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_아무것도,

(전편이랑 이어집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왜, 왜 하필 나일까..?"
"네?"
"내가 사랑한 수많은 사람들이 떠났어. 도대체 내가 뭘 잘못했기에 다 떠나 가는 걸까"
"너무 아파하지 말아요, 다 지난 일이예요"
"으흑, 으흐..."

서글프게 울었다. 준이 떠났던 그날처럼. 모든 것을 알아버린 오늘은 행복할 줄만 알았다.

"신이있다면, 진짜로 신이 있다면, 대답 좀 해봐... 왜 이리 아픈지.."

앵앵 태호의 물음이 방을 울렸다. 그 대답을 해줄 신은 없지만 그를 위로해 줄 준이 있어 다행이었다.

"형, 울지 마요.. 왜 울고 그래요.."
"아흑, 으흐... 아파서, 슬퍼서, 불행해서."

또 한번, 날이 저물었다. 가인의 기일이자, 준의 기일이었던 날. 기어코 오고 말았다, 그날이.

"제발, 이번 만큼은 과거가 되풀이 되지를 않기를, 신에게 빌어본다. 이번에라도 허락해 달라고, 그럼 용서해 줄테니."

주룩- 눈물이 흘렀다. 한 줄기의 눈물이 염원을 담아 땅바닥에 떨어졌다.


-

"아니, 무슨 소리예요? 쟤 범인 아니..."
"뭔 소리야, 사진 봐!"
"어..어라...?"
"너는, 잠복 하면서 용의자 사진도 안 봐?"
"..."
"왜, 뭐 아는 사람인가 보지?"
".. 제 동생 남친이자, 한 태호 과장님 동생이요. 씨X, 어쩐지 맘에 안 들더라"
"과장님 동생인건 어떻게 안거야? 너 들었어?"
"아, 나중에 말씀 드릴게요! 일단 쫓아요!!!"
"너, 후,,, 나중에 보자!"

.
.
.

"당신을 절도 사건 용의자로 체포합니다. 신 사.. 아니 한 재호씨"
"풋, 잡았네요?"
"뭐야, 그 말투?"
"이번엔 잡았네요, 하는 거죠. 이번엔 다행히도 형의 부탁을 신이 들어줄 모양입니다."
"그게 무슨..?"
"아, 시끄럽고 미란다 원칙 고지부터 하고요"
"너, 한 두번 잡혀본 솜씨가 아닌데?"
"처음인데요, 이번엔"
"아 씨, 끌고 가"

한 재호는 그렇게 잡혔다. 세번째 준의 죽음을, 허무하게 막은 줄로만 알았다.

"여보세요.. 하아암-.."
"야,"
"너 우냐?"
"아냐, 새꺄. 경찰차 끌고 산으로 와. 날이 개서 하산 할거야"
"경찰차가 너네 집 개냐?"
"용의자 안 끌고 가?"
"뭔 소리야, 백 운이 자수해서 백 준은 걍 피해자야."
"시끄럽고 끌고 와, 피곤해"
"와이 씨, 나 잠복 했다고... 아, 한 재호 잡혔다"
"한 재호가 누구...어?!!!!"
"잡혔다고, 니 동생"
"야, 올 필요 없어, 당장 하산한다. 걔 지금 어디있어?"
"서, 오면 대면 정도는 시켜줄게."
"이응 , 끊어"
"와 저 매정한 새끼"

끊긴 전화기를 내려다 보며 강 형사는 욕을 지껄이다가 다시 업무에 돌입한다.

"준, 체력 별로지?"
"그렇게 좋은 편은..."
"업혀,"
"네?"
"업히라고, 나 뛸거야."


-
"형, 쫌만 천천히요!!!! 멀미날 거 같아요!!!"
"조금만 더 가면 돼, 참아"
"아아, 우욱-"
"아, 내 옷에 토하면 안 된다"
"그럼 좀 천천히, 으욱.."
"임신 했냐? 뭐 그리..."
"부끄러우니까 좀 조용히.."
"뭐야, 진짜야?"
"설마요, 근데 사생활은 좀 조용히 얘기하자고요!!"
"사생활 보다는 성 생..."
"쉿, 쫌 조용히 좀!! ///"

얼굴 빨개진 준의 모습을 보며 키득거리며 웃던 태호는 다시 속력을 높인다.

"후, 다 왔다"

산의 입구, 준을 내려놓으며 태연하게 말하는 그가 얄미운지 준이 툭 때렸다. 그때였다. 준의 표정이 돌연 미묘해지더니, 관자놀이를 짚었다.

"또, 미래를 본거야?"
"어떻게.. 아.."
"3번의 너를 만났다니까, 심지어 두번째 너는 그 능력을 이용해 나를 구해줬었지"
"한번 더 구할 것 같은데.."

오물거리며 대답하는 준에게 웃어보였다. 준, 안 구해줘도 된단다.

탕-

산을 울리는 총성이 들렸다. 준의 눈에는 의문이 가득했다. 아직 때가 아닌데, 어째서...

"준... 원래, 미래를.... 깨는 일도 있는 법...이야."
"난, 10년 뒤에 당신을 보았는데, 어째서..."
"후욱, 어깨에 스쳤는데도 굉장히 아프네."
"아, 아,... 119! 119!!!"
"준, 진정.."

탕- 제대로 안 맞은 것을 아는지, 한번 더 총상이 울렸다. 화끈- 거리며 어깨에 총알이 푹 박혔다. 졸라 아프네, 기분 더럽게


-

"여보세요..."
"너, 언제 오... 어? 누구세요?"
"으흑, 강 형사 님이시죠...? 태호 형이... 태호 형이..."
"태호가 왜요??"
"수술실에 들어갔어요, 총상이라 시간이 좀 걸린데요..."
"근데 누구세요?"
"저, 백 준이라고 합니다..."
"아, 백 운 동생?"
"그...그런데, 한 재호가 잡혔는데 어째서..."
"의뢰라네요"
"의뢰요...?"
"하, 어느 조폭 집단에 의뢰했다네요. 동기를 물으면 묵묵부답. 일단은 교도소로 옮겨야 할것 같네요. 태호, 너무 걱정 하지 마세요. 걔, 회복력이 뛰어납니다! 경찰 생활을 몇년을 했는데요, 이겨 낼 수 있을 겁니다"
"하, 하하,,, 감사합니다. 훌쩍-"
"울어요?"
"헤헤, 진정되서... 헤헷"
"너무 걱정 마세요"
"어, 의사 나왔어요! 끊을 게요!"


"귀여우시네, 태호가 대어를 물었어요, 대어를!"
"누가 그렇게 귀여운데요?"
"뭐야, 지금 질투하는 거야?"
"네, 질투합니다."
"허, 참..."



-

"어떻게 되었나요?"
"아, 네.."

꿀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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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7-01-23 14:12 | 조회 : 1,951 목록
작가의 말
월하 :달빛 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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