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전 - 하랑, 아버지를 만나다. (수정)

-외전. 하랑, 아버지를 만나다.-





" 연락했어? "

" 응. "

" 뭐라셔? "


한가로운 주말 오후, 제하가 하랑의 허벅지에 머리를 대고 누워서 기지개를 켰다. 하랑은 속으로, 넓고 긴 쇼파를 산게 다행이지.. 라고 생각했다. 그의 말대로, 넓고 긴 쇼파 덕분에 거대한(?) 몸을 가진 제하도 충분히 기지개를 켤 수 있게 되었다. 으으응~ 하고 좋은 소리를 낸 제하가 하랑의 허벅지에 머리를 부비적했다.


" ..화요일에 같이 저녁먹자고 하셨어. 그 날 로펌에 잠시 들려달래. "

" 흐응~. 맛있는 거 먹고 와. 카드 줄까? "

" 아니. 사주신대. "


그 말에 제하가 피식 웃으면서 손으로 하랑의 허리를 둘렀다. 그리고는 조금 잡히는 살집을 만지작거렸다. 이내 하랑이 책을 내리고 제하의 손을 찰싹거리며 때렸다.


" 못된 손. "

" 왜에~ 기분 좋구만. "

" ...그러면서 점점 머리가 배 쪽으로 오잖아..! 아! 오지마아! "


제하가 심술궂게 웃으면서 머리를 비비적 대고 하랑의 배 쪽으로 이동했다. 자연스럽게 그 중심부와 맞닿은 제하가 으응? 하며 웃었다.


" 작은 하랑이 단단해지는 것 같은데? "

" 죽어, 정말! "

" 귀여워.. "


제하가 그 말을 하며 하랑의 앞 쪽을 입술로 문질렀다. 그의 입에서 이힉, 하는 짧은 신음소리와 함께 그가 몸을 베베꼬았다. 그러면서도 제하의 머리를 밀려고 애를 썼다.


" 싫어! 읏, 떨어져! 오늘 하기 싫어! "


그 말에 충격 받은 사람은 제하였다. 멍하니 일어서서 왜?! 하며 소리쳤다. 하랑은 발을 끓어 올려서 배와 '그것'을 지키듯 끓어 안고는 제하를 노려봤다.


" 내일 어머님이랑 쇼핑하기로 했어. "

" ..딱 한 번만! "


제하는 예상 외로 성욕에 있어서는 매일 하길 원하지는 않았다. 다만, 한 번 고삐 풀린 말(망아지보다는 컸으니.)처럼 하랑을 괴롭히기 일수였다. 특히, 하랑의 몸이 최근 1년 간 재대로 회복 되지 않아서, 툭하면 감기에 걸리곤 했기에 제하는 더 절제하며 살고 있었다.


" ...하자. 응? "

" ... 싫어. "

" 지금 하면 내일 괜찮을거야. "

" 저녁은? "

" 내가 할게! "


하랑은 도끼눈을 하고 제하를 노려봤다. 그러다가 한숨을 푹 쉬며 제발~하는 제하에게 양 손을 뻗었다. 제하가 좋아서 펄쩍 뛰며 하랑을 안아 들었다.


" ..두 번 이상하면 다음은 없을 줄 알어. "

" 헤헤. 네! "

" ...대신에, 이거 써도 돼? "


하랑은 제하의 품에 꼭 안겨 있다가 응? 하며 그가 든 물체를 쳐다봤다. 그리고 경악하며 얼른 그의 품에서 내려왔다.


" 안 해!!!! "

" 하랑아!!! "


얼른 방으로 와서 방 문을 잠궜다. 제하가 손에 든 것은.. 다름아닌, 요도 압박기, 즉 하랑에게 쓸 '도구'였다. 방문을 쿵쿵거리며 하랑을 부르는 제하는 일순간 조용해졌다. 포기한건가?싶어 나간게 화근이었다. 방문 옆에서 기다리고 있던 제하가 얼른 하랑을 밑에서 안아들며 침대로 향했다. 하랑은 싫다며 제하의 등을 퍽퍽 쳤다.


" 그거 아파! 진짜!!! "

" 헤헤~ 안 아프게 해줄게. "


이 아저씨가 30대가 되더니... 능구렁이가 됐어!

하랑은 좌절하며, 자신의 유두를 건들이면서 바지를 벗기는 그를 가만히 내려봤다. 유두의 자극과 몇 번의 키스로 서있는 하랑의 물건 안으로, 제하가 자신의 침을 묻힌 압박기를 천천히 내려 넣었다.


" 아파아파아파! 아윽!! "


그렇게 제하는 링을 한 하랑을 상대로 그가 울면서 보내달라고 할 때까지 했다고 한다.






