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 하루편(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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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은 체육 창고 안에서 삐그덕대는 소리만 울렸다. 하루는 자신의 안으로 무자비하게 대물을 쑤셔넣는 남자를 올려다봤다. 불과 삼십분 전만해도 자신을 향해서 밝게 웃고있던 남자다. 체육시간이 시작되고 자유시간을 외친 선생은 하루에게 창고정리를 도와달라며 부탁했다. 당시의 하루는 누구에게든 사랑받고 싶었기에 고개를 끄덕이며 그를 따라갔고 그는 창고에 들어가자마자 하루의 입으로 이상한 약을 넣었다.

강제로 히트싸이클(발정기)이 오게 하는 약. 불법으로 유통되는 약이었다. 부작용이 컸기 때문에 나라가 금지한 약을 그가 들고 있었다. 그 뒤로 강제적으로 온 히트싸이클에 손가락 하나 움직이지 못하는 하루의 몸 안으로 무식하게 자신의 것을 밀어넣었다. 별다른 애무도 없이 섹스라는 이름하의 폭력을 휘둘렀다. 약 때문에 몸이 이상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는데 그는 그것을 하루 또한 기분 좋은거라며 우겨댔다.

정신을 차렸을 때 상체를 일으키자마자 느껴지는 격통에 다리사이를 쳐다봤다. 그렇게 몇 분동안 보다가 울고 보다가 울고를 반복했다. 하얀 정액과 피가 엉커서 엉덩이와 바닥에 눌러붙었다. 그 뒤로 몇 번이고 그의 협박에 넘어가서 폭력을 받아내야 했다. 덜컹거리는 몸과 자신을 집어 삼킬듯이 움직이는 몸.


" 허억. "


하루는 얼른 눈을 뜨고 제 눈 앞에 보이는 게 그가 아니라 낯설은 천장이라는 것을 확인했다. 갈증이 순식간에 그를 뒤덮었고 얼른 일어나고자 했던 몸은 납덩어리처럼 무거웠다. 제 옆에 누워있던 율을 바라봤다.

어제도 여느때와 다름없이 카페까지 찾으온 율과 호텔로 와서 관계를 맺었다. 상냥하게 온 몸을 만지는 손길에 어느샌가 잠이 들었었나보다.


" 악몽꿨어? "

" 안 잤어? "


자는 줄만 알았던 율이 하루의 허리를 만지작거리며 물었다. 잤지. 입꼬리를 올리며 웃는 율을 한참이나 쳐다봤다. 잘생기긴 더럽게 잘생겼네. 그 말이 입 밖으로 나올 뻔해서 냉큼 입을 막았다. 율은 하루의 배를 만지작거렸다. 살집이 있기는 하지만 깡 마른것 보다 훨씬 좋았다. 근육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줄 알았지만 막상 까놓고(?)보니 잔근육이 제법 보였다. 배에 새긴 키스마크에 웃음이 났다.


" 끙끙대길래 일어났어. 아파? "

" 아니. 괜찮아. 안 좋은 꿈을 꿔서 그래. "


하루는 걱정말라며 율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었다.

체육선생에게 간강당하는 장면을 그의 약혼녀가 우연찮게 발견했다. 그녀는 소리를 지르며 하루에게 달려들어서 온 몸에 상처를 냈다. 결국 그 일이 크게 밝혀지면서 둘은 경찰서까지 가게 되었다. 거기서 그가 자신은 억울하다고 외쳤다.

쟤가 먼저 자기를 유혹했다, 오메가의 페로몬에 알파가 넘어가는 건 당연한거다.

' 더러운 오메가 새끼가!!! '

아무말없이 고개를 푹 숙인 하루를 향해 그가 외쳤다. 그 말에 그제서야 눈물이 맺힌 하루는 자신의 편이 아무도 없는 경찰서에서 고개를 푹 숙이고 울어야 했다. 경찰들은 히트싸이클에 의한 강제적 관계라고 판명지으며 일을 크게 만들지 않길 원했다. 그 당시 부모님이 안 계셨던 하루는 그와 그의 약혼녀가 뱉어내는 모진말들을 다 들어야만 했다.

