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님, 다음은 한사장님의 따님과 만남을..."
"네, 우선 커피 한잔만 사마시고 가죠."
"네, 이사님."
어느덧 몇년이 흘렀다.
진혁은 어엿한 24살의 젊은 이사가 되어 있었다.
딸랑~
"어서 오세요."
얇고 고운 중성적인 목소리.
"무엇으로 주문하시겠어요?"
작은 몸.
그가 말이 없는 진혁이 의아하여 뒤를 돌았다.
"손...님?"
진혁의 눈빛이 흔들렸다.
"...한승현..."
"..주인님."
"왜 거기에 있어."
"저도 밥은 먹고 살아야죠."
"나랑 살자.내가.."
승현은 고개를 저으며 단호하게 말했다.
"아니요. 저희 엄마가 빌린돈은 제가 어떻게든 갚을게요, 그러니까.."
승현의 목소리가 가늘게 떨리다가 결국 흐느꼈다.
"...한승현."
진혁이 승현을 세게 껴안았다.
"싫어요! 놔주세요!"
"못 놔."
"흐윽..흑.."
"미안해, 승현아. 미안해.."
"바보...형은..바보야.."
진혁은 가슴이 쓰라렸다.
찡 해지는 것이, 태어나서 처음 느껴보는 느낌이다.
"그날 주려고 했는데, 이제야 주게 됐네. 너무 늦었다."
진혁은 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내곤 한쪽 무릎을 꿇었다.
"결혼해줄래, 승현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