-








" 윤.. 기현 사장님을 만나러 왔습니다. "

" 예약하셨나요? "

" 이 하랑이라고 합니다. "


비서는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하고는 전화를 걸다가 하랑에게 따라오라며 도도한 걸음으로 걸어갔다. 생긴지는 얼마되지 않았지만 크고 웅장한 로펌이었다. 몇몇의 교수님들도 하랑에게 곧 잘 추천하시던 곳이라서 낯설지는 않았다. 하랑이 졸업 후 바로 제하네 기업에 전속 변호사로 들어가지 않았다면, 아마 여기에 취직을 했을 것이다.

비서는 유리문으로 된 곳을 가리키며 들어가라고 손짓했다. 하랑이 쉼호흡을 하고는 문을 열었다.


" ...실례합니다.. "

" 아, 어서 와. 미안! 잠시 이것만 끝낼게. 먼저 앉아 있어. 커피라도 줄까? "


하랑의 등장에 '그'가 허둥지둥하며 서류를 정리했다. 하랑은 웃으며 고개를 젓고, 물만 주세요.라고 간단하게 대답했다. '그'가 마지막 서류를 체크하는 동안 하랑은 그의 사무실을 돌아다니며 구경했다. 빡빡하게 꽂힌 책들은 하랑도 아는 법전이었다. 국내법, 국제법 등등의 법전과 여러 책들이 나란히, 깔끔하게 꽂혀져 있었다.


" 미안. "

" 괜찮아요. "

" 아, 법대생이랬지? 로펌 사장실은 처음인가? "

" 네. 지금은 잠시 휴학 중이예요. "

" 왜? "

" 몸이 안 좋아서.. "


'그'가 쿠당탕소리를 내며 일어났다. 그리고 성큼성큼 다가와서 당황한 듯, 하랑의 몸을 살폈다.


" 어..어디가? 많이.. 않 좋아? "

" 아니요, 괜찮아요.. 저도 조금 쉬고 싶기도 했어요. 걱정마세요. "

" 그..그래. "


'그'는 숨을 내쉬고는 쇼파에 앉았다. 하랑도 따라서 앉으니, '그'가 하랑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 자신과는 언뜻, 닮아 보였지만 분위기가 달랐다. 하랑은 어머니를 많이 닮아서, 도도하고 요염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 ...어머니 성을 따르고 있다고.. "

" 네. 어릴 때부터 사용하다보니, 이제는 익숙하네요. "

" ...미안..하구나... 몇 년 전에, 너의 존재를.. 너희 할머니로부터 알게되었어. "

" 들었어요. 사진도 들고가셨다고. "


'그', 윤 기현은 멋쩍게 웃었다. 그의 웃음과 함께, 뒤 에 있던 '사장 윤 기현.' 이라는 팻말이 반짝였다.


" 어..어릴 적 모습이 너무 귀여워서.. 몇 장.. 가져갔었어. "

" 20년 가까이 된 사진이라.. "

" 방금도 조금 놀랐어. 어릴 적 모습이 그대로구나. "


기현은 인자하게 웃었다. 그 웃음에 당황한 하랑이 살짝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내렸다. 27년, 27년 만에 알게 된 아버지였다. 설레고, 흥분되고, 한 편으로는 두려웠다.


" 너 법대생이라는 말에 너네 학교 교수님께 전화를 드리니, 우수한 학생이여서 데려가는 건 어렵겠다고 하시더구나. "

" 아.. 우수..까지는 아니고요. 애인의 아버지 분이 기업을 운영하시는데, 전속 변호사를 해달라고 하셔서.. "

" 응. 들었어. 그리고... 애인이 남자인 것도. "


하랑은 입을 다물었다. 드디어 왔다. 가장 무서웠던 시간이... 혹시나 경멸의 눈으로 바라보시면 어쩌나 싶어서 고개를 들지 못하고 끄덕이기만 했다. 그러다가 조용해진 분위기에 살짝 고개를 올리자, 그는 아무일 없었다는 듯이 웃으며 하랑을 보고 있었다.


" 그 기업에는 아들 밖에 없으니. "

" ...안.. 이상하세요? "

" ..뭐.. 처음에는. 근데 생각해보니, 내가 너한테 헤어져라! 잘못됐다!라고 할 입장이 아니잖니... 난 네가 자라 온 배경, 환경을 몰라. 네가 살면서 어떤 일을 겪었는지.. 잘 알지 못해. 그런데 내가 섵불리 너에게 그런 말을 어떻게 하겠니. 그리고... "


하랑이 고개를 들어서 그를 바라봤다. 그의 얼굴에 괴롭다는 표정이 일순간 피어 올랐다.


" ...아버지의 결여도 어느정도 이유가 있지 않을까.. 싶더구나. 물론 지금은 아니었겠지만... 원인을 따지고 올라가자면.. 내가 네 옆에 없었기에.. 그렇지 않았을까.. "

...

