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서바이벌 게임(3)

6화




6화-서바이벌 게임(3)





“지금!!!”

-촤악!!

신우성이 무엇인가를 당기자 남자들의 위에서 무언가 펼쳐졌다. 바로 그물이었다. 지금까지 총을 쏜 것은 양동이고 진짜 목적은 함정이었던 것이다. 남자들이 그물 안에서 움직이지 못하고 허우적댔다. 상진이 놀라서 물었다.

“저건…. 어떻게…. 어디서 난 거예요. 저게…?”

“제가 아무런 준비도 없이 동굴 안에서 시간만 보냈겠어요? 동굴은 언제든 공격당할 수 있는 장소이죠. 그렇다면 차라리 준비된 장소에서 싸우는 것이 낫죠. 여기 말고도 주변에 몇 개는 더 설치해 놨습니다. 재료를 구하는 게 쉽지 않았지만 어떻게든 구할 수 있었죠.”

“그래서 이곳으로 이동을…. 뿐만 아니라 이런 것까지 준비하다니…. 대단해요…!”

“운이 좋게 예상대로 됐을 뿐이죠. 뭐.”

상진이 여자에게 다가가 손을 내밀고는 물었다.

“괜찮아요? 어디 다친 곳은 없어요?”

그제야 정신을 차린 여자가 상진의 손을 잡고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아…. 그…. 네. 정말 감사해서 사례를 어찌해야 할지….”

상진이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

“아이…. 무슨 사례에요. 괜찮습니다. 혼자인가요? 일행은 없어요?”

상진의 물음에 여자의 얼굴에 그늘이 졌다.

“처음에는 세 명이었어요. 그런대로 잘 숨어있었죠. 그런데 갑자기 저 녀석들이 나타난 거예요…. 수호하고 상우가 막다가 흑… 먼저… 가라고 흡… 도망치는..데… 따라와서..흐윽..흐윽….”

여자가 조금씩 울상이 되더니 지금껏 참아온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이내 말을 마저 잇지 못하고 울기 시작했다. 상진이 말없이 그녀를 토닥여주었다. 자세한 상황은 알 수 없지만, 이 여자에게 있어 너무 가혹한 일을 겪었다. 상진은 그런 이 여자가, 그리고 이런 일을 겪을 수밖에 없는 지금의 현실이 너무나도 안타까웠다.

잠시간의 침묵 후 마음을 진정한 여자가 다시 입을 열었다.

“괜히 울기나 하고…. 죄송해요.”

“아니에요…. 괜히 저 때문에 안 좋은 기억을 들춘 것 같아 제가 더 죄송합니다.”

상진의 말에 여자가 은은한 미소를 띠며 말했다.

“죄송하긴요. 제 은인이신걸요. 제 소개가 늦었네요. 저는 유지아라고 해요. 유상진 씨 맞죠?”

상진 역시 미소를 띠며 답했다.

“하하…. 알고 계셨군요. 저쪽은 신우성 씨예요.”

“그럼요. 유상진을 모를 리가 없잖아요? 신우성 씨도 반가워요.”

-짝

신우성이 손뼉을 한 번 치곤 말했다.

“자, 인사는 나중에 마저 하도록 하고 우선 저 녀석들을 처리하죠.”

신우성이 한쪽을 가리켰다. 신우성이 가리킨 곳에는 함정에 얽혀 움직이지 못하는 남자들이 있었다. 그물에 얽힌 채 나무에 매달려 있었다. 유지아가 남자들을 보고는 성큼성큼 다가갔다. 유지아가 남자들을 향해 눈을 부라렸다. 상진이 신우성에게 물었다.

“이 녀석들을 어떻게 처리하죠? 죽일 건 아니잖아요. 그냥 두고 갈 수도 없고.”

신우성이 말없이 나이프를 꺼내 들었다.

“나이프를 왜….”

신우성이 나무를 타고 오르기 시작했다. 능숙하진 않은지 몇 번의 도전 끝에야 원하는 높이까지 오를 수 있었다. 신우성이 나이프로 그물의 윗부분을 자르기 시작했다. 상진이 신우성에게 소리쳤다.

“어어어? 저거 끊어도 괜찮은 거예요?!”

신우성이 힘든 목소리로 답했다.

“걱정하지 않아도 돼요. 그냥 아래로 떨어뜨릴 뿐입니다. 기껏해야 1.5m. 이놈들도 좀 아프고 끝날 거에요.”

몇 번의 칼질 끝에 줄이 끊어졌고, 남자들과 그물이 땅바닥에 떨어졌다. 1.5m 높이에서 떨어진 고통에 남자들이 몸부림쳤지만, 그물에 얽혀 있어 오히려 더 고통스러워질 뿐이었다. 신우성이 나무에서 내려오곤 휴! 하고 가쁜 숨을 내쉬었다. 신우성이 남자들에게 다가가더니 남자들의 무기들을 하나씩 찾았다.

