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누구냐

"여긴.....어디지?"

푸른색 공간이었다. 괴이하게 뒤틀려 있는 어두운 공간. 분명 멈춰 있음에도 흐르는 것만 같은 기묘한 감각이 들었다.

어떻게 봐도 위험한 곳임이 분명했지만 그녀에게 그건 딱히 중요하지 않았다. 어떤 것이든 내게 위험이 될 리가 없을 것이라는 자신감 때문도 있었지만, 다른 모든 것을 제치고 무엇보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이 따로 있었기 때문이다.


"뭐 어찌됐든 상관없나... 여기서 중요한 건,"


그래 그건 당연히,


"그 재수없음을 밥말아먹는 까망이한테 엿 먹였다는 것이지! 지금 쯤 화나서 나를 찾고 있겠지? "


그렇다. 그 재수없는 인간에게 엿을 준 것만으로 그녀는 기분이 좋았다. 소꿉친구라는 이유로 잔소리를 빙자한 언어폭력을 당한 것이 몇 번인가. 소리없는 팩트폭력에 당한, 그녀의 건강하기만한 심장이 통쾌하게 웃어재꼈다.

그녀는 그것으로 몇 번을 웃어대다 몇 시간이 흐룬 후 그제서야 조금의 진정함을 가진 채, 드디어 이 상황을 타개할 방법을 찾아냈다.

"기다리면 되겠네."

너무 빠른, 간단명료한 답이었다.

사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게 대충 훑어보니 이곳은 빼도박도 못하게 차원의 공간 이다. 처음엔 시간의 틈새일 가능성도 의심해 봤지만 그렇다기엔 너무 이곳에 오래 있었다. 시간의 틈새 사이였다면 진작에 풀려나 이곳과는 다른시대에서 다시 돌아가고 있었겠지. 시간의 틈새는 절대 오래있을 수 있는 곳이 못 됐다. 그렇다면 남은 건 하나.

"이곳과는 꽤나 다른 곳인가 보네. 제약이 많이 걸려."
차원의 공간속으로로 들어온 모양이다. 분명 큰 제약이 걸리고 있기에 이세계로 가는 게 그만큼 오래 걸리는 거겠지. 그녀는 긴장감이라곤 1도 존재하지 않는 몸을 풀며 새로운 세계를 고대했다. 이렇게 제약이 오랫동안 걸리다니 보통 차원이 아닐거라는 기대감이 함께 였다.


내가 지배하는 세계와는 모든 것이 다르겠지.


그 생각을 마지막으로 곧 환한 빛이 그녀를 잠식하며 순간 그녀의 형태가 사라졌다.


***


화악 하는 소리와 함께 서늘한 기운이 팔을 감쌌다. 펄럭거리는 옷의 소리. 환한 빛에 순간 감겼던 눈이 얕게 뜨이며 고대하던 세상을 마주 보았다.



"우와!.......아 이런 미친ㅡ"



훅. 설렘으로 두근거리던 심장이 멈추길 잠시. 짧았던 부양감이 사라지며 떨어지는 추락감이 동시에 들었다.


"ㅡ여긴 하늘부터 인거냐ㅡ!!"


끝을 알 수 없는 하늘 위에서 천사같은 소녀가 날개를 잃은 채 추락했다.



***


털썩.

힘이 풀린 한 소년이 하늘에서 내려운 그녀를 보았다. 작은 몸통. 짙은 회색빛 머리칼. 그와는 반대로 선명하게 빛나는 붉은 눈동자.

으아악ㅡ!

작은소년의 비명소리와 함께 날개를 잃은 천사는 기어코 악마가 되어 세계에 강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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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6-12-28 18:06 | 조회 : 1,782 목록
작가의 말
소비러

야호! 안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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