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E.

한 아이가 있었다. 그 아이는 어려서부터 거짓말을 일삼는 아이였다. 그랬기에, 거짓이 진실보다 더 진짜 같았다. 아이의 거짓은 날이 갈수록 늘어져갔고, 결국엔 속일수 없는 것들이 없었다. 그런 아이의 앞에 유일하게 진실된 마음을 보이는 아이가 있었다.



"오늘도 혼자야?"



매일 놀이터에 그네의 앉아 혼자있는 아이에게 그 아이는 다정하게 다가왔다. 둘은 금세 친해졌고, 이제는 없으면 안되는 존재까지 되어버렸다. 그러던 그 아이에게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다. 수줍게 자신의 여자친구를 저에게 소개하는 그 아이는 행복해보였다. 그랬기에 아이는 자신의 진실을 말하지 못했다. 진실보다 더 진짜같은 거짓을, 그 아이에게 말해주었다.



"오래가라."



아이의 말에 그 아이는 환하게 웃으며 화답했다. 그러고는 여자친구를 데리고 가버렸다. 혼자남은 아이는 그 자리에 주저앉아 울음을 터트렸다. 그 아이를 좋아했다. 어려서부터 혼자인 자신에게 유일하게 손을 내밀어준 아이이기에. 그런 아이에게 폐를 끼칠 수 없어, 아이는 그 마음을 혼자 간직하기로 했다.




* * *




학교가 가기 싫어졌다. 같은학교에 다니는 그 둘을 본다면, 아이는 무너져버릴 것 같았다. 그랬기에, 아이는 학교를 자퇴하기로 했다. 마지막으로 학교로 가는 길. 그 길이 왜 그렇게 짧게 느껴지는지. 어느새 도착한 학교, 그리고 교무실 앞에서. 아이는 잠시 망설였다. 지금 내가 들고있는 자퇴서를 찢어 버린다면, 모든 일이 없었던 일이 되곘지. 하지만, 그럴 수 없었다.



"...자꾸 아른거리는 걸..."



그 아이가 자신에게 보여주던 그 미소가, 아직 앞에 아른거리기에. 더더욱 할 수 없었다. 아이는 심호흡을 몇 번 하고는 교무실 문 손잡이를 잡았다. 그리고 그 순간, 그 아이가 거짓말 같이 눈 앞에 나타났다.



"너... 자퇴하게..?"

"...응..."



아이의 말에 그 아이는 절망적인 표정을 지었다. 그 모습을 보자 아이는 속에서부터 무언가 울컥하는 것을 느꼈다. 누가 더 절망적인데, 너가 그런 표정을 지어? 아이는 서운함과 짜증남이 물 밀려오듯 밀려오자 그 아이를 이끌고 학교 뒷편으로 향했다.



"이, 이류야?"



그 아이는 아이를 불러보았지만, 이류는 들은 채도 안하고는 그 아이를 안 보이는 곳에 세우고는 말했다.



"지금부터 내가 하는 얘기 잘 들어줘, 청연아."

"...으응..."



이류는 청연에게 모든 것을 털어놓았다. 어릴 적, 처음 본 그 순간부터 좋아했다고, 여자친구가 생겼다는 말을 들었을 때, 치고 올라오는 감정을 엇누르느라 힘들었다고, 자퇴하는 이유도 그 때문이라고. 속사포 랩처럼 다 토해낸 이류는 어느샌가 울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이류를 안아주는건 언제다 청연이였고, 지금도 역시 청연이였다. 청연은 모든 것을 알고 있었다는 듯이, 온화로운 표정이였다. 그 표정을 본 이류가 뭐라 말하고 싶었지만, 말 대신 나오는 울음소리에 짜증난 다는 듯이 인상을 찌푸렸다. 그런 이류의 맘을 알아 챈 청연이가 이류의 등을 토닥거리면서 입을 열었다.



"알고 있었어, 너가 나 좋아하는거. 그래서 시험해보고 싶었어. 과연, 내가 다른 아이를 좋아해도 여전히 나를 좋아해줄까, 라는. 근데, 이제는 알거 같아. 너는 상처가 많은 아이야. 그러니까 거짓이 진짜 진실인 듯 말할 수 있었겠지. 근데, 이류야. 방금 너가 한 말들은 진실인데도, 전혀 거짓 같지 않았어."

"처, 청연아..."

"여자친구도 다 거짓말이였어. 그니까, 나랑 사귈래, 이류야?"



청연의 말에 이류가 진짜냐는 듯이 청연을 올려다 보았다. 그런 이류의 눈을 바라보던 청연이 천천히 이류의 입에 입을 맞추었다. 이제 거짓을 진실처럼 말하는 소년은 없다. 다만, 진실을 진실로 말하는 소년만 있을 뿐.




ㅡ The End ㅡ




해석 : 어렸을 적 부터 상처를 안받기 위해 거짓말을 하던 소년. 소년의 거짓말은 날이 갈수록 능숙해져 이제는 거짓이 진실인듯, 진실이 거짓인듯, 말해 왔다. 당연히 그런 소년에게 친구는 없었고, 그런 소년에게 다른 소년이 손을 내민다. 그런 청연을 좋아하게 된 이류. 그런 이류의 마음을 알고 있던 청연. 세월이 흘러 아직도 이류의 마음이 변치 않았는지 확인, 결과는 여전히 자기를 좋아하는 이류. 그런 이류에게 고백을 하는 청연. 결과는 성공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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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6-09-23 02:18 | 조회 : 3,303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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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우미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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