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1

시작은



초등학교 4학년 때 처음으로 같은 반 어떤 아이에게 엄마가 없다고 놀림을 받았다. 하지만 솔직히 별로 신경 쓰이지는 않았었다. 특히 요즘이나 그때나 부모님들이 이혼하시는 일들은 많았고 나와 같은 애들이 꽤 있다라는 것은 문득 깨달았기 때문이랄까. 나의 아버지는 좋은 부모님의 역할을 하셨고 지금도 생각해보면 그런 아버지의 역할은 나에게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다.

그 8월 햇빛이 눈부시게 내리쬐는 나날 가운데 아버지는 갑작스레 몸이 안 좋아지기 시작했다. 날이 가면 갈수록 발부터 시작해서 종아리까지 퉁퉁 부으셨으며, 안 그래도 마르신 몸에서 더욱더 살이 빠지기 시작하셨다. 그런 아버지를 보며 내가 고작 할 수 있는 일은 물에 적신 수건으로 아버지의 발을 닦아드리는 것 뿐 이였다. 하루하루 시간이 지나감에 따라 아버지도 쇠약해지기 시작하였다. 결국은 일하시던 우체국을 그만두시고 병원에 입원을 하시기로 결정하였다. 다행히도 병원은 집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 이였다. 걸어서 10 ~ 15분 정도 걸리는 거리였고 나는 매일 집과 병원을 오고 갔었다.

막 중학생이 된 나는 아직 어렸다 정신적으로나 욱체적으로나, 사실은 그때 아버지의 상태가 얼마나 심각한 건지도 잘 몰랐고 내가 앞으로 닥칠 일들은 생각할 머리도 없었다. 다만,

'곧 괜찮아 지겠지' 라는 가벼운 생각을 반복했을 뿐 이였다.

기억하고 싶지 않은 것임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생 생이 그 배경이 생각나는 것은 그날의 나의 생각들이 얼마나 바보 같고 멍청한 지를 느끼게 해준다. 입원 한지 얼마 안되어서 아버지는 더욱더 몸이 안 좋아 지셨고 결국엔 사람의 도움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몸이 되어버리셨다.
하루 24시간을 침대에 누워 밥도 오줌 똥도 모든 것을 누워서 도움을 받을 정도가 되었다. 덕분에 등 쪽 피부는 진물이 나올 정도로 까져 있고 얼굴은 누래졌으며 뼈밖에 안 느껴지는 두 팔과 다리, 그리고 복수에는 물이 차서 배만이 불룩 나와 기이한 상태가 되었다. 그리고 그런 모습을 지켜보고 초조해지는 나는 다만 아버지 옆에서 서로 말을 주고 받으며 시간을 보내는 정도 뿐 이였다.



아버지는 입원 한지 한 달이 안되어서 돌아가셨다.



새하얀 천이 아버지의 몸을 덮었고 간호사들은 빠르게 나에게서 아버지를 데려가셨다. 그걸 보는 동안에는 이상하게 눈물은 나오지 않았다. 영화나 드라마에
서 나오는 것처럼 되어지지는 않았다. 그냥 아무 생각이 나지 않아 그 자리에 서서 그걸 바라볼 뿐 이였다.

그리고 그 순간 곁에 같이 있던 작은 삼촌은 흘리듯 말하길,

'넌 울지도 않냐. 독한 것.'이라며 담배를 피우셨다. 그걸 듣자마자 나는 핸드폰을 가지고 비상구로 조용히 나갈 수밖에 없었다. 계단에 앉아 전화 주소록에 저장되어 있는 한 전화번호를 급하게 찾아 통화 버튼을 눌렀다.

'제발,제발,제발 받아라...제발 받아.....'


뚜르르- 뚜르르



'고객 님은 현재 전화를 받을 수 없으니......띠---'

가슴이 텅-하고 비어져 가는 느낌이랄까 뭔가 흩어져 사라지는 느낌이랄까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그때의 느낌은 날 무력하고 허무하게 만들었다.


