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쪽은 피로 물들어도 예쁠 것 같네요."
"ㅁ, 미쳤어요?"
내 꼬리가 소름을 돋았는지 빳빳해졌다.
어쩌다가 이런 이상한 놈을 만났는지 정말... 눈물이 나오려고 한다.
"톰씨 저 정말 아무한테도 말 안 할 테니까 둘 다 안 하면 안 되나요...오?"
"하- 어쩔 수 없네요."
톰은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머리를 긁적였다.
먹힌 건가!
"저 골목에 좀 따라올래요?"
"...네?"
엄마아... 으에잉-...
골목으로 가자는데 나 따라가면 나올 땐 저 톰만 나오는 거잖아.
꼬리가 살랑거리는 게 기분이 안 좋아 보인다.
입은 웃는데 눈은 진짜 무섭다.
"죄송합니다. 장난이었어요."
"하하, 다행이네요. 나 참을성 별로 없어요. 얼른 골라"
진짜 내 선택지는 박히는 거뿐인 건가...
오어아아-!! 도망가자!
어디를 한대 세게 치면 못 따라오겠지.
일단 정강이를 차서 도망갈까?
이런 생각을 한 내 머리에 뽀뽀를 해주고 싶다.
"저기..."
"네."
"죄송합니-...다...!!"
'다'라고 말하는 순간 난 톰이라는 놈의 정강이를 있는 힘껏 찬 후 도망갔다.
윽- 소리가 내면서 톰은 주저앉았다.
뒤에서 뭐라고 하는데 잘 안 들렸다.
결국 콜라도 못 사고 집으로 급하게 뛰어들어왔다.
"야 아이스크림."
"없어."
"사 오라고 했잖아!"
"누나가 다녀오던가! 죽다 살아난 동생한테 왜 소릴 질러!"
"그러니까 니가 여자친구가 없는 거야!"
"윽... 이게 그거랑 무슨 상관이야! 그리고! ㅈ, 자기도 없으면서?!"
더 크게 싸우기 전에 난 방으로 들어갔다.
뛰어서 그런지 땀이 났다.
여름이라도 따뜻한 물 아님 안 씻는 나는 욕조에 따-뜻한 물을 가득 채운 후 샤워했다.
노곤한 게 기분도 좋아져서 웃음이 나왔다.
옷을 다 갈아입고 침대에 누워서 내 꼬리를 끌어안고 눈을 감았다.
* * *
"야 좀 일어나."
아 씨
좋은 꿈을 꾸고 있었는데 누나가 흔들어 깨웠다.
난 인상을 찌푸리며 뭐냐는 눈빛으로 째려봤다.
"내 친구가 너한테 할 말 있다고 우리 집 앞에 있는데"
"누나 친구인데 왜 나한테 그래..."
"내가 알겠냐. 나가봐."
난 눈을 비비며 현관으로 갔다.
아직 잠이 덜 깨서 그런지 하품이 자꾸 나왔다.
"흐아암-"
"안녕 제리?"
"... ? 히익!!"
톰이라는 사람이 현관에 기대서 날 보며 웃고 있었다.
난 다급하게 누나를 불렀고
누나는 왜 그렇게 소리를 지르냐며 귀를 막으면서 왔다.
"ㅇ, 이 사람이 왜... 왜 여기 있어!?"
"내가 아냐고. 너한테 볼일이 있다잖아."
"어제 니 동생이 어제 내 정강이를 차고 갔는데 좀 데려가도 될까?"
"미친... 너 얘 건드렸냐?"
누나가 안쓰럽다는 눈빛으로 날 봤다.
왜 건들면 큰 일나는 거야?
그럼 말려...!
"난 모른다- 때리진 말아줘. 내 동생 쓸만한 건 얼굴밖에 없다고."
"누나!"
"뭐"
"으이익...!"
순간 붕 뜨는 느낌이 들었다.
누나는 입을 막으며 놀랐고 나도 놀라서 입을 틀어막았다.
톰이 날 한 손에 안아들었다.
바둥거리니까 짜증이 났는지
"가만히 안 있으면 다음 눈 뜨는 곳은 땅 속이야."
차라리 그렇게 편안하게 죽는 게 나을 것 같습니다.
"누나 좀 말려어...!"
"그 새낀 아무도 못 말려. 또라이거든."
"제니- 넌 오랜만에 만난 친구한테 할 말이야?"
"맞잖아, 뭘 새삼스럽게. 아무튼 우리 동생한테 상처내면 뒤져."
"알겠어, 나중에 또 보자."
난 소리를 지르면서 닫기는 문을 향해 바둥거렸다.
"이름 제리 나이는 22살 쥐 수인이고 혈액형은 A형 가족관계는 부모님이랑 누나 한 명 학교는..."
"ㅈ, 잠깐만요... 뭐 하는 겁니까?"
"어제 그렇게 가고 내가 조사 좀 했지"
뿌듯하다는 듯이 말하지 마세요.
이 고양이 자식아.
