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옛날 세계는 어둠으로부터 시작되었다. 그 어둠 사이에서 한 생명이 생겨났고, 그 생명체는 어둠이 싫어 어둠을 반으로 갈라 빛을 만들어냈다. 그 다음에 땅, 바다, 하늘을 만든 후, 외로워 동물들을 창조하였다.
그래도 외로운 생명체는 자신의 힘에 숨결을 불어넣어 ‘정령’을 만들어내었다. 하지만 아무리 말이 통한다 하여도 전혀 다른 존재. 마지막으로 그 적막함을 달래기 위해 흙으로 자신과 닮은 존재를 흙으로 빛은 후, 생명을 불어넣었다.
너희들은 이제부터 ‘인간’이야!”
명체는 뛰어가며 말했다.
“나랑 놀자!”
'아이가 된 생명체‘는 자신이 창조한 ‘인간’들과 놀며 지냈다. 인간들은 그 아이를 친구처럼 생각하며 지냈다. 인간들이 나이를 먹음에 따라 아이도 외모를 바꿔갔다.
“얘!”
“어? 왜 그래?”
“여기, 선물!”
아이에게 한 소녀가 예쁜 목걸이를 건넸다. 아이는 정말 고마워했고, 그 목걸이를 소중히 간직했다.
인간의 수는 시간이 갈수록 늘어났다. 부족이 생기고, 마을이 생기고, 도시가 생기고, 나라가 생겨났다. 그러다 인간들은 강한 힘을 가진 그 아이를 두려워했고, 쫓아내려 했으나 인간들이 자신을 두려워한다는 것을 깨달은 아이는 하늘로 올라갔다. 그 곳에서 정령들과 함께 지냈다. 그리고 오랜 시간이 흘렀다.
“으~ 지겨워.”
아이는 인간계를 내려 보자 오랜만에 가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예전처럼 인간들이 자신을 두려워할까 무서워진 아이는 자신의 힘을 소녀가 준 목걸이에 봉인시켜 인간계로 내려가기로 결정했다.
“그럼, 이제 출발!”
*****
“그게....... 네 이야기라는 건가?”
한 청년이 제압당해 줄에 묶여 있는 채로 갑옷을 입은 한 남자에게 심문당하고 있었다. 청년은 해맑게 웃으며 대답했다.
“응! 그니까.... 나 좀 풀어줘.”
그러자 옆에 갑옷을 입은 다른 남자가 말했다.
“대장군! 반란군들이 보낸 첩자일지도 모릅니다! 지금 당장 처리해야 합니다!”
“반란군? 첩자? 뭔 소리야?”
“이게 어디서-”
“뭐가!”
둘의 대화를 들은 대장군아라 불린 남자는 고뇌에 빠졌다.
‘정말 모르는 건가 모르는 척 하는 건가.....’
다른 은발 머리의 사내가 말했다.
“대장군, 어서 결정을....”
“너희가 안 풀어주면, 내가 푼다?”
“뭐?”
잠시 빛이 번쩍 하더니, 제압하고 있던 군사 두 명이 뒤에 쓰러져 있었고, 청년은 옷에 묻은 먼지를 털며 일어났다.
“그러니까, 진작 좀 풀어달라니까.”
청년은 해맑게 웃으며 거기 있는 사람들을 쳐다보았다.
*****
‘진짜..... 신이라는 건가.’
청년은 음식을 먹다 대장군을 쳐다보았다.
“그렇다니까. 왜 날 못 믿어? 근데 이거 맛있다. 이거 뭐야?”
대장군은 흠칫하고 놀랐다. 그리고는 다시 생각했다.
‘당신을 본 사람이라면 아무도 안 믿을 거 같군..’
“빵입니다. 원하신다면 더 드리겠습니다.”
“오, 고마워!.”
대장군은 그를 쳐다보더니 말했다.
“당신이 신이시라면, 신의 힘을 사용해서 우리를 도와 주십시오. 저희는 지금 황명에 따라, 반란군들을 제압하려는 중입니다. 조금만 더 전진하면 성에 들어갈 수 있으나 반란군의 저항이 거셉니다. 저희가 승리하여, 황제께 영토를 바칠 수 있도록 해......”
청년은 잠시 생각도 하지 않고 말을 끊더니 입을 열었다.
“싫어.”
"왜 그렇......"
"인간들은 내가 창조한 존재야. 그런데 전쟁을 해서 내 힘으로 만든 인간들을, 내 힘을 사용해서 죽이라고? 싫어."
'그런가.....'
에단은 그 말이 마치 부모에게 자신의 자식을 죽이라는 말과 비슷하다는 것을 깨닫고 사과했다.
"죄송합니다. 너무 큰 부탁을 드렸던 것 같군요."
"그 대신,"
청년은 공중에서 빛을 붙잡아 칼을 만들어 내더니 말했다.
"인간의 힘으로 전쟁하는 것은 도와줄 수 있지. 두 가지 약속만 지켜주면."
"제가 들어 드릴 수 있는 것 이라면 무엇이든지."
"하나는 빵 많이 주라.“
에단은 훗 웃으며 말했다.
“알겠습니다. 다른 하나는?”
“내 친구가 되어줘. 항상 곁에 있어주는 진짜 친구. 말도 놓고."
"알겠다. 그럼 내 이름부터 알려주는 게 좋겠지. 내 이름은 에단. 에단 헌터 데 헤이즈."
“나는....... 이름이 없어. 친구 된 기념으로 하나 지어주라.”
에단는 청년이 손에 든 빵을 쳐다보더니 말했다.
“브레드 브라운.”
“좋아!”
그 순간, 바깥에서 전령이 달려왔다.
“적의 기습이다! 출전이다!”
그 소리를 들은 둘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럼, 실력 발휘를 좀 해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