장례식은 내가 초등학교 졸업식 날 처음 봤던 어머니가 오셔서 보호자로써 친척들과 함께 일을 진행되었다. 다른 평범한 장례식장과 같이 먼 친척과 사촌들이 오고 아버지가 일하시던 우체국 아저씨들도 방문하셨다. 낯선 어머니를 도와 옆에 붙어있어야 했지만 그 일이 이후 나는 하루쟁일 보이지 않은 구석에서 잠을 잘 수밖에 없었다. 왠지 모르겠지만 몸이 버틸 수 없게 잠이 쏟아 내려져 왔고 나는 그걸 거부할만한 힘은 가지고 있지 않았다. 분명 충분히 잠을 잤는데도 불구하고 계속 오는 수면욕은 나를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몸으로 만들어 버렸다.

장례식의 마지막 날 때였다. 화장하기 직전 시신의 몸을 닫고 새 옷으로 갈아입혀 주는 곳에서 나와 어머니,그리고 몇몇 친척들은 그런 아버지의 마지막 모습을 확인 할 수 있었다. 유리 너머 차가운 철판 같은 곳에 누워있는 아버지의 얼굴을 보자마자 울컥하면서 그전까지 흘리지 않던 눈물이 한여름의 소나기처럼 나의 두 볼 위로 내리기 시작했다.

'안되는데, 눈물 때문에 아빠 얼굴을 제대로 볼 수 가 없어'

눈에 고이는 눈물 때문에 세상이 다 흐리멍텅하게 보였다. 눈물은 내 맘대로 조절되지 않았었고 말을 하고 싶어도 내 목에서는 욱욱거리며 제대로 된 소리를 낼 수도 없었다. 보는 내내 계속 우는 내 두 눈덩이는 빨갛게 부어버리고 옵션으로 내 얼굴은 콧물과 침 범벅으로 덕분에 아버지의 얼굴도 다 일그러져 보여 제대로 기억할 수 없게 되었다.

한참 이렇게 나는 지금까지 눈물을 다 쏟아버리겠다는 듯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었다. 그런 날 고모부는 그만 울고 나가서 아버지를 보러 오신 분들께 인사나 들이라고 잔소리를 하셨다. 나는 끅끅 울음을 참으며 돌아다니며 마지막으로 방문자 분들께 인사를 드렸다.

그날은 밤까지 멈추지 않고 계속 쏟아지는 눈물 때문에 울려오는 두통과 쉰 목소리로 나는 눈 깜짝할 새 없이 잠들고 말았다.


화장하기 전까지 진행은 순조로웠다. 나와 내 또래 친척들은 새빨갛게 타오르는 불길로 들어가는 관을 화면을 통해 볼 수 있었다. 지켜보면서 내 또래 친척들과 몇몇 은 눈물을 쏟으며 울었고 나는 왠지 하루 전에 운 덕분인지 담담한 마음으로 아버지가 하얀 가루가 되어 나와 상자에 담아져 가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나중에 알게 된 아버지의 병은 간암 말기였다. 그걸 알고 난 후 나는 내가 말로만 아버지를 걱정했었다 라는 생각이 들어 내 자신에게 분노를 느끼는 한편에는 아무도 나에게 아버지가 간암 말기였다는 말을 안 해줬잖아 라는 마음으로 남을 탓하고 있는 내 자신은 찾을 수 있었다. 그런 내가 너무나 혐오스럽고 역겹게 느껴졌다.


이런저런 일들이 끝나고 나는 생각할 시간도 없이 앞으로의 생활을 위해 두 가지 제시 중 하나는 골라야 했다. 따로 집을 얻어 친척의 도움을 받을 건지, 아니면 어머니를 따라 광주로 내려갈 건지.



'고모랑 같이 살지 않을래? 친 엄마라고 해도 너는 원래 처음부터 아빠랑 만 살았잖니. 보나 마자 어색할 게 분명하고 차라리 친근감 있는 나랑 고모부랑 해서 사는 게 낫지 않겠니?'

'....'

'얘 한테 무슨 소리에요! 그리고 같이 산다고 해도 같은 집이 아니라 마당에 있는 분리되어있는 집이잖아요. 차라리 조금 어색하더라고 내가 책임지고 데리고 키우겠어요!'

'너는 어떻게 할래? 니가 결정하렴.'



'....저는......'



이런저런 일로 어린 나는 결국 후자를 선택했다 하지만 나중에 생각해보니 이 선택은 과연 옮은것이였나를 가끔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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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6-08-03 03:26 | 조회 : 532 목록
작가의 말
ssun뉴

처음쓰는 소설이라 많이 부족합니다. 맞춤법이 틀렸다면 알려주세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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