“아이고 어디다 숨겼담. 오 여깄네. 칼은 어디에 있냐? 여기냐?”

남자들의 무기를 모두 빼앗은 신우성이 상진에게 말했다.

“상진 씨. 탄창은 보충하고 총이랑 칼은 따로 챙겨둬요. 나중에 필요할 거예요.”

신우성의 말에 상진이 신우성에게서 무기들을 받아들었다. 그런데 묘하게도 남자들은 총을 그다지 사용하지 않은 것인지 닳을 대로 닳아버린 나이프와 달리 탄창은 전혀 사용하지 않은 모습이었다. 이를 보고 유지아가 털썩 주저앉았다. 탄창이 있음에도 굳이 칼을 가지고 죽이려 들었던 모습에 소름이 돋았기 때문이었다.

“총을 전혀…. 총알이 없는 게 아니었다니…!”

신우성이 나이프로 그물의 줄을 자르며 말했다.

“뭐. 칼로 죽이는 게 손맛이 좋네! 이런 논리겠죠. 은근 흔하니까요.”

신우성의 말에 상진이 질색하였다.

“윽….”

‘무덤덤하게 그런 말 하지 말아줄래요….’

유지아가 자리에서 일어나 다리의 흙을 털며 말했다.

“그래서 이제 저놈들 어쩌려고요?”

유지아의 물음에 신우성이 유지아를 바라보더니 줄을 자르는 것을 멈추었다.

“음…. 어디다 묶어 두는 게 가장 나을 것 같은데, 이 녀석들 무기를 뺏기는 했지만 아까 보여준 모습을 보면 이 정도로는 안심할 수 없긴 해요.”

유지아가 손날을 보이며 말했다.

“영화처럼 목 뒤를 때려서 기절시킨다던가…?”

“영화처럼 그게 쉽게 됐다면 이미 했을 겁니다.”

“총 손잡이로 때리는 거는요?”

“죽어요…. 위험해.”

유지아가 신우성의 단호박에 머리를 긁적였다. 유지아를 보며 문득 신우성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래도 여러분은…. 죽이자는 말은 절대 하지 않네요. 충분히 그럴 만도 한데.”

유지아가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그야…. 모든 생명은 존엄하고 그 자체로 가치가 있으며 존중받아야 하니까요. 그리고 이 상황에서 죽이자 그러면 저도 저 사람들이랑 다를 바가 없잖아요.”

상진도 그녀의 말을 듣고는 거들었다.

“애초에 죽인다는 선택지는 처음부터 없었어요.”

두 사람의 말에 신우성이 웃었다.

“멋지네요. 좋아요. 방법이 하나 있습니다. 사람의 몸은 단련하면 정말 엄청나게 튼튼해질 수 있지만, 결코 단련할 수 없는 곳이 있죠. 바로 경동맥. 이곳을 1분 정도만 압박해주면….”

신우성이 그물을 조금 끊고 작은 틈으로 남자의 경동맥을 압박하기 시작했다. 잠시 후 남자가 정신을 잃고 아무런 저항을 하지 않게 되었다.

“이렇게 돼버리죠. 나머지도 해주겠습니다.”

신우성이 나머지 두 사람의 경동맥도 압박하더니 이내 남자들이 모두 정신을 잃어 아무런 저항을 하지 않게 되었다. 신우성이 그물을 완전히 끊고 어디서 가져온 건지 밧줄로 남자들의 손과 발을 묶기 시작하였다. 그러고는 나무에 셋을 한꺼번에 묶어두었다. 아무리 봐도 절대 못 빠져나갈 것 같다.

“이거 화장실 가고 싶으면 큰일이겠네요?”

“뭐…. 지리는 수밖에….”

“아휴 더러워…. 그런 얘기를 여자 앞에서 하는 거예요?”

상진과 우성, 지아는 언제 암울했었냐는 듯이 농담을 주고받으며 낄낄댔다. 신우성이 유지아에게 다가가 악수를 청하며 말했다.

“신우성입니다. 아까 인사 안 받아줘서 미안합니다.”

유지아가 신우성과 악수하며 답했다.

“괜찮아요. 우성 씨도 제 은인이신걸요. 유지아 입니다.”

상진이 그녀에게 말했다.

“지아 씨. 괜찮으시면 저희하고 함께 해요. 저희 둘뿐만 아니라 세 명이나 더 있어요.”

“정말요? 저야 함께 하면 좋죠. 이렇게나 믿음직한 분들이신데요.”

신우성이 앞장서며 말했다.

“저희의 아지트로 모시겠습니다. 가시죠!”

상진과 신우성, 유지아가 가벼운 대화를 하며 동굴로 향했다. 문득 유지아가 신우성에게 물었다.

“상진 씨는 알고 있긴 한데 우성 씨는 나이가 어떻게 돼요?”

“아…. 그러고 보니 저도 우성 씨 나이는 들은 적 없네요?”

