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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보니 고등학교 2학년이 되고 나서부터 호수가 웃는 일이 줄어들었다. 웃는 순간도 미묘하게 입꼬리를 올렸다. 그게 끝이었다.
***
바람 많이 불었던 가을날.
부모님 가게 일을 돕느라 새벽 2시 까지 깨어 있었다.
다시 아침 4시에 일어나 버려서 2시간 밖에 자지 못했던 한 가을날이 있었다.
수업이 끝나고 난 그 자리 그대로 잠이 들고 말았다. 그렇게 몇십 분을 졸았을까.
서늘한 바람이 자고 있던 나의 볼에 스치며 지나갔다.
깨어보니 호수가 내 앞에 의자를 끌고 와 앉아 있었다.

"...호수...?"

잠이 덜 깬 나는 호수의 이름을 무의식적으로 부르고 말았다.
나는 대답이 없자 환상인가 하고 뻑뻑한 눈을 비비며 깜깜해진 밤하늘을 보며 집에 갈 준비를 하려고 했다...
그런데..갑자기 손 하나가 내 볼을 매만지더니 누군가 내 입술을 범하기 시작했다.

"흡!!음 흐으..읍"

너무 놀라 신음을 터뜨렸다.
키스가 끝나고 숨을 헐떡이는 채로 그 사람의 얼굴을 보았다.
호수..호수다..근데 호수가 왜 나한테...?
하호수? 너야?

"소연아...넌 내꺼지...?"

슬픈 얼굴..톡 건들면 터질 듯한 애절한 목소리에 나는 고개를 끄덕이고 말았다. 호수가..그가 나를 안고 몇 번을 더 키스했다.
남자가 남자에게 키스라니... 나는 너무 놀라 의자를 넘어뜨리고 뒷걸음질 쳤다.
그러나 내 등이 닿은 곳은 다름아닌 벽...
이런..망했다...
이제 망한 줄 알고 있었는데...
"집에 가서 하던 거 마저 하자.."
호수가 말 했다.
난 덜덜 떨며 호수를 뒤따라 갔다..
아마 그게 원인이었을 거다.. 안 따라갔을 수도 있는데...회상하며 소연은 자신을 바보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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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6-10-01 21:00 | 조회 : 14,762 목록
작가의 말
아이스자몽에이드

이거 뭔가 멘붕인 상태로 쓴 느낌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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