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화

눈을 떴더니 동생의 사진이 놓여 있었다. 왔다 갔었나 보다.

동생은 고등학생이 됐다. 교복을 입은 서연이(동생) 모습이 너무 이뻤다.

사진을 부여잡고 한참을 눈물만 흘렸다. 너무 울어서인지 눈이 퉁퉁 부었다.

오전 3시…무언가 쌀쌀하다 싶긴 했다…

호수가 옷을 좋은 걸로 많이 줘서 그렇게 덜덜 떨 일은 없었다. 이불도 따뜻했다.

다시 잠에 들려 했을 때에 문이 열렸다. 호수가 왔다.

소연은 취한 듯한 호수의 모습에 놀랐다. 이런 호수는 처음이었다.

호수가 팔을 올렸다. 소연은 맞을까 눈을 질끈 감았다.


포옥-

호수가 소연을 꼬옥 껴안았다.

-소연아아아…

소연은 소스라치게 놀랐다. 이렇게 말을 끄는 호수라니, 처음이다…

-호수야…이거 놓..

-소연아, 이 집 네 꺼 할래?

뭔 개풀 뜯어먹는 소리던가...몇 시간 전만 해도 그렇게 못 살게 굴었는데 말이다.

-이렇게 묶어 둬서 미안해…미안해…

갑자기 호수가 울기 시작했다. 닭똥 같은 눈물을 펑펑 흘리더니 갑자기 소연과 입맞춤 하였다.

-하아아? 지금 이게 무슨…읍!!

다시 키스 했다. 계속 계속 키스 했다.

-도망치지 말아줘…이 집에 계속 살아줘…제발…

호수의 목소리엔 절박함이 결여되어 있었다.

호수는 그렇게 울다 잠들었다.

소연은 한 순간에 일어난 상황에 어안이 벙벙했다.

호수가 술에 취했다.

호수가 날 자유롭게 해 주겠다 했다. 이 집에 계속 산다는 조건을 걸고서.

호수가 울었다. 엄청 심하게.

그것도 모자라서 이 지하방에 호수가 기절하듯 잠을 잤다.

이 무슨 x같은….

소연도 잠을 자려 했지만 호수가 제 침대의 한 가운데에 잠을 잤기 때문에 바닥에 잠을 잘 수 밖에 없었다.

옷을 차가운 바닥에 깔고 깨나 두꺼워 보이는 옷을 몸에 덮고서 말이다.

새벽녘에 일어난 혼란스런 상황에 소연은 너무나도 잠이 잘 왔다.

아침이 되었다.

눈을 뜨자 침대였다. 지하방에 있던 침대보다 훨씬 더 푸근한 침대와 이불이었다.
창문이 있었고 나무로 된 문이었다.

옆엔 호수가 나무로 된 의자에 앉아 있었다.

놀란 얼굴을 한 나를 보고 호수는 피식, 웃음을 참지 못한 채 입을 열었다.

-말했잖아, 이제 너 묶어두는 짓, 그만하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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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7-04-25 19:31 | 조회 : 10,091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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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자몽에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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