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드린 아리우스를 가둔 지 닷새가 지났다. 처음엔 일이 눈에 들어오고 회의의 내용을 되새기며 왕의 자질에 대해 늘 상기하고 있었지만 요즘 들어 그가 자꾸 생각났다.
원로회의에 집중을 해야 하지만 옥좌에 앉은 신오는 손가락으로 탁탁 팔걸이를 치면서 입술을 지그시 깨물었다. 원로들은 상소문들을 펼쳐 읽으며 회의에 임했지만 신오는 중얼거리며 턱을 괴었다.
“폐하.”
“아, 애반 경. 무슨 일인가?”
애반 경의 목소리에 정신을 차린 신오는 고개를 들어 그를 보았다. 술렁이는 원로들의 모습에 이제서라도 집중 해야겠다는 듯이 다급하게 체통을 똑바로 하며 품위를 지켰다.
“무슨 이야기 중이었지?”
“닷새 전에 폐하께서 지켜보라고 하신…….”
“그걸 왜 원로회의에서 이야기 하는 거지?”
신오의 눈이 가늘어지고, 목소리가 낮아지자 원로원 사람들은 눈치를 보았다.
“할아버지의 은인의 후손이다. 원로회의에서 거론 될 이야기가 아니다.”
무게를 실어 말하는 신오의 모습에 원로원 사람들은 하나둘씩 상소문을 접었다. 모두 예드린 아리우스에 대한 상소문이었다.
어느 나라의, 어떤 신분인지도 모르는 그를 궁에서 머물게 한다니 원로원뿐만 아니라 르와느 제국의 백성들도 이해할 수가 없었다. 무엇보다 진실성이었다.
르와느 제국의 문장이 있는 지팡이로 입증이 되었지만 훔쳐온 것일 수도 있었고, 400년이란 시간이 지나있었다. 원로원들을 입을 꾹 닫았고 애반 경을 흘끔 바라보았다.
“졸리다. 오늘 원로회의는 여기서 끝이다.”
신오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