“스물여섯이에요. 상진 씨와 동갑이죠.”

“그렇구나. 저도 스물여섯이에요! 모두 동갑이었네요!”

유지아가 밝게 웃으며 말했다. 그러자 상진이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저는 자기소개할 틈이 없네요. 왜 다 알고 있지…?”

상진의 농담에 유지아가 어이없다는 듯 웃음을 지으며 답했다.

“아니 뭐…. 검색하면 다 나오잖아요…. 기만이에요?”

“에헤이…. 설마요.”

세 사람 모두 언급하지 않았지만, 이들이 서로 말을 놓게 되는 것은 조금 더 지난 후의 일이었다. 유지아가 상진의 얼굴을 보고는 문득 그의 뺨에 손을 갖다 대며 물었다.

“이건…. 흉터에요?”

“아…. 첫날 난리였을 때 나이프가 스치고 지나갔어요. 거울이 없으니 얼굴 볼일이 없었는데 흉터로 남았나요…?”

“허 엄청 큰일 날 뻔했네요. 아…. 잘생긴 얼굴에 흉터가 이렇게 크게…. 이거 어떡해요. 내가 다 속상하네…. 아. 팬심이니까 오해는 하지 마요?”

“오해라뇨…. 걱정해줘서 고마워요. 어쩔 수 없죠. 살아남은 것만으로도 충분히 감사하니까요.”

한 5분 정도 걸었을까 세 사람이 동굴에 거의 다다랐다. 유지아가 주변을 둘러보고는 감탄하였다.

“여기에 동굴이 있다고요? 언덕인데다 나무들도 많고 무엇보다 동굴 입구가 절벽 사이에 있다고 했죠? 어떻게 이런 곳을 찾은 거예요?”

“먼저 발견한 것은 상진 씨예요.”

“헤에 그렇구나 대단한데요. 이런 곳을 다 찾고.”

세 사람이 동굴 입구에 도착했다. 그때 돌연 신우성이 멈춰서더니 두 사람을 막았다. 상진이 놀라 신우성에게 물었다.

“왜 그래요?”

신우성이 식은땀을 흘리며 말했다.

“냄새가 나요. 피 냄새. 오래된 느낌이 아니에요.”

“피 냄새라고…? 여기에 유슬 씨랑 유림 씨랑 한 씨가!”

상진이 신우성의 팔을 쳐내고 동굴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

“이런, 아직 안에 누가 있을지도 몰라요. 조심해요. 지아 씨!”

신우성과 유지아가 상진을 따라 동굴 안으로 들어갔다. 동굴 안의 상황은 생각보다 더욱 처참했다. 동굴 벽 곳곳에 튄 핏자국과 바닥에 흥건한 피. 그리고 차유슬, 이유림, 박한이 바닥에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었다. 먼저 들어간 상진이 세 사람의 상태를 살펴보았다.

“괜찮아요?! 유림 씨 유슬 씨 한 씨!”

뒤따라 들어온 신우성 역시 세사람의 상태를 파악하였다.

‘유슬 씨는 이미 늦었어…! 제기랄…!’

차유슬의 복부에는 칼이 박힌 채 뜨거운 선혈이 계속해서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때 이유림이 잠시나마 정신을 차렸다. 상진을 향해 힘없는 목소리로 무언가 말했다. 힘이 없어 잘 들리지는 않았지만 아주 다급해 보였다.

“흡…. X..공모자..속았…. 위험..박….”

이유림이 말을 마저 잇지 못하고 정신을 잃어버렸다.

“네…? 유림 씨 뭐라고요? 유림 씨!”

상진이 이유림의 온몸에서 흐르는 피를 보곤 어쩔 줄 몰라 하였다. 신우성이 이유림의 말을 듣고 생각에 잠겼다. 그러곤 무언가 떠오른 듯 박한의 상태를 보고 있던 유지아에게 다급한 목소리로 소리쳤다.

“지아 씨…! 위험..해!”

박한이 느닷없이 눈을 번쩍 뜨고는 벌떡 일어섰다. 손에는 칼이 들려 있는 채였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당황한 유지아를 향해 박한이 달려들었다.

-푹!!







TO BE CONTINUED...







『지금까지 알려진 정보』


서바이벌 게임 참가자들의 옷차림

-돌연 섬으로 끌려와 살인 게임에 강제로 참여하게 된 사람들의 옷차림은 섬으로 끌려오기 전의 옷차림은 아니었다. 어떻게 된 것인지는 불명이지만, 남성이나 여성이나 흰 셔츠에 검정 슬랙스를 입은 모습으로 통일된 스타일이다. 또한 신발도 남성 여성 구분 없이 스니커즈로 통일되었다. 이러한 옷까지 X가 전부 준비한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이로 인해 파자마를 입고 숲에서 전투하는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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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21-02-04 17:14 | 조회 : 769 목록
작가의 말
KJP

오늘은 조연의 첫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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