은 꽃다발을 사들고 한약국앞에 서있다

"좋아..."

다시금 마음을 다 잡고 한약국 안으로 향하는 도세찬 오늘도 어김없이 약국안은 손님으로 가득하다

"아..저기 이건..."
"그꽃 당신이랑 잘어울려서요"

얼마나 기다렸을까 앞에 서계시던 어르신들이 하나둘 비켜나자 다시 꽃다발을 들이미는 도세찬의 행동에 당황스러운 웃음을 지어 보이는 평범
꽃에 대해 묻기도 전에 도세찬이 먼저 선수를 친다
그리고 그와중 도세찬의 눈에 보인것은 한쪽 구석 가득쌓인 빈 커피우유팩



세번째날 역시 도세찬은 같은 꽃가게의 같은 꽃으로 된 꽃다발을 사들고 한약국으로 찾아왔다

"오늘도..감사합니다..."
"오늘은 박가스한통주세요"

꽃다발을 전해주며 자연스럽게 박가스한통을 받아든 도세찬은 약간은 긴장된 발걸음을 옮겨 약국을 빠져나온다



네번째날도 도세찬은 꽃다발을 사들고 왔다

"저 이꽃은..."
"당신에 대한 호감표현입니다"

평범의 질문에 즉각적으로 당연하다는듯 말하는 도세찬의 대답

"오늘은 오백비타가 좋을까요?"

어색한 두사람의 공기를 마주하기도 전에 도세찬은 어제와는 다른 오백비타를 사들고 한약국을 벗어난다



다섯번째날도 어김없이 비슷한 시간대에 같은 꽃다발을 사들고 찾아왔다

"오늘은 잠시만 시간좀 내주세요"
"??"

건낸 꽃다발을 받기만 하면 뭐라도 사들고 나갈 생각으로 서있던 도세찬에게 잠시만이라며 붙잡는 평범
평범은 도세찬을 대리고 약국뒤 주차장으로 향한다

"꽃다발 주시는건 감사한데 자꾸 이러시는거.."
"당신한테 반했습니다!!"

차만 몇대 자리하고 있는 주차장에서 마주 서있는 두사람
평범의 마주대함에 매우 긴장한듯 보이는 도세찬은 평범이 하는 말을 다 듣기도 전에 자신의 속마음을 덜컥 말해버린다

"에?"
"처음.. 밴드사러간 그 날부터 반했습니다..그 꽃은 말 그대로 호감의 표시구요"

이미 뱉어진거 이판사판이라는 마음으로 떨리지만 최대한 자연스럽게 말을 이어가는 도세찬

"저는 남잔데요?"
"네 저도 남자입니다"

어안이 벙벙해서 자신을 혹여 여자로 착각한걸까 아무리 그래도 나같은 건장한 남자를.. 이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혹시나 싶어 남자라고 소개하는 평범과 당연스럽게 자신도 남자라고 소개하는 도세찬

"그..역시...."
"지금 대답해주실 필요 없으니 천천히 대답해 주세요, 기회준다 생각하시고 이따 저녁이라도.."

조용하던 침묵에서 거절을 하려던거 같은 평범의 말을 끊듯 도세찬은 저녁이나 같이 먹자고 당당하게 말하지만 끝내 말꼬리가 흐려진다

"아...네.."

말꼬리가 흐려지는 도세찬의 모습에 어딘가 안쓰럽기도 하고 저런 섹시하고 멋진사람이 저럴수도 라는 생각에 얼떨결에 수락해버린다


"그럼 끝나는 시간에 맞춰서 오겠습니다!!"
"아..저기...가버렸네.."

수락함과 동시에 매우 기뻐하며 자신의 할말만 하고 자리에서 황급히 사라지는 도세찬의 뒷모습을 본 평범은 급하게 부르지만 이미 소리가 들리지 않는 저너머로 사라졌다

"내 퇴근시간이 언제인지 알고.."

혼자남은 주차장에서 평범은 투덜거리듯 한마디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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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7-03-19 21:04 | 조회 : 2,459 목록
작가의 말
내생일은2월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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