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f. 수중키스

플라캇x바일럼




날씨가 우중충하다. 그의 눈 처럼 가라앉았다. 날씨 마저도 그를 위로해 준다는듯 하루종일 어두운 구름만 하늘 위를 넘실대고 있었다.

그는 모든것을 잃었다. 한 순간의 사고였다. 한 순간의 잘못과 시간과 그 공간의 모든 것이 실수였다. 잘못이였다. 신의 실수였었을지도 몰랐다. 눈앞에서 가족들을 잃은 그는 가만히 검은색 정장을 치려입은체 하얀 국화만 손에 힘없이 쥐고있었다.

누군가의 실수로 방어막이 뚫렸었고, 데일의 능력이 폭주화로 모두가 휩쓸렸다. 전장은 불바다였고 극적으로 살아남았던 나 또한 치명상으로 병원에 운송되었다. 끝까지 바일럼은 보이질 않았었다. 눈을 떠 보니 병원이였고 바일럼은 내 옆에서 쓸쓸한 미소를 그리고는 나를 바라보고 있기만 하였다. 본능적으로 알 수 있었다.




너는 이제 더 이상 지킬것이 없구나.




장례식은 아주 뒤늦게야 끝이 났었다. 나의 부상이 너무나도 커서 어느정도 걸어다닐 체력이 붙을 때 까지 긴 시간이 걸렸었으며 사고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바일럼은 전장을 계속해서 나갔다. 다른 사람들과 내가 막아봤었지만 고개를 저으며 자신의 제복을 입고는 전장에서의 싸움을 마무리하러 간것이였다.

집으로 돌아와보니 북적이며 꽉 차보이던 집안이 어찌나 넓어보였던가. 먼저 돌아왔다던 바일럼은 보이질 않았었다. 어디있나 했더니 장남 하브문의 장안에서 울고있었다. 그 시간을 방해하기 싫어 들리지도 않을 만큼 문을 조용히 닫고는 나 또한 입을 막으며 울었다.

하루하루가 지나가면서 지나감에 따라 외로움과 고도함은 점점 몸집을 키워나가며 나위 발목을 붙잡으며 상처를 내였다. 힘들었다. 지쳤다. 형제들이 보고싶었다. 바일럼에게 미안하고 형다운 노릇이하고는 하지도 않았었던것 같다. 다시 그 펴와로움이 그리웠다. 형제들의 웃음소리하며 작은 잔소리 칭얼거리는 소리와 서로 투닥거리고 난 뒤의 웃음소리도.




너무 그리워서...




바다소리가 구슬프게 울고있다. 공기중에 바다의 염분내가 코끝을 쓸고 지나가며 바람이 애써 어루만지며 달래는듯 나를 타일렀다. 다시 돌아가야 할까 라는 마음한쪽 구석이 아려왔지만 딱히 상관 없었다. 계속해서 살아있을 바에 이렇게 외로워할 바에 나 자기자신을 위해서라도 할 수 있는 방법은 이것밖에 없었다. 바닷가 근처에 있는 저벽으로 향했다. 바람이 더 게세었다. 마치 나보고 더 이상 다가오지 말라는듯 거세게 밀어붙이고 있었지만 난 계속 앞으로 발을 옮겨갔다. 구원이란 건 없었다. 나의 구원이였던 가족은 더 이상 사라졌다.

바람이 거세게 불면 금방이라도 떨어질듯 절벽 끝에 아슬아슬하게 서 있었다. 더 이상 아프기 싫었다. 검은색 탁한 바다가 금방이라도 나를 짚어삼킬듯 몰아치고 있었다. 죽으려 왔더니 거센 파도와 절벽의 높디높은 위가 숨을 막혀오고 괜스리 겁을 먹게 하였다. 그렇다고 그만둔다는 생각은 져버리진 않았다. 떨어지는 것 까진 쉬우니까 떨어지는 도중 기절하고 그 뒤는 거센 파도가 내 몸을 삼켜줄것을 아니 마음이 한결 나아진채 몸을 앞으로 밀어냈다.




망설이지 않게 눈을 감고







찢어질것 같은 바람소리를 듣지 않기위해 귀를 막고




누군가가 내 뒤에서 나의 이름을 불렀지만 더 이상 상관치 않았다. 이젠 형제들을 다시 볼 수 있을태니까.

마지막으로 내 눈앞에 있던 시선은 검은 바다가 내 코앞에 있었다.


바다는 상상 이상으로 차가웠다. 마치 한 겨울에 걸친거라곤 하나도 없이 맨몸으로 눈이 가득쌓인 곳에 혼자 있는 기분이였다. 위에서는 물이 나를 누르고있어 힘없이 추락만 하고 있었다. 누군가가 날 잡아주기 전까진.

살기를 포기한 나로선 눈을 뜨기 싫었다. 바다와 같이 내 몸 또한 차가워 지기 직전쯤 내 입술로 뜨거운 무언가가 닿았다. 얼어붙으려하던 머리가 다시 녹아 움직이더니 나는 눈을 힘들게 뜨기 시작했고 내 눈앞에는 잔뜩 화가난 듯한 바일럼이 나에게 입을 맞춘채로 수면위로 올라가고 있었다. 나와 다르게 몸이 불덩이같이 뜨거운... 아니 따뜻한 그가.

"콜록콜록!"


모래사장까지 올라와서야 바일럼은 숨을 거칠게 쉬었고 그 또한 여태 먹었던 바닷물을 토해내며 제대로 몸을 가누지 못했다. 숨을 고르기도 못한체로 자일럼은 그의 멱살을 잡고는 매섭네 노려보았다.

"미쳤어?! 무슨 짓이야!! 너가 그런다고 그 녀석들이 너를 반겨주기나 할 꺼같아?! 너가 죽으면 그녀석들을 볼 수 있을것 같았어?!"

"그치만...."

"죽은 녀석들은 거기서 끝이야!! 너도 죽으면 만나기는 커녕 너도 끝나는 거고!! 너가 괴롭다고 이미 죽은 애들을 변명으로 사용하면서 까지 죽고싶었어!!?"



목에 핏줄이 올라올만큼 소리를 버럭 지르고 나서야 멱살을 잡고있던 손을 풀었다. 그제서야 다 낳지도 않은채 붕대를 감고있던 팔이 아파왔고 자신의 체온과 비교될 만큼의 따뜻한 눈물이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그는 알고있었을지도 모른다. 쉬없이 울고있는 그를보던 바일럼은 긴장하던 몸이 그제서야 놓였던지 그의 어깨어 이마를 두며 옷을 꽉 잡은채 눌러놓은듯이 작게 말했다.

"가지마..."

"......."

"다시 또 잃고싶진 않아..."


바일럼은 손을 떨 만큼 그의 옷을 꽉 움켜잡았다. 그는 바일럼의 손을 잡으며 옷에서 때어내고는 바일럼의 뺨을 쓸며 다시 입을 맞춰주고는 눈을 슬며시 떴다. 밝은 금안이 자신을 똑바로 바라보고 있었다. 어둡기만 하던 구름이 조금이나마 밝게 옅어진듯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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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7-09-02 19:38 | 조회 : 2,804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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