어느새 우리는 차에 도착했고 톰은 운전석, 난 조수석에 앉았다.
"톰씨?"
"응, 왜?"
어제는 존댓말을 하더니 이젠 반말을 한다.
작가가 겁나 좋아할 타입.
"저희 지금 어디가요?"
"어제 고르라고 했는데 도망갔잖아. 화나서 죽이려다가 찾아보니까 친구 동생이고- 제니가 상처내지 말래서..."
"박히는 겁니까?"
"네, 박을 겁니다."
으아아-!
차에서 내리려고 차 문 손잡이를 잡았지만 이미 달리고 있어서 포기해야 했다.
심각하게 손가락을 만지작거리는데 옆에서 웃는 소리가 들렸다.
난 이렇게 심각한데 왜 웃어요?
"근데 제리"
"네?"
"나 기억 안 나?"
"아...?"
모른다는 눈으로 톰을 봤다.
그러더니 오른쪽 손바닥에 있는 흉터를 보여주면서 '이래도?'라며 한쪽 눈썹을 올렸다.
"어...!"
아, 기억...났..다... 7살쯤에 누나의 친구가 반갑다며 손을 내밀었는데 무서워서 물고 도망갔던 적이 있다.
그 고양이가 이 고양이야? 진짜?
...차에서 뛰어내릴까.
"기억났어?"
고개를 끄덕였다.
10년이 넘은 아직도 손바닥에는 내 앞니 자국이 있었다.
너무 미안해져서 흉터를 쓰다듬었다.
"죄송했습니다. 정강이도 죄송합니다."
"아냐 괜찮아"
"그럼 내려주실래..."
"안 돼"
"넵"
아이 참- 단호하시네요.
우리 화목하게 하하 호호하면서 끝내면 안 됩니까?
불안한 눈으로 톰을 보니까 옆으로 차를 세우더니 날 봤다.
왜요. 내리라는 겁니까?
내가 잡던 손이 내 목 쪽으로 왔다.
순간 쫄아서 몸을 움츠렸지만 뒷덜미에서 느껴지는 따뜻함에 눈을 떴다.
"밤에는 깜깜해서 긴가민가했는데 어릴 때랑 다른게 없네."
"그런가요?"
"응, 여전히 예뻐"
아 몸에 열이 올라오는 게 느껴졌다. 부끄러워서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빨개진 이 목은 어떡할 거야?"
목을 만지다가 톡톡 치면서 물었다.
"우으으..."
진정 좀 하게 가만히 있어봐요.
목을 가리면 얼굴이 보이기 때문에 어떻게 가릴 수 없었다.
"옛날에 손을 문 다음에 좀 친해졌었잖아"
아 설마... 설마...
"너가 그때 나 좋다고 커서 결혼ㅎ...!"
얼굴을 가리던 손으로 황급히 톰의 입을 막았다.
"으익! 그건 어렸을 때잖아요!"
"흐응-"
손에 물컹하면서 까끌까끌하고 축축한 게 닿았다.
흠칫하면서 손을 떼려니까 내 손목을 잡아서 못 치우게 했다.
할짝할짝- 핥는 느낌이 기분을 더럽게 만들었다.
"으으... 놔주세요...!"
"왜?"
그야 기분이 더러우니까 그렇죠.
이젠 핥지 않고 쪽쪽거리면서 손에 뽀뽀를 퍼부었다.
손을 못 움직이니까 팔이라도 움직이려고 이리 퍼덕! 저리 퍼덕! 거리면서 반항했다.
손가락도 막 움직이면서 방해하니까 짜증이 났는지 뾰족한 송곳니로 손날 부분을 세게 물었다.
"악!"
"그러게 까불긴 왜 까불어."
"톰씨가! 흐으-..."
억울해서 눈물이 나오려고 했다.
꼬리로 창문을 탁탁 치면서 아픔을 참았다.
또 안 울려고 입술을 깨물면서 참았다.
눈물 때문에 눈앞이 울렁울렁했고 결국 그 눈물은 뚝 떨어졌다.
울음을 멈추려고 눈을 벅벅 비벼대다보니 눈밑이 따가웠다.
"아파?"
"ㅁ, 히끅! 몰라요..."
톰은 자신의 좌석을 최대한 뒤로 밀었고 날 무릎위에 앉혔다,
날 단번에 옮겨버려서 동공지진이 생겼다.
톰의 어깨쪽을 잡고 뭐냐는 눈으로 봤다.
"나 꼴렸어. 하자"
왠지 밑에서 뭔가가 걸리적거리더라...
작가님 살려주세요.
@- 오늘 좀 길지 않습니까? (코쓱)
아닌가요? 전 그렇게 생각합니다. 뀨룩
아마 개학하면(8월 17일을 기준으로) 방학 때 만큼 자주 못 올릴겁니다.
정확히는 9월부터 잘 못 올립니다.
이번 달에 최대한 많이 올리도록 노력은 하겠습니다.
63일 남았습니다.
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