" 결여가 없는 사람은 없다고 봐. 누구나 마음의 상처, 아픈 배경은 있겠지. 모두가 그래. 그렇지 않은 사람을 찾는게, 더 힘들지. 그렇기 때문에 널 나무라지 않아. 그 여자와 결혼할 것도 아니면서 아이를 가지면 어떻게?!..라고 누군가 나에게 뭐라고 하면 나 또한 할 말이 없을테니.. "

...

" 누구나, 비정상적인 면은 있는거야. 그러나, 어느 비정상만 옳은거고, 어느 것은 옳지 않고 구분할 수는 없어. 그런 기준을 누가 정하겠어. 그러니.. "

...

" ..네 삶을 즐겁게, 살아라. 아들아. "


눈물이 흘렀다. 눈 앞을 가득 메웠다. 처음 듣는, 아버지로부터의 아들이란 말. 죄책감, 미안함, 그리고 고마움. 그의 말에 담김 감정들과 마주대하는 순간 눈물이 흘렀다.

네 삶을 살아라.

얼마나 따뜻하고 행복한 말인가. 독립을 인정 받는다. 어쩌면 부모가 자식에게 가장 중요하게 해야 하는 말일지도 모른다. 날개를 펴고 비상을 준비하는 어린 새를, 부모가 바라보며.. 말한다. 자신을 가지고, 네 삶을 살아라.

하랑은 감정이 벅차올라서 그대로 고개를 숙이고 울었다. 아버지란 존재를 동경했었다. 어릴적, 놀이터에 가만히 앉아 있으면 다른 아이들과 함께 놀아주던, 아버지라는 존재를 동경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는 일찍이 자신에게 아버지가 없다는 것, 그것이 어머니에게는 상처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렇다고 아버지를 원망한 적은 없었다.

..아버지가 처음부터 없었기에, 얼마나 소중하고 큰 존재인지를 몰랐기 때문에.


" ..감..사합니다. "


하랑이 울먹이며 말했다. 아버지가.. 이렇게나 큰 존재였나? 주먹 한 방, 회초리 한 번.. 그 보다도 더 강력한 말이었다. 기현은 울고 있는 자신의 아들의 어깨를 조용히 감싸고 눈물을 닦아주었다.


" ...나는 네 어머니가.. 매춘부라는 걸 알면서도 사랑했어. 이루어질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무식했지... 그러나 후회하지는 않아. "

...

" 그 때 무식하지 않으면, 언제 무식해보겠어? "


기현이 웃었다. 그리고는 하랑의 손을 잡고 일으키며 밥 먹으러 가자. 하고 그를 이끌었다.

처음 잡힌 그 손이, 너무나고 크고, 따뜻해서.. 바라본 등 뒤가 너무나도 커서. 잡은 손을 더 꽉 쥘 수 밖에 없었다.






-






" 아버지가 형아 소개해 달래. "


제하가 물잔을 떨어트릴 뻔 했다. 놀라서 하랑을 쳐다봤다. 하랑은 그 뒤로도 종종 기현의 회사를 들려서 같이 밥을 먹곤 했다. 제하는 점점 밝아지는 하랑의 모습에 덩달아 기분이 좋아지고 있었다.


" ... 아니아니아니. 지..진짜? "

" 응. 형아랑 술 한 잔 하시겠대. "


하랑이 제하의 품을 파고 들어가며 말했다. 제하는 확 풍겨져오는 하랑의 향기에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인정.. 받았다는 건가? 내심 기분이 좋아졌다.


" 아! 이 말 전해달래! "

" 응? "

" 그냥으로는 안 끝난다고, 각오하고 오라는데? "


제하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아버님... 아무리 아들이 소중하다지만... 제하가 크헉..하며 몸을 반으로 저으며 하랑을 안았다. 제하는 알지 못했다.

자식을 장가(시집)보내는 아버지의 마음은, 얼마나 큰 칼을 갈고 있는지를.....






-


(수정)
네, 끝이 났네요! ㅎㅎ..개인적으로 이번 외전은, 특히 아버지의 말은 제가 제 친구에게 한 말입니다. 그래서 사실 울다시피.. 적었고요, 다 적고 흐헹...하며 코를푼.. (잡담은 여기까지로 ㅋㅋ) 음... 끝이 났네요..네.. 정말 사랑하는 우리 별들님♥ 끝까지 봐주셔서 정말 감사하구요! 앞으로의 작품에서도 더 좋은 모습으로 나타나겠습니다!! ><♥ 사랑합니다♥♥

별들님, 내꺼 ♥♥

0
이번 화 신고 2016-10-14 14:38 | 조회 : 4,927 목록
작가의 말
MIRIBYEOL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

후원할캐시
12시간 내 캐시 : 5,135
이미지 첨부

비밀메시지 : 작가님만 메시지를 볼 수 있습니다.

익명후원 : 독자와 작가에게 아이디를 노출 하지 않습니다.

※후원수수료는 현재 0% 입니다.