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목소리였다

오늘은 5월8일,어버이날.

5월이라서 그런지 울긋불긋 꽃이 만발해있고,벌들도 붕붕 날아다닌다.

나는 그것이 이곳이 해주는 작별인사라고 생각했다.떠나기전.마지막으로 묘지에 갔다.

아버지라는 인간은 집에서 술을 쳐마시느라 같이 나오지 않았고,만약에 같이 나왔다하더라도 그는 어차피 묘지에 가기를 한사코 반대 했을것이었다.

민혁형이 같이가자고 하며 내 뒤를 쫄래쫄래 따라왔다.

그분의 묘 앞에 이르자.

민혁형이 나보다도 먼저 큰 절을 올렸다.

옆에 서 있던 유미의 눈가에 이슬이 맺히기 시작했다.

유미는 애써 울음을 꾹 참고 있었다.

유미는 오랜시간 동안 입을 꼭 다문채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그렇게 한 시간쯤 지났을까,민혁형이 입을 열었다.

"너희,아직 밥 안 먹었지?배고프겠다!얼른 먹으러 가자~"

그는 애써 미소를 띄고 있었지만,그의 눈은 힘없이 축 처져있었다.

그 말을 들은 유미는 힘없는 미소를 지었고,민혁형은 그런 유미를 위로해주기위해 그녀를 꼭 안아주었다.







'띠리리리~띠리리리리~'


아리의 휴대폰이 울렸다.


아리가 서둘러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연애중의 최고정보통인 이슬이었다.


"아리야!내일 전학생온데!!!"


성질 급한 이슬이가 흥분한 나머지 말을 단숨에 쏟아냈다.


연애중은 지어진지 15년이나 된 학교였지만,긴 시간동안 어떤 전학생도 오지않았기에,전학생이 온다는건 천지가 개벽할 일이였다.


"진짜?몇 학년,아니,몇살이야?남자야 여자야?예뻐?잘생겼어?


"망할년아!하나씩만 물어봐,쫌!!"


"ㅎㅎ,알았어.어쨌든 빨리 좀 알려줘!!!!"


"에휴,알았으니까 진정좀해."


"빨리!"


"3학년이고,"


"그리고?"


"남자."


"잘생겼어?"


"아니.."


"에이,뭐야..."


"잘생겼다기보단,음,,,,우아하다?멋지다? 도저히 이런 말로 표현할수없는 외모야...."


"잘생겼다는거야,못생겼다는거야?"


"존잘이야!!!니가 6년째 끼고사는 민지훈과는 절대 비교할 수 없을만큼 멋져!!!"


"진짜?"


민지훈은 아리가 초1때부터 지금까지 끼고사는 존잘남이다.


그는 연기면 연기,춤이면 춤,노래면 노래..못하는게 없는 실력파 존잘남이다.


그런 지훈보다 잘생겼다니!!


아리는 깜짝 놀랐다.


아리는 전학생의 얼굴이 무척 궁금해졌다.


"악!나도 보고싶다아~!"


아리가 소리쳤다.


"악!이년아!나 귀청 떨어지겠다.정 보고싶으면 우리 집으로 오든지."


이슬이가 무심한척 얘기했다.


아리가 바로 대답했다.


"진짜?알았어!바로 갈게!!!"


"그..."


전화를 서둘리 끊은 아리는 이슬이의 말을 체 다 듣지 못하고 밖으로 서둘러 나가면서 생각했다.


'지훈이보다 잘생겼다고 해도,설마 우리 지훈이만한 실력자겠어?'


아리는 한참동안 그 생각을 하며 걸어다니다가 한가지 사실을 깨달았다.


이슬이의 집을 모른다!!....


텔레파시라도 통했는지.때마침 전화가 온다.


이슬이의 한숨섞인 목소리.


"아리야...너 우리집 어딘지 모르잖아..알아?"


아리는 아무말도 하지 못했다.


"내가 너 떔에 못살아,증말!지금 어디야?"


아리가 주변을 둘러보다 어떤종이를 보곤 대답했다.


"보라.보라빛아파트..."


"아리야...거긴,너희 집에서 30분이나 걸리는 곳이잖아..내 집에선 1시간이고.."


이슬이가 한숨을 또 내쉬며 포기한듯이 대답했다.


"너,내가 우리집위치 알려줄테니까 찾아올 수 있어?"


아리가 대답했다.


"글쎼....."


"맞다.너 길치였지..."


"............................"


아리는 아무말도 하지못했다.


이어지는 이슬이의 간절한 목소리.


"거기에만있어!딴데돌아다니지말구!내가갈테니까~!"


아리가 뭔가 말하려고 한 순간 이슬이가 급하게 전화를 끊고,지하철역으로 갔다.


한편,아리는 한참 그 곳에 서 있었다.


5월초였지만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우산도,우산을 살 돈도 없던 아리는 계속 그 자리에 서 있을 수 밖에 없었다.


아리의 매끄러운 생머리가 세찬 비에 축축히 젖기 시작했다.


아리는 짜증이 났다.


'머리를 또 감아야 되잖아..옷도 다 젖구...'


'춥다...'


아리는 몸을 꽉 웅크리고 있었다.


아리를 향해 사정없이 내리던 비가 갑자기 멈췄다.


아니,정확하게는 비는 계속 쏟아져내렸지만 적어도 아리의 머리위에는 더이상 내리지 않았다.


의아해진 아리가 위를 올려다보자,속삭이는 듯한 목소리가 들렸다.


"왜 그렇게 비를 맞고 서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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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목소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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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6-11-13 20:43 | 조회 : 1,297 목록
작가의 말
chocodevil

이소설은제가네이버공모전에데리고나갔던,저의꿈을작가로만들어주었던,저의첫소설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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