결국 하루의 형인 태준이 경찰서에 들어오면서 일은 쉽게 풀렸다. 태준은 하루가 약을 먹었다는 사실을 알고는 병원 정밀 검사를 요청했고 그제서야 선생은 합의 하자며 하루를 붙잡로 늘어졌다.


' 너가 처신을 잘 못하니까 이상한 새끼들이 꼬이잖아. '


경찰서를 나오면서 태준이 혀를 차듯 말했다. 그는 하루에게 일 귀찮게 만들지 말고 조용히 살라며 낮게 말하고는 혼자 차를 타고 집으로 향했다.


" 무슨 생각해? "


율의 손이 갑작스레 하루의 눈을 가렸다. 하루는 피식 웃으면서 고개를 저었다.


" 아무것도 아니야. 더 자자. 나 때문에 미안. "


율은 자기보다 작은 하루의 품을 파고 들었다. 마치 자기 외에는 아무것도 생각하지 말라는 것 같은 행동에 하루의 표정이 단숨에 굳었다. 이 남자가 자신에게 이러는 이유를 알 수 없었다. 관계를 가지고도 하루에게 집착하는 건 달라지지 않았다.

그래서 더 혼란스러웠다.


" 내일은 몇시에 학교 끝나? "

" 늦게까지 공부할거야. 왜? "

" 그냥 같이 저녁이라도 먹자고 할려고 했지. "


하루는 저녁은 무슨,하며 빙그레 웃었다. 옷을 입으며 말하는 하루를 눈으로만 쫒았다. 그러다문득 제대로 자리 잡은 자신의 이빨자국 보였다.


" 그 뒤로 다른사람이랑 관계 맺어봤어? "


멈칫.


" 아니. 뭐, 다른 사람이랑 제대로 관계 못 맺는다고 하더라고. "


각인이 된 채로 다른사람과 관계를 맺으면 구토 증세를 보이거나 뒤 풀리지 않거나 심할 경우 고혈압증세를 보이기도 한다고 알려져있다. 체육선생의 일은 크게 알려지지 않았지만 그는 그 뒤로 하루를 건드리지 않았으니, 율에게 각인이 세겨지고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지 않았다.


" 학교에서 누가 괴롭히면 말해. "

" 내가 무슨 애야? 오히려 너같은 덩치가 얽히면 일이 더 복잡해져. "

" 애 같은데... 너 가끔씩 학교 갔다오면 축 늘어져 있으니까.. "


율은 중얼거리듯 말했다. 그제서야 자신이 심했다는 생각에 한숨을 쉬듯 웃고는 율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었다.


" 금요일 저녁은 같이 먹을 수 있는데. "

" 진짜? 내가 사줄게. "


하루는 베시시 웃으면서 율의 이마에 짤게 입을 맞췄다.


" 나 많이 먹으니까 각오해. "


그 말에 율은 얼른 하루의 허리를 감싸며 등을 만지작거렸다. 하루를 얼른 안가면 지각한다고 몇 번이고 말하고 나서야 풀려날 수 있었다.


" 갈게. "


율은 손을 들어서 대충 몇 번 흔들었다.

우우웅. 우우웅.


" 여보세.. "

[ 어디야. ]


하루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태준이 물었다. 얼굴에서 전화기를 조금 떼고 한숨을 쉰 하루는 짧게 밖.하고 대답했다.


[ 금요일에 학교 마치고 병원 와. ]

" 병원? 왜요? "


하루의 말에 그는 실소를 터트리듯이 낮게 웃고는 비아냥꺼렸다.


[ 혹시 몰라. 애라도 가졌는지 검사해야지. 그렇기 몸을 대주고 다니는데. ]

" ..형 지금 집이예요? "


하루는 망했다 하며 손으로 이마를 짚었다. 친형제는 아니었지만 서류상 형제인 태준은 하루에게 독한 말들을 쏘아 붙였다. 평소에는 집에 잘 들어오지도 않고 오피스텔에서 생활하는 그가 왜...


[ 대답해. ]

" ...네... "


학교에 가지도 않았는데 머리가 푹푹 아파왔다. 율과의 약속이 떠올라서 더 어지러웠다.

복도가 울렁거리듯 하루에게로 바짝 붙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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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암울한과거쓸때가 제일지미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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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7-02-25 19:44 | 조회 : 4,295 목록
작가의 말
MIRIBYE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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