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logue

"안녕, 가현아~"

"어.. 아.. 안녕..?"

새학기이자, 싱그러운 바람이 불어오는 4월.
너희가 막 우리 중학교로 전학 왔던, 네 쌍둥이 동생인 가현이와 같은 반이 된 해.
아직 너와 가영이를 구분하지 못하던 내가 너에게 잘못 인사를 건냈을 때,
차갑게 무시 하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모른 척 밝게 인사 하지도 못한 채 어정쩡하게 웃으며 어색한 인사를 건냈던 너.

앞으로 벌어질 일들은 상상도 못한 우리는, 아니 나는, 이 어색한 만남이 우리의 첫만남이였던 것을 먼 훗날에서야 깨닫게된다.





"라,희,짱!♡"

팍, 나를 밀치는 느낌에 뒤를 돌아보니 언제나의 너가 서있다.

"앗, 이게 누구야. 내가 싸랑하는 가영짱이잖아??"

"맞아~ 아. 라희야, 무슨 생각을 그렇게 골똘히 해?"

엄지와 검지가 맞닿아 만들어내는 작은 하트. 그 하트를 서로에게 보여주는 것으로 시작하는 우리의 첫 인사 뒤에 보이는 너의 까맣고 동그란, 내가 가득 담겨있는 두 눈.

"그냥. 너랑 나랑 처음 만났을 때."

"엥..? 우리 첫만남? 고등학교 때?"

"와~ 가영짱 실망이야.. 나를 잊었어.."

"으어어어- 미안해- 내가 기억력이 안좋아서..."

진심을 듬뿍 담아 장난으로 포장한 내가 토라진 듯 반대편으로 걸어가자, 내 등으로 포옥-안겨오며 사과하는 너. 그게 정말 귀엽다는거, 너는 절때 모르겠지.

"그, 중1 1학기 초반에 내가 너 가현인줄 알고 인사 했더니 너가 '어..아..안녕?'이렇게 인사했었잖아!"

"뭐어? 내가?? 아니 내가 그랬다해도 그렇게는 안했겠지!!"

"아닌데? 저렇게 한거 맞는데?? 맞는데??"

역시, 불공평하다. 나는 네 말 한마디 한구절 다 기억하고 있는데.

"어떻게 이런걸 다 기억하는거야! 내가 모르니까 맞는지 틀린지도 모르겠어!"

"에궁 우리 가영짱 속상했어여?? 그랬어여?? 근데 그건 내가 쓸데 없는 일에만 기억력이 좋아서 그런거지, 뭐~"

그래도 어째. 오구오구해주니까 '또 애기취급이야~'하면서 솜주먹으로 내 팔을 치는 그 모습마저 이리... 근데 우리의 첫만남이 쓸데 없는 일인가??

"옘~병. 아주 둘이 그냥 살림을 차려라. 차려."

"윤서말이 맞아! 어휴, 둘이 정말..."

"이야~ 역시 홍윤서! 맛깔나는 욕좀 봐라"

"하긴 내가 한 맛깔하지~"

우리를 보자 어김없이 터져나오는 윤서와 성은이의 질책. 내가 오늘도 맛깔나는 윤서의 욕을 칭찬하며 손을 들자 역시나 찰지게 짝- 소리를 내며 하이파이브를 쳐준다.

"헐. 라희야. 나도, 나도 하이파이브!"

"훠이, 저리가 심성은-"

못 들을걸 들었다는 듯 손까지 휘저어가며 성은이를 훠이,훠이, 쫒는 윤서를 보자 무하다며 입이 비쭉 튀어나온 성은이다. 하지만 '어휴, 또 시작이야!'라며 성은이를 달래는 네 모습이 내 눈에 더 박힌다.

딩동댕동- 수업을 알리는 종소리에 우리는 '안녕'이라는 인사와 함께 각자의 반으로 흩어진다. 나는 홀로 3반에, 가영이와 둘은 4반에. 물론 가영이와의 작은 하트 인사를 빼먹지 않고 하자 윤서와 성은이의 따가운 눈초리 세례가 오긴 했지만 말이다.

그런데,
너는 알까? 친구들이 저리 눈초리를 거두지 않음에도 내가 너와의 작은 하트 인사를 포기하지 않는 이유를.
너는 알까? 내가 마지막 네 모습을 보기 위해 4반 뒷문과 가까운 3반 앞문으로 들어간다는 사실을.
너는 알까? 네가 친구들과 함께 내게서 멀어져가는 순간에도 나는, 언제나..



prologue. 너만을 봄,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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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6-11-19 23:47 | 조회 : 809 목록
작가의 말
진찡

수능이 끝난 지금, 예비 고쓰리가 된 작가이기에 '너만을 봄, 나는'은 자유연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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