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옛날 먼 옛날에-
...라고 말하고 싶지만 2017년
“빨리 나와. 지각할 거 같은데 먼저 간다?”
[ 잠깐만! 수원아! 기다려ㅈ...! ]
나는 민이가 말하는 도중에 전화를 끊고 문 옆에 기대서 기다렸다.
내가 간다는 말에 급하게 움직이는 소리가 들렸다.
몇 분 후, 문이 열렸고 민이가 뛰어나왔다가 옆에 있던 날 보고 크게 움찔했다.
“흐이익-!”
“푸흐- 많이 놀랐어?”
“먼저 간다면서!”
나를 막 때리더니 핸드폰을 켜서 시간을 보고 내 손목을 잡았다.
그러고는 달리기 시작했다.
엘리베이터를 기다리기에는 시간이 부족해서 계단으로 갔다.
“수원아 빨리!”
“진짜 느리다.”
이대로라면 1교시 중간에 들어갈 게 뻔했다.
날 잡고 있는 손을 풀어서 다시 내가 잡았다.
내 손이 큰 건지 얘 손목이 얇은 건지는 모르겠지만 손가락 두 세 개는 들어갈 거 같았다.
후우- 숨을 한번 가다듬고 미친 듯이 뛰었다.
민이가 벅찰 수도 있지만 나머지청소를 피하기위해서는 어쩔 수 없었다.
드르륵-
“하아- 우으씨... 너어...!”
“내 덕에 지각 안 했으니까 고마워해.”
“흥!”
뛴 것 때문에 머리가 이상해진 민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정리해줬다.
자신의 머리에 있는 내 손이 싫었는지 꼬집고는 자신의 자리로 갔다.
나도 곧이어 민이 옆자리로 갔다.
“민아. 김민-”
“뭐, 저리 가.”
“삐졌어?”
“아-니.”
“근데 왜 나를 안 봐?”
나를 왜 안 보냐는 말에 힐끔 보고는 다시 앞을 봤다.
곧이어 종이 쳤고 수업을 시작했다.
조용히 필기를 하는 민이를 콕콕 찌르니까 하지 말라는 듯이 내 손을 툭 쳤다.
민이 책상으로 손을 넘기기도 하고 샤프나 지우개, 볼펜, 책 모서리 부분을 조금씩 넘겨서 시비를 걸었다.
내 시비에 조용히 짜증을 냈다.
“자꾸 그러면 선 넘어오면... 내가 다 가질 거야!”
“와- 정말?”
“응, 다 가질거야.”
민이는 자신의 말이 통했는 줄 알고 뿌듯해했다.
선생님 눈에 띄지 않는 뒷자리라서 소리를 지르지 않는 한 혼은 나지 않을 위치였다.
“그러던가.”
이 말과 함께 나는 민이의 책상에 드러누웠다.
뭐하냐면서 날 밀치는 민이의 손을 잡고 웃으면서 작게 말했다.
“나도 선 넘었는데 민이 꺼야?”
@짧죠? 죄송해요. 요즘 글 적는 게 힘들고 그러네요. 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