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곧 들어오는 기차에 올라타 부산으로 향했다.
난 창가 자리에 앉아 창문 밖 풍경을 구경했다. 바깥 풍경은 조금씩 움직이더니, 기차 속도가 빨라지자 빠르게 지나가기 시작했다.
기차를 타는 건 처음이라 조금 설레기도 하다.
“피곤하면 눈 좀 붙여.”
“도련님은 안 피곤해요?”
“응, 괜찮아.”
“저도 다시 부산으로 간다니 잠이 오진 않네요.”
우리는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었다.
최 사원님은 많이 피곤하셨는지 안대를 쓰고 주무시는 것 같았고, 윤 대리님은 남자친구 분과 통화를 하고 있었다. 그 옆에 앉으신 팀장님은 아이패드로 인터넷 기사를 보고 계셨다.
“도착하면 제일 먼저 가보고 싶은 곳 있어?”
“…….”
제일 먼저 가보고 싶은 곳, 내가 가장 그리워했던 곳…….
“……집이요.”
언제나 화목했던 우리집.
“드디어 도착했네요.”
오전 11시가 되기 몇 분전, 부산에 도착했다.
기차에서 발을 내려 내 고향 땅을 다시 밟게 되었다.
‘다시 오게 되리라곤 생각도 못했는데…….’
조금 두렵기도 했다.
3년 만에 찾아오게 되어 설레지만, 날 괴롭혔던 악몽의 시작이기도 하기 때문에 다시 되돌아가고 싶기도 했다.
하지만 이렇게, 낯설지만 그리웠던 곳에 서서 공기를 마시니 가슴이 먹먹해 눈물이 나올 것만 같다.
사실 나는 무섭다고 하지만, 이 곳이 사무치게 그리웠던 것이다.
“인원을 나눠서 택시 타죠. 중간에 점심 먹고 들어갈까요?”
“네~ 좋죠!”
윤 대리님은 싱글벙글 웃으며 얼른 법인카드를 달라며 손을 내밀었다.
“……왜 이렇게 주기가 아깝지.”
도련님은 카드 하나를 쥐고 윤 대리님을 못마땅하게 쳐다보다가, 마지못해 카드를 주셨다.
윤 대리님은 신이 나 카드를 들고 팀장님과 최 사원님께 물었다.
“하겐다즈 먹을 분!!!”
“동작 그만.”
우리는 두 명, 세명으로 나눠서 택시를 탔다.
물론 예상하다시피 난 도련님과 둘이서 탔다.
난 택시를 타서도 계속 바깥만 구경했다.
내가 알던 거리는 조금 바뀌어 있었다.
허름한 건물을 허물고 새로운 건물을 지은 곳도 있었고, 여전히 그대로 자리를 지키고 있는 가게도 있었다.
우리가 탄 택시는 어떤 큰 강을 가로질러 갔다.
바다로 이어지는 그 강, 몸을 던질까 생각해봤던 그 강 뒤에는 아직 오픈하지 않은 술집이 있었다.
나는 무의식적으로 손으로 배를 감쌌다.
흉터로 남은 아랫배가 아파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